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6자회담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 등 일행 7명이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 북경발 UA(유나이티드 항공) 888편으로 1일 입국, 6박7일 간의 일정을 시작했다. 김 부상 등 일행의 도착 예정시간은 오전 8시47분이었지만 이 보다 늦어진 9시17분에 888편이 도착했다. 공항에는 100여명 이상의 취재진이 국제선 출구에서 대기하는 등 취재 열기가 뜨거웠다. 또한 북측 대표단을 호위하기 위한 경찰차량과 미 정보부 요원으로 보이는 경호원과 탐지견까지 동원되는 등 공항은 이전과는 다른 삼엄한 경비가 펼쳐졌다.
도착 시간이 35분 가량 지나고 국제선 출구가 아닌 왼쪽 제일 끝에 위치한 국내선 도착 통로를 통해 북측 일행 중 1명이 갑자기 모습을 보이자 100여명의 취재진이 일제히 그 쪽 방향으로 몰렸다. 기자들에 둘러싸여 쏟아진 질문공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북측 대표단 일행 중 1명은 공항 밖에 대기해 있던 리무진에 탐승하고 또 다른 2명은 링컨 세단에 올랐다. 10분여 뒤에 또 1명의 북측 대표가 나오자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이에 북측 외무성 관계자는 “어른과 얘기 해야지 낮은 사람과 얘기해서 뭐하겠냐”며 리무진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경호원의 안내를 받으며 공항 내 출입 통제구역으로 사라졌다.
끝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김계관 부상은 100여명의 보도진을 따돌리고 국제선과 이어진 국내선 통로를 이용해 미리 대기 중이던 리무진을 타고 비공개 세미나가 열리는 시내 모처로 향했다. 이번 샌프란시스코 세미나에는 스탠퍼드대의 존 루이스 국제안보협력센터 교수와 신기욱 아시아태평양 연구소장, 로버트 칼린 교수, 지그프리드 헤커 전 미국립핵연구소 소장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2일 오전 본 회담 장소인 뉴욕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김 부상은 지난 2000년 10월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 워싱턴을 방문했던 조명록 차수 이후 미국을 방문한 북한의 최고위급 인사이다.
한편 이날 샌프란시스코 공항에는 후지, NHK, 도쿄, 교도통신 TV 매체를 비롯해 요미우리, 마이니치, 아사히 등 일본 유력 일간지 기자 등 40여명 이상이 집결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북측 대표단의 일정과 장소가 이날 오전까지 전혀 알려지지 않고 베일에 싸이자 일본 언론은 오토바이를 동원해 추격전까지 벌였다. 그러나 미 정부가 도로를 통제해 일체의 행사 장소가 노출되는 것을 차단했다. 이 같은 일본 언론의 높은 관심에 대해
아사히TV의 한 관계자는 “이번 협상에 북한을 테러리스트 명단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기 때문”이라면서 “북한이 일본인들을 납치 했는데 테러리스트 명단에서 제외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일본 국민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판겸 기자>pan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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