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스공, 17.4만㎥급 발주 검토
▶ 정부, 기존 선박개조 방식서 선회
▶ HD현대·삼성중 1척씩 건조 유력
▶ 조선업계 ‘22년 숙원’ 달성 눈앞
▶ 연간 1조 넘는 로열티 부담 덜고
▶ 건조 비용 낮춰 가격경쟁력 강화
정부가 한국형 액화천연가스(LNG) 화물창 기술 실증에 나선다. 한국가스공사는 HD현대중공업(329180)과 삼성중공업에 초대형 가스선을 발주해 정부 주도로 개발중인 화물창 기술을 해당 선박에 탑재, 기술 검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검증이 성공적으로 완료될 경우 22년 간 지속해 온 독자 기술 개발 노력이 결실을 맺는 것은 물론 글로벌 LNG선 시장에서의 K-조선 영향력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2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부가 주관하는 ‘LNG 화물창 국산화 워킹그룹’은 한국형 LNG 화물창인 KC-2의 실증을 위해 17만 4000㎥급 LNG 운반선 신규 발주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 LNG 수입을 총괄하는 한국가스공사가 17만 4000㎥급 LNG 운반선을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에 각각 1척 씩 발주해 개발 중인 LNG 화물창 ‘KC-2B’와 ‘KC-2C’를 선박에 실제 탑재, 실증을 진행하게 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국가스공사가 발주를 진행하는 것을 대비해 이를 위한 제반 여건을 논의하고 있다”며 “국적선을 발주하기 위해 필요한 여러 가지 장애 요인들을 해결하고 한국가스공사가 필요한 물량이 확인이 되면 장기 도입 계획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형 LNG 화물창 기술 개발은 2004년 국책 과제로 선정되면서 시작됐다. 2015년 삼성중공업이 1세대 한국형 화물창을 적용한 LNG 운반선을 건조했지만 화물창의 최저온도보다 선체의 온도가 낮아지는 ‘콜드 스팟’ 현상이 나타나 운항을 중단한 바 있다. 그 이후 중형선에 적용할 수 있는 화물창 기술 독자 개발에는 성공했지만 초대형 LNG 화물창 기술 개발은 비용 문제 등으로 지지부진한 상태가 이어졌다.
사실 업계는 1척 당 4000억~5000억 원에 이르는 초대형 LNG 운반선 건조 비용 부담 때문에 기존 선박을 개조해 기술을 실증하려고 했다. 하지만 개조를 통해 실증을 하게 되면 즉각적인 해외 운항이 어렵고 상업 운항 경험을 확보하는 데도 더뎌 정부와 함께 신조선을 통한 실증으로 방향을 바꿨다. 업계는 한국가스공사가 발주하는 선박을 통해 한국형 화물창의 실증이 성공할 경우 실제 한국가스공사가 도입하는 LNG를 싣고 상업 운항 경험을 확보할 수 있어 LNG 운반선 시장 경쟁력도 조기에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국내 조선사들은 초대형 LNG 운반선을 건조할 때 프랑스의 ‘가즈트랑스포르 에 테크니가즈(GTT)’가 특허를 보유한 멤브레인형 화물창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건조 비용의 5%를 기술 사용료로 내고 있는데, 지난해 1~9월 조선 3사가 GTT에 지급한 로열티는 8329억 원으로 4분기까지 포함하면 1조 원을 넘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특허가 GTT에 있다 보니 선박의 설계를 변경할 때마다 GTT의 승낙이 필요해 선박 건조 자율성도 침해돼 왔었다.
GTT의 멤브레인형 화물창은 얇은 금속막이 LNG를 직접 담고 단열 구조와 선체가 하중을 분담하는 방식으로 기존 기술보다 훨씬 많은 양의 LNG를 보관할 수 있는 기술이다. 현재 개발하고 있는 한국형 화물창은 단열과 지지 구조를 재설계해 시공성과 비용 경쟁력을 높였다. 업계에서는 GTT의 화물창 기술보다 한 발 더 나아간 기술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기술 실증에 성공만 한다면 GTT 화물창 대비 선박 건조 비용을 낮추는 것은 물론 막대한 기술 사용료를 내지 않아도 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조선 업계의 한 관계자는 “GTT의 화물창이 글로벌 표준이 된 것은 1960년대부터 이어져 온 운항 경험을 통해 검증된 안정성 때문”이라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LNG 화물창 기술 독립에 성공한다면 차세대 선박인 수소와 암모니아 운반선에 적용되는 기술 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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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기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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