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조지 알렌 등 줄줄이... 썰렁한 농담에 “표 떨어질라”
‘돌림병’ 말실수들
“인디언은 시계를 안봐”
“흑인들은 수영을 못해”
“노예처럼 공화당 추종”
“수백만달러 성형 의혹”
2006년 중간선거는 유세에 나선 후보들과 정치인들의 ‘실언’으로 얼룩졌다. 일부에서는 ‘실언 돌림병’이 돌았던 선거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 가장 큰 파문을 낳았던 정치인은 대권 재수를 노리는 존 케리 민주당 상원의원.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으면 이라크에 처박힌다”는 그의 돌출발언은 선거를 엿새를 남긴 상황에서 열세에 몰린 공화당에 총반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역시 대권주자의 물망에 오르내리던 공화당의 버지니아주 상원의원 조지 알렌도 말실수로 이미지를 구긴 인물. 그는 자신의 유세장면을 비디오카메라에 담는 민주당의 인도출신 선거운동원을 향해 ‘마카카’라는 조롱을 퍼부었다. 진한 피부색을 지닌 민주당 운동원을 ‘검은 털 원숭이’로 몰아 부친 것. 그는 비난여론이 일자 곧 사과했지만 상당한 표가 떨어져 나갔다는 게 측근들의 분석이다.
이름이 널리 알려지지 않은 후보들의 실언도 잦았다. 위스콘신에서 민주당 하원 경선에 나선 스티브 케이건 민주당 후보는 인디언 보호구역을 방문하느라 다음 행사장 도착시간이 늦어지자 “인디언 시간 때문”이라며 “인디언은 시간을 시계로 재지 않는다”는 썰렁한 농담을 했다가 그만 꼴찌로 밀리고 말았다.
플로리다주에서 공화당 하원경선에 참여한 금융인 트램 허드슨은 기독교연합 정치포럼에서 연설중 “흑인들은 수영을 잘 못하거나 아예 수영하는 방법을 모른다”고 말한 후 역시 3위로 예선을 마쳤다.
하원 민주당 원내 2인자인 메릴랜드주의 스테니 호이어 의원의 경우 흑인인 공화당 상원후보 마이클 스틸 부지사를 겨냥, “노예처럼 공화당을 추종한다”고 쏘아붙였다 구설수에 올랐다.
이들 외에 힐러리 로댐 클린턴 상원의원이 “수백만 달러를 성형수술에 쏟아 부었을 것”이라는 발언으로 지지율을 30%나 까먹은 뉴욕의 존 스펜서 공화당 상원의원후보 역시 실언 돌림병에 전염된 인물.
반면 “힐러리의 학창시절 사진을 보면 지금의 얼굴과 너무 다르다. 도대체 빌(클린턴 전 대통령)이 왜 그녀와 결혼했는지 모를 정도다”는 그의 ‘민감한 발언’에 대해 “내 고교때 모습이 무척 귀엽다고 생각했었다”며 여유롭게 웃어넘긴 힐러리 의원은 후한 보너스 점수를 얻었다.
공화당의 선거자문역을 맡고 있는 에드워드 롤린스는 “선거전 막판은 유세에 지친 후보들의 말실수가 유난히 많이 나오는 시기”라며 “실언으로 표를 잃지 않으려면 원고에 없는 발언을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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