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드타운 맨해턴에서 아주 유익한 포럼형식의 토의가 있었다. 우리대학 100주년 개교기념행사의 하나로 NYSE와 나스닥에서 자금지원을 해줘서 폴 사베인스 (SOX로 알려져있는 사베인스 옥슬리법의 전 상원의원), FASB (미 기업회계준칙위원회) 의 로버트 허즈회장, 그리고 SEC 와 국제회계준칙위원회등의 책임자들이 모여서 지금 경제계의 관심사에 대해서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 저널의 경제담당 기자들의 사회로 우리교수들과 진지한 토의가 있었다.
예전 같으면 주류사회의 일들이라 이곳 한인사회의 관심이 있을게 없겠지만, 그 결론들이 이 제는 우리 한인사회에서도 은행들을 중심으로 관심을 가질 만하고, 실제 한인언론들에서도 자주 보도를 했던 이슈들이라 여기에서 요점을 들어 말씀드리려한다.
제일 먼저 지금 의회에서도 시도되었던 SOX의 규정완화에 대한 점이다. 많은 공개기업들이 로비스트들을 통해 의회에서 이 법의 물타기를 시도했지만 다행히 실패를 했는데, 이슈는 선의의 투자자보호를 위해 만든 법이 너무 까다로워서 기업들에게 너무 코스트 부담이 무거운 게 아닌가하는 것이었다.
어떤 허풍쟁이들은 지금 SOX 때문에 많은 상장후보들이 미국증권거래소를 피해 유럽이나 다른 자본시장으로 가버린다는 얘기를 하는데, 실제 많은 연구결과가 그런 얘기의 허구성을 입증한 바 있다.
그다음 얘기는 미국최고경영자들의 터무니없이 높은 보수에 관한 소액투자자들의 권익보호에 맞추어졌다. 사실 미국의 최고경영자 보수는 일본에 비해서 너무 높게 책정 되어있다. 망하도록 둔 미국자동차회사들의 역대 최고경영자들의 보수는 이익 많고 성공한 일본자동차회사들의 사장들 보수보다 열배가 넘는다.
SOX 이행 때문에 1백만 달러가 넘는 비용이 든다고 아우성치면서, 주식가치가 한참 떨어지도록 경영실적은 창피하게 만들어놓고 미국상장기업들의 최고경영자들은 1천만 달러가 넘는 보수를 받는 곳들이 너무나 많다.
사실 최고경영자들의 보수는 그들의 영업실적과 상관관계가 아주 낮다고 결론지은 연구결과들이 벌써 많이 나왔다. 잘했다고 많이 받는 것이 아닌 것이다. 이유는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공개기업이사회의 보수담당위원회의 위원들이 누군가 보면 잘 알 수 있다. 이들은 다른 회사들의 경영자들이 많다. 내가 당신 등을 긁어 줄 테니 나중 제 등도 잘 긁어주시오, 이런 얘기다.
둘째, 보수는 한번 올라가면 내려오기가 어렵다. 그동안 자기가 잘 받고 있는 줄 알았는데, 자기보다 실적도 안 좋은 회사의 사장이 더 받는다는 걸 알고 나면 최고경영자들의 자존심은 구겨진다. 그러니 이다음 보수산정 시기가 되면 더 받아야 하는 것이다.
특히 이사회가 좀 똑똑하지 못한 곳들에서는, 최고경영자들의 보수란 받을 수 있으면 높게 받게 되는 것이다. 이게 무슨 얘기냐 하면, 최고경영자들을 영입할 때 그 계약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협상을 잘하는 사람이 잘 받는다는 것이다. 그 경영자가 얼마나 훌륭한 경영자냐 하는 문제는 사실 직접 상관이 아주 적다. 좋은 예가 GE에서 뽑히지 못해 나와서 홈 디포로 옮긴 봅 나델리의 경우이다. 그가 최고경영자로 있는 동안 홈 디포의 주식가격은 도로 떨어졌다. 그런 데 그는 3억 달러가 넘는 보수를 챙겼다. 멍청한 이사회 덕분에 홈 디포의 주주들은 적지 않은 손해를 본 셈이다.
이제 한인사회에서도 SOX와 증권감독원에 하는 회계보고, 최고경영자들의 보수에 관한 문제들을 이해하는 과정에 와 있을 정도로 우리한인들의 경제지식 수준이 상당히 높아져있다. 거기에 상응하는 정도의 수준 높은 이사회의 수준이 요구되고 있다. 전직 주류금융인 한 둘 영입했다고 구색 맞추기가 되었다고 하던 시절은 이제 가고 있다.
이종열
페이스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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