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산 소액 소포 관세 0→120% 폭등…쉬인·테무 직격타
▶ 패스트패션 등 가격 오를 듯…중고품 할인판매 업체엔 기회
미국과 중국 간 관세 전쟁 격화로 최근 미국 내에서 몸집을 불려 왔던 중국산 저가 수입품 시장이 직격타를 맞게 됐다.
그간 소액 소포 면세 제도를 이용해 물건을 저렴하게 판매해 온 쉬인·테무 등 중국의 이커머스 업체뿐 아니라 중국과 베트남, 방글라데시 등 해외 공장에서 옷을 수입해 오던 패스트패션 업계도 가격 인상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CNN뉴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가 중국을 상대로 벌이고 있는 관세 전쟁이 격화하면서 중국이 미국에 수출해 온 저가품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이는 이들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미국 내에서 시장을 키워온 쉬인·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이다.
이들은 그간 800달러(한화 약 114만원) 미만 소액 소포에는 관세를 매기지 않는 '소액 면세 제도'를 이용해 저가 공세를 벌여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 소액 면세 제도를 폐지한 데 이어 소액 소포 관세율을 120%로 대폭 인상했다.
이에 2023년 한 해에만 10억개 넘게 미국으로 쏟아져 들어온 중국산 저가 상품들은 가격 인상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할인 시장에서 쉬인과 테무가 차지하는 비중은 17%이며, 2022년에는 미국 내 이커머스 배송의 80%가 대부분 중국에서 들어오는 소액 소포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쉬인, 테무 등 중국 업체들은 지난해 말부터 이미 베트남과 멕시코 등 제3국에 공장을 짓고 미국 내 창고에 재고를 대량으로 쌓아두는 등 관세전쟁에 대비해왔다.
그러나 미국 내 소비자들은 머지않아 중국의 이커머스 사이트에서 높아진 가격과 길어진 배송 기간을 보게 될 것이라고 크리스 탕 캘리포니아대 국제 공급망 관리 교수는 내다봤다.
탕 교수는 CNN에 "소비자들은 가장 높은 가격을 치르게 된다"면서 "3∼4달러짜리 티셔츠는 곧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이커머스 업체 외에도 인건비가 저렴한 해외 공장에서 옷을 수입해 오던 패스트 패션 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외 국가에 부과한 상호관세가 90일의 유예 기간 이후 실제로 발효된다면 미국이 주로 의류를 수입하는 국가인 방글라데시, 베트남, 파키스탄 등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미국의 의류 브랜드 어반아웃피터스와 월마트 등 주요 의류 도·소매업체를 대표하는 기관인 미국패션산업협회 측은 CNN에 자신들의 산업 분야가 "다른 어떤 제조업 분야보다도 글로벌 공급망에 더 의존하고 있다"며 우려했다.
다만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외 국가들에 부과한 상호관세가 국가들 간의 협상을 통해 완화된다면 미국 내 패스트패션 브랜드들은 가격 인상을 피해 갈 수도 있다고 CNN은 짚었다.
중국의 이커머스 업체와 패스트패션 업계가 긴장하고 있는 것과 달리 중고 거래 업체들은 트럼프 발 관세전쟁을 반기는 분위기다.
강력한 경쟁자였던 중국산 저가 상품들이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되면 저렴한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중고 시장으로 눈을 돌릴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미국의 온라인 배송 및 중고품 할인판매 업체 '스레드업'은 중국산 소액 면세 제도가 그동안 "패스트패션 업체들에 불공정한 이점을 제공해왔다"면서 면세 철폐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스레드업 측은 "패스트패션을 더 비싸게 만드는 것은 우리 소비자들이 중고품 선택지를 고르도록 장려할 것"이라면서 자신들은 미국 내 공급망을 이용하는 '슬로우패션'의 선택지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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