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주’의 케이트 최 사장(왼쪽)이 레스토랑을 찾은 한 한인 고객에게 메뉴를 설명하고 있다.
여러 차례 시행착오 끝에 외국인 입맛에 맞는 한식 메뉴개발에 성공 했습니다.
맨하탄 이스트 빌리지 1애비뉴에서 뉴요커들에게 한국의 맛을 알리는 한인 1.5세 케이트 최(35)씨.
고급 한식 레스토랑 ‘반주’를 지난 2005년 오픈 해 3년만에 매일 저녁이면 100여명 이상의 손님들이 발디딜틈 없게 붐비는 이스턴 빌리지의 ‘맛 집’으로 급부상 시켰다. 처음 시작하는 사업이라 두려움도 많았다는 최 씨가 ‘반주’를 현 위치까지 올리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반주’의 모체는 ‘이모’라는 한식 레스토랑. 2005년 현 위치에 ‘이모’라는 이름으로 한식집을 열게된 최 씨는 시작한지 불과 3개월 만에 가게 문을 닫고 말았다.
시행착오 때문이죠라고 말을 꺼내는 최 씨는 오픈한지 1개월도 안됐을 때 ‘타임-아웃 뉴욕’ It 섹션 1면에 긍정적인 레스토랑 리뷰가 비중있게 실려, 경험이 부족하던 차에 갑자기 봇물처럼 밀려오는 손님들을 감당할 재간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이모’라는 이름으로 레스토랑을 운영하면서 그는 어떤 음식이 외국인 입맛에 맞는지 몰라 무리할 정도로 많은 수의 메뉴를 내놓았다. 긍정적 리뷰가 나간 상태에서 세팅이 제대로 되지 않
은 최씨의 레스토랑을 찾은 손님들은 메뉴가 계속 바뀐다며 불평을 하기도 했다는 것.
하지만 더 이상 레스토랑을 운영할 수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타임-아웃’에 실린 또 하나의 리뷰 때문이다. 메뉴 개발에 주력하고 있을 시기, 매일이다시피 한 외국인 남자 손님이 찾아와 일인분 이상의 음식을 시켜 놓고 맛을 보면서 ‘왜 메뉴가 계속 바뀌냐’는 등 많은 질문을 했다.
그로부터 얼마 후, ‘타임-아웃’은 ‘정체성을 잃은 한식 레스토랑’이라는 주제로 이모에 대한 질책이 쏟아졌다.
부정적인 리뷰도 리뷰지만 술도 없는 상태에서 비싼 렌트를 내가며 영업하기엔 역부족이었다는 그는 한식 특성상 마진이 적은데다 리뷰건도 터지다 보니 ‘차라리 이참에 리커 라이센스를 따내자’라고 생각했다고.
그래서 이모는 오픈 3개월만에 문을 닫고 4개월 후 다시 ‘반주’라는 이름의 식당을 새롭게 탄생시켰다. 한번의 실패를 딛고 문을 연 ‘반주’는 메뉴도 안정돼 있었고, 무엇보다 소주를 이용한 달지 않은 웰빙 스타일 칵테일 메뉴를 자체개발해 손님들로부터 반응이 좋았다. 게다가, 유명 한식 주방장을 초청하여 외국인 입맛에 맞춘 한식요리를 선보이니 반주는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또 하나의 난관이 최씨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렵게 모셔온(?) 중년의 베테랑 주방장들이 30대 초반 젊은 나이에 앳된 외모의 여사장을 인정해 주지 않았던 것. 하루에 몇 번씩 손님들의 테이블을 가로질러 담배를 피러 가는 주방장들에게 ‘바쁜시간엔 자제해 달라’는 젊은 여사장의 부탁은 쉽게 먹히지 않았다. 사무적인 부탁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인 주방장들은 음식을 늦게 내주거나, 제대로 요리하지 않아 최씨의 애를 태웠다.
그래서 ‘차라리 내가 조리법을 배우자’한 오기로 시작한 요리 솜씨는 이제 ‘반주’의 각종 반찬류는 물론 일품 메뉴를 직접 요리하고 있다. 반주는 최사장이 요리도 직접 하면서 이스트 빌리지의 트렌디한 다이너로 자리잡고 있다.
<심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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