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미 뉴욕증시가 31일 소비 위축을 나타내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이틀 연속 상승세로 마감하며 근래 들어 최고의 한주를 보냈다. 그러나 10월 전체로는 큰 폭으로 떨어지는 어두운 한달을 기록했다.
이날 잠정집계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전날보다 144.32포인트(1.57%) 오른 9,325.01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22.43포인트(1.32%) 오른 1,720.95를,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14.66포인트(1.54%) 상승한 968.75를 기록했다.
다우지수와 S&P 500 지수는 이틀 연속 상승하면서 이번 주에 각각 11.4%와 10.7% 올랐고, 나스닥은 5월말 이후 처음 4일 연속 상승하면서 주간 10.9% 올랐다. 뉴욕증시의 이번 주 성적은 34년만에 최고라고 CNBC는 전했다.
그러나 금융위기 폭풍으로 크게 흔들렸던 10월 전체로는 다우지수가 14% 떨어져 1998년 이후 10년만에 최악의 성적을 거뒀고 나스닥은 18% 내려 2001년 이후 가장 많이 떨어졌다. S&P 500 지수는 10월에 17% 떨어지며 1987년 10월 이후 21년 만에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이날 유럽 주요 증시도 나흘 연속 상승, ‘최악의 한 달’로 기억될 10월을 마감했다.
영국 런던의 FTSE100은 전날보다 2.0% 오른 4,377.83에, 프랑스 파리증권거래소의 CAC40 지수는 2.3% 상승한 3,487.07에,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DAX 지수는 2.4% 오른 4,987.97로 각각 거래를 마쳤다. 범유럽 다우존스 스톡스 600 지수는 2.7% 오른 222.06을 기록했으나 월간으로는 13% 급락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금융위기와 경기 악화 속에 미국의 소비지출과 소비심리가 갈수록 꽁꽁 얼어붙어 소비 위축이 주도하는 심각한 경기침체의 우려를 키우는 지표들이 잇따라 나왔음에도 달러 유동성과 기업 자금시장 경색이 계속 완화되면서 투자심리를 안정시킨 영향으로 상승했다.
미 상무부는 이날 9월 소비지출이 전달에 비해 0.3% 감소했다고 밝혔다. 소비지출이 감소한 것은 2년만에 처음이며, 0.3%의 하락폭은 2004년 6월 이후 4년여만에 가장 큰 폭이다.
전날 발표된 미국의 3.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소비지출이 3.1%나 감소한 영향 등으로 7년만에 가장 부진한 -0.3%를 기록했었다. 3분기 소비지출 감소는 1991년 이후 처음이자 하락폭은 1980년 이후 28년만에 최대였다.
소비심리도 크게 얼어붙고 있다. 이날 발표된 10월 미시간대/로이터 소비자신뢰지수는 57.6을 기록, 전달의 70.3에 비해 크게 떨어지며 사상 최대의 낙폭을 기록했다.
제조업 경기의 위축도 지속돼 시카고 구매관리자협회(PMI)가 발표한 시카고지역의 10월 제조업 지수는 37.8을 기록, 전달의 56.7에서 급락, 7년만에 최저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기업어음(CP) 매입 조치로 기업 자금시장 경색이 완화되고 국제 자금시장의 기준 금리 역할을 하는 런던 은행간 금리인 리보도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투자자들의 금융위기 우려를 진정시켰다.
이날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30일짜리 최우량 CP 발행금리는 0.39%포인트 떨어진 2.02%를 기록, 4년만에 최저수준을 보였다.
전날까지 주간 CP 발행 규모는 6.9% 늘어난 1조5천500억달러에 달하면서 7주만에 처음 증가해 기업 자금시장이 살아나는 조짐으로 해석되고 있다.
영국은행연합회(BBA)에 따르면 3개월짜리 리보는 전날보다 0.16%포인트 떨어진 3.03%를 기록, 보름째 하락세를 이어가 자금시장이 안정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하루짜리 리보는 0.32%포인트 내린 0.41%로 역대 최저치를 보였다.
오크트리어셋매니지먼트의 로버트 파블릭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마켓워치에 FRB와 재무부의 유동성 추가 조치가 신용시장 경색을 해동시키고 기업자금 시장도 다소 정상화시킨 덕분에 투자심리를 호전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제너럴모터스(GM)은 크라이슬러와의 합병 논의가 기대됐던 정부 지원을 힘들게 되면서 중단됐다는 소식으로 4.5% 하락했고, 선마이크로시스템즈는 3분기에 16억8천만달러의 손실을 냈다고 전날 발표한 영향으로 12% 급락했다.
ju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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