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부, 고부갈등 해소등 한인 행복한 가정 만들기 한 몫
오렌지카운티 한인가정상담소가 문을 열기 전의 일이었다. 가든그로브에 거주하고 있는 한 한인 여성은 공중전화에 매달려 LA의 한인가정상담소에 전화를 걸어 부부간의 갈등을 호소했다.
여성은 남편이 운전을 배우지 못하게 하는 바람에 상담소를 찾아가지 못하고 전화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전화요금 고지서에 상담소의 전화번호가 게재되면 남편에게 닦달을 당할까 걱정이 돼 공중전화를 사용한 것.
이는 오렌지카운티 가정상담소(소장 김선영)가 태동하게 된 하나의 동기를 단적으로 설명해 준다. OC상담소는 90년 4월 가든그로브에 문을 열었다. 일부 뜻 있는 사람들은 OC 거주 한인들이 행복한 가정을 유지하는데 일조하겠다는 마음으로 자발적으로 나섰다.
그 후 지금까지 가정상담소에서 직접 방문 혹은 전화로 상담을 받은 한인들은 모두 1만5,000여명. 이들은 배우자의 부정, 폭행 혹은 자녀의 가출, 마약복용 등 제반 가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담소의 문을 두드렸다.
상담소는 17일 가든그로브 커뮤니티 미팅센터에서 창립 11주년 기념 행사를 가졌다. 이날 모임은 한인사회의 주요 단체장을 포함, 350여명이 참석, 성황리에 진행됐다.
행사에서 김 소장은 인사말을 통해 "세월이 흐르면서 상담소의 상담인으로 정신과 의사, 변호사, 심리상담 전문가 등이 가담, 인적 구성면에서 혁신적인 발전을 이룩했다"며 "앞으로도 한인들이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프로그램 개발에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대다수 OC 거주 한인가정은 10년이 훨씬 넘은 긴 이민생활로 어느 정도 경제적인 안정을 구축했다는 것이 일반론. 그러나 빠른 경제적인 안정을 위해 부부가 모두 생활전선에 뛰어들다 보니 자녀와의 관계가 소원할 수 있었던 것도 사실. 또한 사업체에서 부부가 오랫동안 함께 일함으로써 예기치 않았던 부부간의 갈등이 불쑥 머리를 들게 되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
오렌지카운티 한인회 노명수 회장은 "언어와 문화가 다른 미국에서의 삶은 자칫하면 부부, 부모와 자녀, 고부간의 갈등이 쉽게 노정될 수 있는 많은 요소를 품고 있다"며 "이같은 문제로 번민하는 한인들에게 해결책을 제시하고 마음의 위로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상담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 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의 주제는 ‘번민하는 이웃과 함께’였다.
행사는 4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3부 예배순서에서 어바인 소재 베델한인교회 손인식 담임목사가 말씀의 순서를 맡았다. 손 목사는 "물질적인 안정과 영적인 성장은 반비례할 수도 있다"며 "삶의 가치관을 분명히 하는 것이 가정 행복을 유지하는 비결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다.
행사는 깐투스 남성중창단과 샬롬합창단의 공연이 곁들여 졌다. 상담소의 이사 15명은 행사 참석자들에게 제공된 음식을 집에서 손수 만들어 행사의 의의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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