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기분 나쁠 정도로 다른 사람들을 잘 속이는 이가 있다. 그러나 표정 읽기 전문가도 그 못지않게 많다. 지명수배자 사진을 흘낏 보고 그가 어떤 범죄를 저질렀는지 알고, 얼…
[2021-06-23]5월의 화사한 날, 자주 가는 카페 화단 주위를 개미 무리가 기어 다니고 있었다. 다량의 카페인 때문에 시야가 들끓은 탓인지 개미들은 서로 격렬히 물어뜯는 것처럼 보였다. 어디서…
[2021-06-09]오래전 어느 결혼식장에서 단풍나무 화분이 통로의 돌 기둥 사이에 놓여 있었다. 축복의 남녀는 나무 사이를 통과해 미래로 걸어갔다. 나무는 꼭 인조 나무 같았다. 나는 식이 끝나면…
[2021-05-26]삼국지와 도원결의의 음식 ‘쏸라펀’아무래도 이런 큰일을 시작하기에는 이 자리가 마땅하지 못한 것 같소. 이러지 말고 우리 달리 장소를 택해 예를 갖추는 게 어떻겠소. 마침 내 집…
[2021-05-19]사람들은 어떤 가십에 대해 누구와 얘기하지 않아도 모든 것을 간파해 머리 속에 빨아들이는 신비한 재능이 있다. 그들은 표적이 된 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안 봐도 다 안다. …
[2021-05-12]패스트푸드 거인 ‘맥도날드’의 탄생“신속함이 생명이죠. 맥도날드의 모든 햄버거는 그릴에서 시작해요. 그릴만 담당하는 조리원 두 명이 순쇠고기 패티를 완벽하게 구워냅니다. 그렇게 …
[2021-05-05]입춘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추운 3월 어느 날이었다. 나는 엄마 손을 잡고 사전연명의료 의향서를 쓰러 을지로 모처에 갔다. 직원은 연명 의료를 거부할 몇몇 기준과 절차를 설명했고,…
[2021-04-28]지금의 환란 이전에는 우리나라 여권으로 갈 수 있는 나라가 아주 많았다. 어떤 점으로 친구들은 다들 마일리지 수집가였다. 이틀 놀자고 열 시간 날아간 친구에게, 하루에 밥 두 끼…
[2021-04-14]시간은 어느 때보다도 빨리 움직인다. 그 옛날 시계추가 처음 움직이기 시작했을 때보다 천 배는 서둘러 지나가는 것 같다. 작년과 올해의 틈, 진공의 협곡을 점프하기라도 한 건지 …
[2021-01-27]12월이 오면 지구에서 보낸 매년이 얼굴에 나타난다. 동시에 한 해의 풍부한 시간이 다 지나갔다는 사실이 애석해진다. 가끔은 한 살 더 먹는다는 사실에 대한 날카로운 집중이 모든…
[2021-01-06]친구의 십대 아들은 얼마 전 처음 면도를 했다. 자연은 우리가 익히 아는 세계라서 청소년의 턱에 옅은 수염이 나게 했고, 그 애는 수염을 없애고 싶어했다. 그 소리를 듣고는 면도…
[2020-12-09]긴 세월 잡지 편집자로 살다가 얼마 전 완전히 일을 그만둘 때 앞으로 뭘 하며 살지 고민하지 않았다. 책을 만드는 전문성에만 의지한 세월은 무수한 경험과 약간의 지혜를 주었지만 …
[2020-11-18]방위 복무 시절, 동료들과 난지도에 간 것은 군 생활의 네 번째 충격과 같았다. 거대한 기계 장치를 향해 움직이는 UFO 모선을 본 기분. 광활한 지대를 뒤엎은 쓰레기 산은 폐기…
[2020-10-21]미국의 항공사들은 대단히 특별한 지위를 누리고 있다. 얼마나 특별하냐고? 많은 항공사들은 어려운 처지의 시민들이 다시 한 번 1,200달러 수표를 받기 전에 두 번째로 코로나바이…
[2020-10-19]“술 마신 그 입을 우리 입에 대지 마라.”이는 1800년대 후반, 미국의 여성기독금주조합과 반설룬동맹에서 내건 반설룬 운동의 슬로건이다. 이들은 가정 파탄의 주범으로‘설룬(술집…
[2020-10-14]페다가온 어제의 세계습도 65%의 밋밋한 밤이었다. 책상에 겨우 앉아 미루었던 소설을 긁적이고 있는데 갑자기“짜악!” 소리가 나면서 불이 나갔다. 채찍이 유기체를 코브라처럼 휘감…
[2020-09-30]마트에 가면 가끔 정육점 쇼 케이스 안을 들여다본다. 처음 드는 생각은 “방금 잘린 신선한 고기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다.” 그 사이로 훅 치고 들어오는 두 번째 생각은 영국 화가…
[2020-09-16]“이제 건강기능식품 선택할 땐 남이 아닌 나를 보라!”최근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 온 배우 김우빈이 패션 브랜드에 이어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모델까지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우…
[2020-09-16]갤러리아백화점 고메이 494 신제품 5종. [갤러리아백화점 제공]이마트 트레이더스 썬헛 스테이크 마스터. [이마트 제공]코로나19에 따른 외식 자제 트렌드가 장기화하면서 집밥 메…
[2020-08-05]운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내가 (친형제 말고) 형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셋밖에 없다. 어렸을 때도 그랬다. 위아래 따지며 위계를 받드는 자리엔 발도 들여놓지 않았다. 그런 자리는…
[2020-08-05]트럼프 대통령 판결 직후“위대한 승리”누구든 미국에서 태어나면 시민권을 부여하는 ‘출생시민권’이 일부 주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지난 5월 암으로 별세한 제리 코널리 연방하원의 후임을 뽑는 버지니아 연방 하원 11지구 보궐선거 민주당 경선에서 제임스 워킨쇼 브래덕 디스트…
연방 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서명한 ‘출생시민권 금지’ 행정명령과 관련해 하급심 법원이 내린 전국적 효력 중단 결정의 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