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금리·HOA 비용 여파
▶ 거래량 20년래 최저
▶ 5년전 대비 40% 급감
▶ “한인 매매도 거래절벽”
LA 주택 가격의 가파른 상승세가 주춤한 가운데 콘도미니엄(콘도) 시장이 20년 만에 최악의 거래 부진을 겪고 있다. 고금리와 경기 불안, 치솟는 HOA(주택소유자협회) 비용, 개발업체들의 신규 공급 기피가 맞물리면서 한인타운을 포함한 LA 콘도 시장이 단독주택보다 더 빠르게 식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부동산 정보업체 애텀에 따르면 올해 1~2월 LA 카운티에서 판매된 콘도는 1,976채에 그쳤다. 이는 애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5년 이후 가장 저조한 연초 실적이다. 5년 전 고점과 비교하면 40% 이상 줄었고,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약 11% 감소했다. 남가주 6개 카운티 전체 콘도 판매가 7%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LA의 부진이 더 두드러진다.
가격도 하락세다. LA카운티 콘도 중간가격은 지난 2월 전년 동월 대비 4.5% 떨어졌다. 같은 기간 단독주택 중간가격 하락률이 1.6%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콘도 시장의 냉각 속도가 더 빠르다. USC 러스크 부동산센터의 리처드 그린 소장은 “주택시장이 약해질 때 콘도는 단독주택보다 더 빠르게 약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을 급격한 가격 붕괴라기보다 ‘가격 정체 속 거래 위축’으로 보고 있다. 팬데믹 초기 급등했던 LA 콘도 가격은 최근 2년간 2베드룸 기준 중간가격이 70만달러 안팎에서 횡보하고 있다.
LA 한인타운의 콘도 거래시장도 심각한 상황이다. 스티븐 배 에퀴티 부동산 대표는 “오픈하우스를 열어도 사람이 없을 정도로 한인타운 내 콘도 거래시장 분위기가 안 좋은 상황”이라며 “한인보다는 주류 사회에서 매입에 나서는 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콘도 평균 거래가가 69만달러에 20~30%의 다운페이먼트를 마련해야 하는데 부부가 맞벌이를 하더라도 소득 요건을 갖추는 분들이 많지 않다”고 어려운 매입 상황을 전했다.
콘도 수요를 누르는 또 다른 요인은 HOA 비용이다. 인플레이션과 노후 건물 유지·보수 비용 증가로 HOA 수수료가 오르면서 실수요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LA 콘도 시장은 최근 신규 공급이 많지 않아 40~50년 된 노후 단지가 적지 않다. 그린 소장은 “가주에서 콘도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비싸게 드는 주거 형태라는 점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며 “오래된 콘도들은 대규모 보수와 자본 지출이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고 지적했다.
공급 측면의 구조적 문제도 심각하다. LA를 비롯한 캘리포니아 주요 도시들은 뉴욕, 마이애미, 시카고처럼 콘도 선택지가 풍부하지 않다. 높은 토지·인건비, 각종 규제와 수수료, 세금 부담으로 개발업체들이 콘도 건설을 꺼리기 때문이다. 특히 가주 법은 건물 완공 후 최대 10년까지 HOA가 시공 결함을 이유로 개발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콘도 프로젝트의 보험료는 동일한 아파트 건물보다 3~5배 높은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임대 아파트는 개발업체 입장에서 훨씬 예측 가능한 상품이다. 건물을 지어 임차인을 채운 뒤 연기금이나 부동산투자신탁(REIT) 같은 투자자에게 통째로 매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린 소장은 “가주 다가구 주택 시장은 오랫동안 압도적으로 임대용 상품 중심이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개발업체들은 분양 콘도보다 임대 아파트를 선호하고, 이는 콘도 공급 부족과 시장 노후화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코스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4분기 LA카운티는 같은 기간 33% 급감해 11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콘도 시장의 냉각은 LA 주택시장이 더 이상 가격 상승만으로 버틸 수 없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신호”라며 “고금리와 높은 유지비 부담이 계속되는 한 거래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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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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