샌타애나에 있는 앵커 블루 업소의 임시 벽은 이 가게를 둘로 나눈다. 한쪽에는 착의실과 마네킹이 있고 고객은 없다. 다른 한쪽은 옷과 액세서리로 가득 차 있고 손님도 어느 때보다 많다.
10대를 위한 옷가게인 앵커 블루의 총책임자인 탐 쇼는 이 가게가 아직 쓰고 있는 2,500평방피트의 매장을 만족스럽게 보고 있다. 작년 리모델링을 시작한 이래 방문자 수는 7%, 매출은 23% 증가했다. 쇼는 “우리는 백화점이 될 생각이 없다”며 “매장이 너무 넓으면 손님들은 어디로 가야 할 지 모른다”고 말했다.
임대료, 재고 경비 절감 효과 톡톡
소비자들도 샤핑 시간 줄여 일석이조
앵커 블루는 매장 규모를 줄여 효율을 높이려는 업소 중 하나다. 이런 변화는 소매 업계의 두 가지 추세를 반영하는 것이다. 업소들은 불황 속에 경비를 줄일 방안을 찾고 있고 소비자들은 방만하기보다 집중된 매장에서 효과적으로 샤핑을 하고 싶어한다.
맨해튼에 본부를 둔 소비자 심리 연구소인 인바이로셀의 창립자이자 최고 책임자인 패코 언더힐은 “매장에 물건이 너무 많으면 소비자는 무얼 사야할지 몰라 망설이다 그냥 나온다”며 “이제 큰 매장 시대는 갔다”고 말했다.
블루밍데일이나 나이키 같은 대형 체인은 말할 것도 없고 샬롯 러스와 같은 특수 체인도 작은 업소를 실험하고 있다. 언더힐은 고객 대부분이 이 아이디어를 시험 중이라며 이것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창조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샌타모니카에 있는 블루밍데일은 접으면 천장으로 올라가는 드레싱 룸을 설치, 공간을 절약하고 있다. 샐롯 러스는 움직이는 유리벽을 사용, 공간을 마음대로 조정하고 있다. 나이키는 현금 레지스터가 움직이는 카운터에 내장돼 있다.
작은 매장은 업소의 수익 개선에 도움을 준다. 렌트가 절약될 뿐 아니라 재고 비용도 준다. 직원도 많이 필요 없기 때문에 인건비도 줄일 수 있다. 샌타애나에 있는 앵커 블루 가게의 경우 전에는 4명이 일했지만 지금은 3명만 일한다.
금융 서비스 업체인 BMO 캐피털의 분석가인 존 모리스는 “금융 위기가 닥치자 소매업소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며 “그 때처럼 소비가 큰 폭으로 줄면 과연 큰 매장이 필요한가 다시 생각해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쇼는 인기 없는 품목을 줄임으로써 옷 숫자를 15%나 줄였다고 말한다. 이와 함께 이익은 늘어났다. 앵커 블루는 118개 업소의 리스가 끝나면 전체 매장 규모를 절반으로 줄일 계획이다. 그는 “6,000평방피트 넓이의 매장을 벌여 물품을 가득 채우는 것은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
매장이 작은 가게가 성공하는 이유는 간단하다고 분석가들은 말한다. 우선 렌트가 쌀뿐 아니라 가장 잘 팔리는 물건으로 재빠르게 교체할 수 있다. 샌타애나 가게의 방문객 수와 매출은 체인 평균보다 높다. 모리스는 작은 가게의 수익성이 분명히 높다고 말한다.
지난 여름 문을 연 샌타모니카의 블루밍데일 면적은 2층에 10만5,000평방피트로 맨해튼 본부의 1/8에 불과하다. 개발업자들이 3층까지 포함시켰지만 블루밍데일 측이 거절했다고 이 회사 총책임자인 마이클 굴드는 말했다.
굴드는 재고를 빨리 정리하기 위해 작은 매장을 택했다고 말했다. 샌타모니카에 있는 블루밍데일은 판매가 부진한 주택 및 아동 용품을 뺐다. 또 이곳은 세탁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동식 옷걸이를 사용, 공간을 절약했다. 그는 “물품 회전이 매우 빠르다”고 말했다.
굴드는 소비자들도 원하지 않는 물건을 치운 좀 더 집중된 매장에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2004년을 뉴욕 소호에서 문을 연 작은 매장의 성공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그는 “우리는 소비자와 시장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파악해 이에 맞춰줄 수 있다”고 말했다.
나이키도 소형 매장 실험을 통해 융통성 있는 배치를 검토하고 있다. 나이키 매장은 평균 5만 평방피트지만 지난 8월 샌타모니카에 문을 연 새 매장은 2만2,000평방피트에 불과하다. 나이키는 더 이상 대형 매장을 열지 않고 소형 매장을 택할 계획이다. 나이키 부사장 겸 북미 지역 담당인 팀 허시는 샤핑을 간단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객들이 늘 모든 것을 쉽게 하라고 말한다”고 말했다.
새 나이키 매장은 모든 것을 순식간에 재배치할 수 있다. 벽은 6인치 간격으로 홈이 파져 있고 모든 것을 이에 걸 수 있게 돼 있다. 테이블이나 전시대도 바퀴가 달려 쉽게 움직일 수 있다. 현금 레지스터가 있는 큰 가구만은 움직일 수 없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허시는 “이것도 어디로나 다시 배치할 수 있다”며 “현재 배치에 만족하지만 샤핑 시즌이 본격화되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전국적으로 500개 이상 매점을 갖고 있는 샬롯 러스는 지금보다 25% 매장 규모를 줄인 새 점포를 샌타모니카에 설치해 놓고 있다. 이 회사 총수인 제니 밍은 다른 종류의 옷을 갈라놓기 위해 유리벽을 사용하고 있다. 밍은 “그렇게 하는 것이 샤핑을 쉽게 한다”며 “그럼에도 많은 가게들은 무조건 물건을 많이만 진열하려 한다”고 말했다.
융통성과 효율을 위해 진열물들은 다용도로 설계돼 있다. 밍은 처음에 고객들이 마음대로 신발을 고를 수 있도록 상자를 바닥에 쌓아 두도록 했으나 이는 손님들이 물건을 마구 어지르는 바람에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지금은 다시 신발 상자들은 창고에 두고 있다. 밍은 “융통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본보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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