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병인 서비스 확인 온라인서 제출 요구, 문의 전화 잇달아
“거동도 못하고 컴퓨터도 없는 80대 노인에게 온라인으로 보고하라니요”
거동이 불편해 메디칼을 통한 ‘간병인 서비스’(IHHS)를 받고 있는 80대 한인 최모 할머니는 요즘 고민이 태산이다. 지금까지 종이 양식에 서명만 하면 됐던 간병인의 근무기록 확인을 컴퓨터에서 온라인으로 해야 한다는 소셜워커의 말을 듣고부터다.
고관절 환자로 거동이 불편하고 시력이 약해 글자 읽기도 어려운 최 할머니는 “나는 이메일이 뭔지도 모르고, 집에는 컴퓨터조차 없는데 간병인 근무기록 확인을 인터넷에서 하라고 하니 기가 막힌다”며 “이러다 간병인마저 끊기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내년부터 간병인 서비스 근무기록 보고와 확인절차를 기존의 종이 양식 대신 온라인으로 전면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간병인 서비스를 받는 한인 수혜자들은 물론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인 간병인들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수혜자들은 간병인 서비스를 받지 못하게 될까, 또 간병인들은 임금을 받지 못하게 될까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간병인 서비스 한인 수혜자들은 물론 간병인들까지 다수가 70대 이상의 고령자들로 컴퓨터에 익숙치 않고 집에 인터넷조차 설치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또 인터넷 대신 전화 보고도 가능하지만 별도의 한국어 서비스가 없어 영어가 불편한 한인 노인들에게는 그마저도 그림의 떡이다.
70대 한인 강모 할머니는 간병인 수혜자인 최모 할머니와 달리 간병인으로 등록한 서비스 제공자이지만 걱정은 다르지 않다. 현재 종이 양식으로 보고하던 간병인 근무기록을 온라인으로 보고하라고 하니 이메일조차 사용해 보지 않은 강모 할머니에게는 “간병인을 그만두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강 할머니는 “소셜워커가 이메일을 만들라고 해서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시도를 해봤지만 내 이름이 다르다고 등록이 되지 않았다”며 “온라인 등록 대신 전화 보고도 시도해봤지만 한국말 도움이 없어 아직까지 종이로 보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간병인 서비스’를 관할하고 있는 LA카운티 소셜서비스국(DPSS)이나 한인 관련 단체들에는 전자보고를 못해 도움을 호소하는 한인 간병인들과 수혜자들의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이렇다보니 도움을 요청하는 한인 수혜자들과 간병인들만 수백명에서 1,000여 명에 달하고 있어 큰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간병인들을 돕고 있는 한 한인은 “간병인 서비스 수혜자나 서비스 제공자 상황을 전혀 모르는 공무원들이 책상 앞에서 만들어낸 전형적인 탁상행정인 것 같다”며 “앞도 잘 안보이고 거동조차 불편한 노인들에게 컴퓨터 앞에 앉아서 온라인으로 보고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최근 간병인들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있다는 이웃케어클리닉 측은 “LA 카운티는 10월부터 시범운용을 한 뒤 내년 1월부터는 근무시간 기록용지가 사라지게 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카운티 정부측도 혼선을 빚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간병인 중에는 이미 온라인 보고를 문제 없이 하는 경우도 있지만, 서비스를 받는 한인들이 대부분 고령자여서 간병인이 근무시간을 온라인으로 보고해도 이를 온라인에서 검토해 승인이나 거부하는 절차를 수행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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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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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3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간병인 서비스’(IHHS) ----> In-Home Supportive Services (IHSS) 9월 부터? 실행전 적어도 6개월-12 개월 노티스? 여태껏 "option" 이라더니 . . .
전화로하면되지 간병인의 도움받아서 그깟 출석체크 실컷하지 왜못해...한국사람중에 자식들이 간병인한다고 신청해서 돈타먹는사람들이 얼마 많은지 이런것도 다 뿌리뽑아야한다...우리교회에도 이런짓하는 인간들 수두룩빽빽인데 정말 징하다 징해
서면보고도 허용토록 하기 바란다. 그러나 세상이 컴퓨터화, 온라인화하는 것이 현실이다. 누구나 배워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