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유미 변호사
최근 많은 한인들이 입에 달고 사는 말이 있다. “불경기에요” “장사가 너무 안돼요”와 같은 표현들이다. 어렵게 꾸려가던 비지니스를 한번 정리라도 해 볼까 생각도 하지만, 그것도 뜻처럼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5년 혹은 10년전에 리스를 얻었던 가게를 팔려고 하면, 바이어들이 꼭 요구하는 것이 있다. 5년, 10년 이상에 옵션까지 있는 ‘길고 좋은’ 리스가 그것이다. 시쳇말로 ‘환상적인 조건의 리스’를 건물주, 랜드로드로부터 받아 달라는 것이다.
바이어의 입장에서 볼 때는 많은 금액을 투자한 비즈니스의 안정을 위해 필수적 조건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무리한 요구는 아니라는 말이다.
한데 최근의 상황은 뉴욕인근 거의 모든 지역에서 그다지 만만하지가 않다. 지난 수년간 부동산 시장은 급상승했다. 상업용 건물들이 이같은 부동산 호황을 리드했다. 건물주의 입장에서는 렌트 수입이 건물가격 결정의 가장 중요한 요인임을 무시할 수 없다. 무슨 수를 쓰던 더 많은 렌트 수입을 확보할 방안들을 강구한다. 결국 그 곳에서 장사를 하는 소상인들이 그 부담을 안게 된다.
새로 갱신하는 리스는 그 기간은 짧아지고, 렌트는 엄청나게 인상되고, 렌트 인상 비율도 높아지며, 부동산세 등의 다른 조건은 과거와는 비교하기 힘들게 나빠진다. 렌트를 해야 하는 입장에서 본다면 환상이 아닌 “악몽” 같은 리스가 등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지난 수년간 상업용 렌트 시장의 현실이었다.
그런데 비즈니스를 팔려는 사람 중 상당수는 과거 5~10여년전 자신이 얻었던 리스의 조건이 계속될 것이라는 무모한(?) 확신을 가지고 있다. 세상이 바뀐 것을 못 느끼고 있는 것이다. 또는 언제인가 랜드로드가 리스를 연장해 주겠다고 말했다는 아무런 근거가 없는, 즉 서면으로 된
동의서 한 장 없는 구두약속을 떠올리고, 바이어에게 ‘환상적인 새 리스 또는 리스 연장’을 약속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비즈니스 양도의 마지막 단계에서 랜드로드측과 교섭을 시작했을 때 돌아온 답은 “말도 안된다. 그런 조건의 새 리스는 줄 수 없다”는 차가운 거절 뿐. 바이어에게는 거의 거짓말을 한 꼴이 되고, 수 주간 또는 수 개월간 끌어온 매매과정은 물거품이 되며, 매매과정에 관계한
주변에서부터 욕은 바가지로 먹는 어이없는 결과가 자주 빚어진다.
자신이 처분하려는 비즈니스의 핵심적 요건인 리스의 변화된 조건 또는 랜드로드의 변경된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혼자만의 확신을 믿고 일을 진행시킨 무모함이 빚어낸 비극(?)이다. 세상 특히 뉴욕인근의 부동산 시장이 아직도 요동치고 있음을 비즈니스 소유
자들은 항상 염두에 두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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