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최고 부자인 무케시 암바니(53)가 28일 집들이를 했다. 1,000여명 가까운 친구들을 불러 새 집을 선보이는 파티인데 이들이 집을 한바퀴 돌아보려면 시간이 좀 걸린다. 7년 걸려 건축된 10억달러짜리 이 집은 27층으로 건평이 40만평방피트나 된다. 암바니 부부와 자녀들, 그리고 그의 어머니까지 6식구가 살 집이다.
암바니 저택에는 손님들이 좀 많이 몰려도 주차 걱정이 없다. 얼핏 보기에 거대한 레고 세트 같은 이 집에는 주차공간이 168개나 된다. 악몽 수준의 뭄바이 교통지옥을 완전히 피하고 싶다면 헬리콥터를 타면 된다. 헬리콥터 이착륙장이 3곳 마련돼 있다.
운전 후 스트레스를 좀 식혀야 한다면 그것도 걱정 없다. 수영장과 요가 스튜디오가 갖춰져 있다. 그리고 혹시라도 뭄바이의 열기에서 도망치고 싶다면 인공 눈이 휘날리는 얼음 방으로 가면 된다. 그 외에 미니 극장이 있고, 테라스 정원이 조성된 발코니가 세 개 있고, 헬스클럽이 있으며 아라비아 해가 내려다보이는(뭄바이의 빈민촌도 함께 보이는) 멋진 전망이 있다.
암바니의 이 저택은 역사상 가장 비싼 집으로 기록된다. 전 세계 어디에도 이렇게 비싼 집은 없다.
‘암바니와 아들들 : 사업의 역사’라는 책을 쓴 하미시 맥도널드는 이를 ‘부의 엄청난 과시’라며 “거물 사업가들이 인도에서 일종의 새로운 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한다.
레고 모양 27층에 총건평 40만 평방피트
주차공간 168개에 헬기 이착륙장도 3개
여섯 식구 사는 데 600명 직원 있어야
인도에는 현재 69명의 억만장자가 있다. 2008년 이래 거의 세배로 늘었다. 주식시장은 세계적 불경기 이전 수준으로 치솟으며 활황이다. 경제가 얼마나 좋은 지는 최근 뭄바이 인근의 한 중간 도시에서 단 하루 동안 머세데스 벤츠가 148대나 팔려나간 기록으로도 증명이 된다.
억만장자 보다는 급이 낮은 백만장자는 지난해 4만2,800명이 늘었다. 50%가 늘어난 숫자이다. 각종 산업들의 급성장과 낮은 인건비에 힘입어 인도 국내시장은 8%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끝모를 행진을 하고 있다.
인도는 아직 중국에는 못 미친다. 중국에는 억만장자가 189명에 달한다. 그러나 인도의 부자들은 중국의 부자들에 비해 더 부자다. 이 지역 포브스 11월호에 따르면 인도의 최고 부자 100명의 부는 2,760억달러에 달한다. 반면 중국 최고부자 100명의 부를 합치면 1,700억달러 수준이다. 또한 인도의 최고 부자 3명이 가진 돈을 비교해보면 중국 최고 부자 24명이 가진 돈보다 많다.
이들 신흥 부의 왕 중 최정상에 있는 것이 암바니다. 석유와 석유화학 거대 기업인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스를 통해 그가 모은 재산은 290억 달러로 전 세계에서 4번째 부자이다.
마하트마 간디의 땅인 인도에서는 부를 요란스럽게 드러내지 않는 전통이 있었다. 그러나 창업의 기회가 활짝 열린 1991년부터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들 새로운 세대는 부를 잔뜩 과시하는 풍조이다. 애써 벌었으면 그만큼 과시하라는 분위기라고 콘데 나스트 출판 인도 지사장인 알렉스 쿠루빌라는 말한다.
“수세기 동안 타고난 본능을 누르며 살았지요. 마침내 인도 사람들이 자신들의 꿈을 이루며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꿈의 수도는 뭄바이다. 뭄바이에는 인도의 억만장자들 중 거의 절반이 살고 있다. 과거 봄베이였던 뭄바이는 그런가 하면 아시아 최악의 빈민촌들이 모여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전 세계의 5세 미만 저체중 어린이들 중 42%가 모여 있는 인도에서 그런 거대한 부는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뉴델리 자와할랄 네루 대학의 사회학자인 디판카 굽타는 말한다. “억만장자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이 나라의 경제적 건강을 반영하지는 않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들을 영웅으로 본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일부는 그렇겠지요”
암바니의 새 저택에 대한 반응도 천차만별이다. “새로운 인도! 잘 한 일이다”라는 감탄에서부터 “깨끗한 식수도, 거처도 없이 굶어 죽어가는 사람들이 수백만명이라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믿을 수 없는 노릇”이라는 탄식까지 다양하다.
뭄바이의 타타 가 등 과거 인도의 부호들은 병원 건립 등 많은 사회적 프로젝트들에 기부를 했었다. 하지만 신흥 부호들은 그런 경향이 없다. “인도의 최고 억만장자 10명 중 워렌 버핏이나 빌 게이츠처럼 인도주의적 복지나 자선을 위해 상당 액수의 돈을 내놓은 사람은 하나도 없다”고 최근 인도 신문, 힌두의 한 기사는 지적했다.
그렇게 된 한 이유는 신뢰 부족 때문일 것이라고 사회학자인 굽타는 말한다. 국제 투명이라는 부패 감시단체의 2005년 설문조사에 의하면 인도 국민 절반은 관공서에서 기본적 서비스를 받느라 뇌물을 주거나 영향력을 끌어들였다. “모두가 부패했다는 의심이 들면 돈을 내놓기는 쉽지 않지요. 자선은 사회의 신뢰 수준에 비례합니다”
부를 요란스럽게 과시하는 억만장자들을 꼽으면 우선 비제이 말야가 있다. 주류와 항공사를 가진 거부인 그는 빈티지 자동차 250대를 보유하고 있고 리처드 버튼이 소유했던 요트도 가지고 있다. 철강왕인 락시미 미탈도 뒤지지 않는다. 지난 2004년 그는 딸의 결혼식을 위해 6일간 파티를 하며 6,000만달러를 썼다. 프랑스의 성을 빌려 발리우드 스타들을 불러 공연하게 하고 1,000명 하객에게 비행기 표를 제공했다.
그렇다 해도 대부분의 인도 억만장자들은 술을 마시지 않고 트로피 와이프를 내세우며 플레이보이처럼 행동하는 일이 없다. 서구와는 달리 이들 거부는 대부분 수수하게 사는 편이라고 델리 대학의 인류학자인 서브하드라 차나는 말한다.
물론 암바니의 새 저택을 수수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 집에서 암바니, 부인 니타, 세자녀, 그리고 암바니의 어머니가 품위를 갖추고 살려면 직원이 600명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가 좀 이상한 이 집은 미국인 건축가들이 인도의 전통적 풍수 원칙을 적용, 좋은 기를 최대한 살리는 방식으로 지은 것이다. 27층 중 어떤 층도 구조가 같은 것이 없으며 각 층마다 다른 건축 자재를 썼다. 그래서 건축비가 더욱 많이 들었다.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호화로운 이 집의 이름은 안틸리아. 신화 속 섬의 이름을 딴 것이다. 이 ‘섬’에 암바니는 28일 ‘가장 친한’ 친구들 1,000여명을 초대해 집들이 파티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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