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두 자릿수 상승 … 젊은 노동력 부족이 인상 부채질
인력 못 찾아 문닫는 공장 속출
20~24세 노동인구는 감소 추세
농촌도 노령화 따른 문제 심각
중국 선전에 소재한 다혼 자전거 공장 노동자 장 지밍의 손이 기계적으로 날렵하게 움직인다. 자전거 시트를 카드 보드로 싼 다음 프레임에 부탁하는 것이 그의 일이다. 장은 일주일에 45시간 일하고 월 263달러를 번다. 지난 2월만 해도 그의 월 수입은 197달러였다. 작업 개수로 돈을 받는 그의 손이 빨라지면서 수입이 늘어난 측면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임금이 올랐기 때문이다. 자전거 시트 1개당 1.32센트였던 임금이 1.45센트로 오른 것이다.
<다혼 자전거 공장 노동자들이 자전거를 조립하고 있다. 젊은 노동인력 부족 현상으로 중국 근로자들의 임금이 크게 오르고 있다.<뉴욕타임스>>
중국 노동자들의 임금이 급속히 오르고 있다. 믿을만한 중국 당국의 공식 통계는 없지만 공장 소유주들과 노동 전문가들은 일할 만한 노동자 구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으며 이 때문에 임금인상이 초래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런 현상은 미국의 샤핑 몰과 그로서리, 심지어 주유소 개스 가격에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중국 업체들은 임금인상분의 일부를 해외고객들에게 전가하고 있다. 미국내 중국산 제품 가격은 지난 몇 년간 하락추세였지만 지난 2월 이후에는 1.2% 상승한 것으로 연방노동부는 밝히고 있다. 특히 6월에는 월별로는 가장 큰 폭인 0.4%나 올랐다. 중국 기업들과 컨트랙터들은 심지어 지난 2년간 8.8%였던 위안화 가치상승분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 추세이다.
지난 수십년간 중국은 엄청난 인구 때문에 끝 모르는 노동 공급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4년전까지만 해도 일부 노동전문가들은 1억5,000만명에 달하는 농촌의 실업인구가 도시로 몰려 들것이라고 예상했었다. 하지만 이런 예상은 빗나가 지난 2003년부터 중국 동남부 지역 공장들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노동력 부족 현상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시간 대학의 중국 노동 전문가인 메리 갤리거는 얼마전 상해와 광주의 스웨터 공장을 방문, 이 공장들이 극심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봉제를 할 만한 인력을 구하지 못해 생산라인과 노동자 숙소등을 폐쇄하고 있었다. 공장주들은 “숙련된 노동력을 유지하려면 매년 두자릿수 임금 인상을 해 주어야 한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한 가죽재킷 공장 간부는 “몇년전까지만 해도 월 800에서 1,000위안($105~$145)은 괜찮은 임금이었는데 지금은 최저 수준이 1,500위안($198)”이라고 말했다.
물론 중국 관리들은 전반적 노동력 부족은 없다고 잘라 말한다. 다만 지난 1990년와 같은 저임금 노동을 하겠다는 젊은 노동인구가 부족할 뿐이라고 말한다. 호주 캔버라 국립대학의 ‘현대 중국 연구소’의 조너던 엉거 소장은 “중국 기업들이 원하는 노동력은 30대 초반을 넘지 않는 인력”이라며 이 연령대를 넘어가면 하루 11시간의 노동시간과 주말 잔업, 그리고 열악한 숙소환경을 이겨 내기 힘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35세에서 40세 정도의 노동력을 거부하는 공장 소유주들의 생각은 ‘1가구 1자녀’ 정책으로 나타난 중국의 인구학적 분포에 비쳐 볼 때 서로 충돌하고 있다. 20세에서 24세 사이 노동력은 많은 젊은이들이 고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면서 이미 감소 현상을 보이고 있다. ‘국제노동기구’는 이런 추세가 오는 2020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중국의 17개 성 2,747개 촌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농촌지역에 젊은이들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 마을 가운데 74%에는 멀리 도심으로 나가 일할 만한 인구가 하나도 없었을 정도이다.
전반적으로 임금은 급속히 오르고 있지만 바람직한 노동 연령의 부족은 중국을 노동자의 천국이라 부를 수 없게 만든다. 잘 받는 노동자들도 시간당 임금은 여전히 1달러 정도로 서구에 비해 턱없이 낮다. 노동 관련 법규와 집행에도 문제점이 많다. 특히 노동시장의 중간층, 즉 자신들이 기초적인 저임금 노동을 하기에는 너무 교육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하지만 여기지만 고임금을 받을 만한 시술이나 경험은 부족한 계층에서는 임금 정체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중국 노동시장의 임금과 관련해 전망을 어렵게 하는 변수는 생산성이다. 다혼 자전거 공장 경영주인 데이빗 혼은 “임금을 매년 15%씩 올렸지만 판매 증가와 대량생산에 따른 생산비 절감으로 자전거 개당 생산비는 오히려 줄었다”고 말했다. 중국의 임금 인상 추세는 이렇듯 생산성과 인구 변화 등 다양한 요소들에 의해 형성돼 나갈 것으로 보인다.
<중국산 가격 상승 여파는>
미 경제 단기영향 미미해
장기적으로는 인플레 요인
중국 노동자들의 임금은 4년 연속 두자릿수의 상승률을 보이면서 개혁개방 이래 가장 빠른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급속한 임금상승 추세는 중국산 제품 가격에 반영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중국산 제품 가격변화는 미국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벤 버냉키 이사장은 중국산 가격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별로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바 있다. 방대한 규모의 미국 경제 규모에 비춰 볼 때 중국산 제품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중국산 제품의 직접적 영향이 아니다. 그동안 미국산 제품들은 중국제품들과 경쟁하느라 가격을 억제해 왔다. 하지만 중국산 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미국산 제품들의 가격도 덩달아 오르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 예로 미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의 자동차 회사들은 중국산 부품회사들과의 낮은 가격의 계약을 들먹이며 부품 공급회사들의 가격을 억제해 왓다. 하지만 더 이상 이런 전략은 먹히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 상류층의 자동차, 에어 컨디션 등 에너지 소모형 제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장기적으로 유가 인상 요인이 될 것으로 점치는 전문가들도 많다.
<뉴욕타임스 본지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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