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 경찰국(LAPD)이 연이어 터져나오는 소속 경찰관들의 용의자 학대 스캔들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14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LAPD는 지난 8월 할리우드에서 2명의 경찰관이 갱단 용의자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한 경찰관은 용의자의 배에 올라탄 채 팔을 잡고 다른 경찰관은 용의자의 목을 무릎으로 누른 채 얼굴을 주먹으로 최소한 5차례 때리는 장면이 지난 9일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에 올려졌다.
18초 동안의 장면에 등장하는 용의자 윌리엄 카데나스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경찰관의 체포 행위에 전혀 저항하지 않았지만 경찰관들은 완력을 동원해 마구잡이로 때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장에 있던 다른 목격자들은 카데나스가 도주하려 했고 경찰관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려 했다고 증언함에 따라 어느 정도 정상참작이 이뤄진 상태에서 경찰의 내부 진상조사와 연방수사국(FBI)의 조사가 진행중이다.
카데나스 사건 이후 5일 만인 13일 드러난 벤저민 바커 사건은 LAPD 경찰관의 용의자 학대 장면이 명백하게 드러나 더욱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날 바커 용의자의 변호사가 타임스에 공개한 비디오 테이프를 보면 한 경찰관이 뒤로 수갑을 채운 바커 용의자를 순찰차 안으로 밀어넣고는 내가 왜 끌려가야 하느냐고 반문하는 얼굴에 최루가스를 쏘아대고는 문을 닫았다.
당시 베니스비치의 길거리에서 한 상점의 점원과 드잡이하다 체포됐던 바커 용의자는 숨을 못 쉬겠다. 제발 스프레이 쏘지 말아달라며 유리창에 얼굴을 대고 호소했지만 이 경찰관은 이를 무시했고 다른 동료 경찰관도 전혀 제지하지 않고 모른채했다.
이 장면은 현장 주변에 있던 한 주민이 촬영해 바커 용의자의 변호사에게 전달함으로써 밝혀졌으며 경찰 규칙상 최루가스는 비협조적이거나 폭력을 행사하려는 용의자에게 사용하지만 일반적으로 수갑을 채운 용의자에게는 사용치 않도록 되어있다.
바커 용의자를 학대한 경찰관은 LAPD에 제출한 조서에서 용의자가 얼굴에 침을 뱉었고 또다시 침을 뱉으려 하기에 최루가스를 사용했다고 적었지만 공개된 비디오에는 침을 뱉는 어떤 장면도 포착되지 않았다.
LAPD가 이 사건의 결론을 내리기 전에 해당 경찰관은 사표를 제출한 뒤 캘리포니아주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으며 LA시검찰은 테이프를 검토한 뒤 바커 용의자에 대해 검거불응 및 경찰관 폭행은 무혐의로 처리하고 점원에 대한 폭행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기소했다.
익명의 경찰 관계자는 LAPD 고위 관계자들이 이 사안을 검토한 뒤 격노했다. 곧이어 경찰관들이 수갑을 채운 용의자에게 최루가스를 사용할때 엄격한 기준을 적용토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경찰위원회 산하 바커 사건 조사위의 코니 라이스 위원장은 비디오를 보고 경찰관들이 취한 행동에 놀라 한동안 어쩔줄 몰랐다며 해당 자료를 경찰 사정팀의 관계자들에게 넘겼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is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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