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 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처럼 LPGA의 새로운 스타로 떠오른 김초롱(20)은 골프채를 처음 잡은 8년 전부터 우승컵을 처음 안은 지난 26일에 이르기까지 경이로운 기록의 연속이었다.
초롱이는 산호세에 거주하는 김만규·김덕숙씨 부부의 1남 2녀중 막내로 1984년 3월 15일 태어났다. 따라서 LPGA의 정상정복을 만20세 6개월 11만에 해낸 셈이다. 초롱이가 클럽을 처음 잡은 것은 열두 살 때. 아버지 김만규(53)씨는 언니인 글로리아와 오빠 멜, 그리고 초롱(미국명 크리스티나)이 등 3남매에게 골프를 함께 가르쳤다.
김만규씨는 자신이 터득한 독특한 교수법으로 자녀들에게 골프를 가르쳤다. 골프채를 처음 잡은 날로부터 한 달 동안 초롱이는 볼은 손도 대지 못하고 빈 티만을 쳐야 했다. 하루에 2-3시간 이상씩 집 뒷마당에서 빈 티를 치는 것이 지루하기만 했지만 초롱이는 아버지의 지시를 따라 누가 보지 않아도 이 숙제를 어김없이 했다고.
한 달이 지난 후 드라이빙 레인지에 데려가 처음으로 볼을 때려보게 했다. 난생 처음 치는 볼이 예상밖으로 멀리 날아가는 것을 보자 신이 난 초롱이는 더욱 열심히 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초롱이는 아버지 외에는 누구에게도 지도를 받아본 적이 없이 동고동락해왔다. 김만규씨는 초롱이의 코치 겸 캐디, 운전사, 그리고 먼 투어여행에서는 아버지이자 요리사 역할까지 1인5역을 감당해왔다.
오늘의 초롱이를 낳은 아버지 김만규씨 역시 북가주 한인 골퍼들 사이에서는 입지전적인 인물로 꼽힌다. 서울대 체육과 출신으로 만능 스포츠맨인 김씨는 미국 이민 후 늦은 나이에 시작한 골프였지만 6개월만에 싱글 스코어를 기록할 만큼 재능이 뛰어났다. 한번 시작한 일에는 끝을 보는 성격인 김씨는 골프입문 2년만인 1994년 본사가 주최한 제7회 백상배 골프대회에서 기라성같은 강호를 물리치고 우승한 바 있다.
초롱이가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은 17세 때인 2001년. 그 해 US여자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10언더파 62타를 쳐 미국골프협회(USGA) 주관대회 18홀 최소타 신기록을 세우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프로로 전향한 김초롱은 2002년 2부무대인 퓨처스투어 12경기에 출전, 10경기에서 톱10에 입상하는 발군의 실력을 펼치며 상금 랭킹 2위로 2003년 LPGA투어 풀시드를 획득하며 ‘꿈의 무대’에 첫 발을 내디뎠다.
지난해 이렇다할 만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김초롱은 프로무대 적응을 끝낸 올해 메이저대회인 크래프트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공동 8위에 이름을 올리며 첫 우승을 향한 시동을 걸었다.
이후 몇 개월 간 주춤했던 김초롱은 지난달 말 와코비아클래식에서 공동 6위를 한뒤 이달 초에 벌어진 스테이트팜클래식에서 아쉽게 1타차로 우승컵을 내주고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우승권에 가까이 섰다는 것을 세계에 알렸고 드디어 지난 주 첫 우승을 일궈냈다.
산호세의 자택에 머물고 있는 김만규씨는 27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북가주 한인들의 열렬한 성원으로 정상에 서게됐다면서 앞으로 남은 7개 대회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초롱은 이번 우승으로 삼성월드챔피언쉽과 한일 국가대항전, 그리고 솔하임컵 미국대표로 선발되는 등 ‘월드스타’의 자리를 예약했다.
<한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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