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화추정 20대 한인여성 체포...10대 3명 사상
29일 새벽 발생한 퀸즈 베이테라스 한인가정 화재 현장에 출동한 경찰과 현장조사반이 일반인의 접근을 차단한 채 현장 수습과 화재 원인을 규명하고 있다. <김재현 기자>
한인 여성들이 10대 자녀들과 함께 거주하는 퀸즈 베이 테라스 다세대 주택에 29일 새벽 3시40분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 한 여성의 큰딸(14세)이 사망하고 둘째 딸(11세)이 의식불명에 빠져 생명이 위태로워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뉴욕시경은 화재가 발생한 215가 18애비뉴 3층 주택에 10대 딸 2명, 10대 딸 1명, 10대 딸 1명을 각각 둔 40대 한인 편모 여성들과 함께 거주하는 27세 한인 여성 강모씨가 이날 새벽 화재를 일으킨 것으로 보고 강씨를 109 경찰서로 연행, 29일 오후 11시 현재 취조 중이다.
경찰은 강씨가 일으킨 화재로 사망자가 발생한 점을 감안, 비록 실수로 화재가 발생했을 지라도 일단 고살죄를 적용, 체포하고 수사를 전개하고 있으며 고의성 단서를 잡거나 소방국 현장 조사 결과에 따라 방화가 확인될 경우 추가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소방국에 따르면 화재 신고를 받고 이날 새벽 4시 현장에 도착해 주택 1층 뒷방에서 타고 있는 불을 진압한 소방대원들과 응급구조대원들은 2층에 있던 유하나(14)양과 여동생 유모(11세)양, 정(11세)모양을 구조하고 지하실에 있다가 집을 빠져 나온 백모(14)양 등 4명을 브롱스 자코비 병원, 퀸즈 뉴욕병원, 플러싱 병원 등으로 각각 급송했다.
그러나 병원측에 따르면 하나 양은 병원에 도착할 당시 이미 사망했고 하나 동생은 29일 오후 10시 현재 의식불명으로 생명이 위급한 상태이다.또 14세 백모양은 응급치료 후 퇴원했으나 11세 정모양의 상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화재를 목격한 이웃 양모(62)씨는 새벽에 소방차 소리가 나서 집 앞에 나와보니 마치 집에서 방금 뛰쳐나온 듯한 차림에 맨발을 한 20대 후반 여성이 핸드폰을 들고 영어로 ‘헬프 미, 헬프 미’를 외치며 집을 향해 다시 들어가려고 했고 이 여성을 ‘언니’ 라고 부르는 10대 여자 아이가 옷을 끌어 당기면서 만류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양씨에 따르면 소방대원들과 응급구조원들은 집안에서 여자 아이 3명을 들것으로 데리고 나와 이미 집밖에 있던 10대 소녀와 함께 병원으로 실어갔으며 경찰은 집밖에 나와있던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성을 연행해 갔다.
이번 사건을 담당한 수사 관계자는 강씨가 불이 붙은 타월을 소파에 던져 화재가 발생했다는 진술을 확보, 강씨를 상대로 실수 또는 고의성 여부를 집중 추궁한 뒤 검찰로 사건을 이첩시킬 예정이며 강씨는 1일 퀸즈 형사법원에서 인정심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들 가족 측근에 따르면 사망한 유 양은 어머니를 따라 여동생과 함께 미국에와 인근 I.S.25 중학교 9학년에 재학중으로 베이사이드 고교 진학을 앞두고 있었고 의식불명 상태인 여동생은 인근 초등학교에 재학중이다.
이 관계자는 이들 여성은 함께 서로 의지하면서 자녀들만 바라보고 열심히 살고 있는 좋은 부모들이라며 특히 사망한 유양의 어머니는 낮에는 네일업소에서 일하고 밤에는 또 다른 직장에서 일해 딸들의 교육과 장래를 위해 자신을 희생, 착실하게 살고 있는 어머니이기 때문에 더욱 주변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고 말했다.
한편 부모들은 사고가 발생했을 당시 일하고 있어 자녀들이 잠을 자고 있던 집에는 강씨가 유일한 성인이었다.
<신용일·김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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