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산업 불경기 불똥
미국내 수요 급감
갈곳 잃은 벤츠·도요타
몇달째 먼지만 쌓여
미국내 두 번째로 큰 물동량을 자랑하는 롱비치항이 수출입 물품의 창고로 변하고 있다. 특히 갈 곳을 찾지 못하는 외제 수입 자동차들의 주차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9일 금융위기로 파생된 소비위축과 불경기로 자동차 산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LA항구 다음으로 많은 수출입 물품들이 오고가는 캘리포니아 롱비치 항구가 안 팔리는 수입차들의 주차장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예전 같으면 하역하기가 무섭게 중서부 지역까지 날개 돋친 듯 실려 가던 머세데스 벤츠에서부터 남가주 주민들에게 최고 인기를 구가하는 도요타까지, 자동차들이 갈 곳을 잃고 항구에서 수개월째 먼지만 뒤집어쓰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각 자동차 회사들마다 오갈데 없는 자동차들을 세우기 위한 공간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딜러와 소비자들이 외면한 외제차에 수십 에이커의 공간을 내주고 있는 롱비치항은 최근 사상 처음으로 머세데스-벤츠와 도요타, 닛산 등 자동차업체들에 항구 내 차량 보관을 위한 공간을 정식으로 임대하라고 요청했다. 재고가 쌓이지만 항구로 들어오는 수입차 수송 화물선의 입항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내 딜러들이 주문했던 양을 갑자기 줄여버리는 데다가 원산지에서의 생산은 이미 받았던 주문에 따라 이루어지므로 현지 상황에 맞춰 생산을 줄일 시간적 여유가 없어진다. 이때문에 팔리지도 않은 승용차들이 당분간 계속 들어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아트 웡 롱비치항 대변인은 “현재의 경기상황을 조명할 수 있는 한 단면”이라며 “오싹하다”고 촌평했다.
롱비치항의 공간을 잠식하는 재고는 수입차만이 아니다. 과거 롱비치항의 최대 수출품이었던 판지와 종이류를 수입한 뒤 박스 등을 만들어 미국에 되팔았던 중국 공장들의 수요가 감소하면서 수t의 종이가 항구 곳곳에 널려 있다.
연방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미 전역의 재고율은 작년(9월 기준) 대비 5.5% 증가했으며 지난해 전국 컨테이너 물류의 약 20%를 취급했던 롱비치항의 선적률 역시 반 토막으로 떨어졌다.
특히 미국 내 차량 판매율은 약 15% 감소해 치명타를 입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소나 아일리프-문 도요타 대변인은 롱비치항의 재고가 평균치를 웃도는 현상에 대해 자사의 가장 큰 시장인 캘리포니아 남부 시장의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며 수요 감소를 반영해 생산량을 조절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요타는 롱비치항에 얼마나 많은 차량이 대기 중이며 얼마나 오래 머물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평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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