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아이젠하워팍에서 열리는 한미축제는 수많은 관중들에게 즐거움을 주고있다
LI 한인회 문용철 회장(오른쪽 세번째)과 박연환 이사장이 감사인사를 하고있다.
롱아일랜드한인회 한미문화축제는 낫소카운티 다민족축제 가운데 최고를 자랑한다. 한미문화축제는 1994년 첫 행사를 펼쳤다, 연례행사로 20년이 넘는 역사와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이 축제는 지역사회에 한국문화를 널리 알린다. 한인 1세대들에겐 추억을 선사한다. 2, 3세들에겐 정체성을 심어준다. 한인들의 세대간 공감대를 형성하는 축제의 장이다. 한국의 멋과 맛을 전한다. 국악, K-POP, 7080 가요와 팝송, 태권도 시범, 오케스트라 연주 등 다양한 볼거리도 선사한다. 세대와 장르를 아우르는 축제, 그 자체인 셈이다. 한미문화축제가 지역사회에서 대표적인 복합문화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이유다. 올해도 어김없이 한여름의 끝자락인 8월의 마지막 일요일에 한미문화축제는 막을 올린다. 뉴욕의 가을이 오는 길목인 오는 26일 아이젠하워공원에서 화려하게 펼쳐진다.
롱아일랜드한인회· 낫소카운티 함께 마련
한인주민 향수 달래고 타민족 주민들과 유대 강화
2세들엔 정체성 심고 뿌리교육 역할도
한미문화축제는 롱아일랜드한인회가 창립한 1993년 이듬해인 1994년 첫 출발을 했다. 낫소카운티와 롱아일랜드한인회가 함께 펼치는 지역사회의 다민족축제의 한 행사로 발을 내딛었다. 그 후 올해까지 20년 넘게 연례행사로 이어오고 있다. 매년 행사의 규모와 질이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오늘날 지역사회의 최대 문화축제로써의 위용을 뽐낼 수 있는 이유다.
한미문화축제는 여느 한인단체의 행사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롱아일랜드한인회와 낫소카운티가 함께 마련하는 축제로 한인사회와 미 주류사회가 함께 어울리는 화합의 한마당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 축제는 롱아일랜드한인회 역사와 더불어 20년이 넘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매년 가족, 친구, 이웃들과 손에 손을 잡고 함께한 참석자들이 즐겁게 지낼 수 있는 다양한 모습으로 진행되어 왔다. 야외행사인 관계로 몇 해 동안 비로인해 행사가 취소되기도 했다. 변덕스런 폭우로 인해 1부 행사만 마치고 인근 교회로 자리를 옮겨 공식행사를 진행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축제가 열리는 해에는 세대와 인종을 넘어 모든 이들에게 즐거움과 활력소를 불러 넣는 행사로 치러졌다.
매년 축제는 한국고유의 민속춤과 음악을 선사하는 단골메뉴 외에도 다채로운 프로그램 등이 마련돼 왔다.
축제 때 선보인 태권도 시범은 지역사회와 주류사회에 태권도 열풍을 불러 왔다. 지역 주민은 물론, 정치인, 경찰관, 검사, 판사들까지 검은 띠를 따는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다. 포크송의 대부인 가수 김세환이 초청된 적도 있다. 그 당시는 사랑하는 마음, 목장 길 따라 등등을 열창하여 낯선 이민생활에 힘들어하던 중년 여성 팬들의 마음을 통기타로 매혹시키기도 했다.
미주 한인 이민 10주년을 기념하는 축제로 진행되기도 했다. 그 때는 100년의 이민 역사를 토대로 성장한 미주 한인사회가 타민족에게 우리 문화의 우수성과 한인사회의 단결력을 자랑하는 자리가 됐다.
2007년에는 KBS 전국노래자랑을 유치했다. 가장 많은 한인이 참여하는 기록을 세웠고 고국에 낫소카운티를 알리를 계기가 된 축제로 기억되고 있다.
이 축제는 한인 2세들의 참여유도를 위해 풍물놀이, 한국전통무용, 한식 소개뿐만 아니라 K-POP, 뮤지컬 공연, 상상화 그리기 사생대회, 예술적 끼가 넘치는 젊은이 발굴을 위한 탤런트 쇼 등의 프로그램들이 진행되기도 했다.
특히 한인 청소년들과 타민족 주민들에게 한국 역사를 알리기 위해 행사장에서 한국어와 영어로 제작된 6.25전쟁 발발부터 휴전까지 3년간의 기록을 담은 소책자를 배부하기도 했다. 독도가 한국 땅임을 널리 홍보하는 행사를 마련하기도 했다.
한미문화축제는 이제 한국의 전통문화를 지역사회에 알리고 타민족들에게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장이 되고 있다. 더불어 한인 1세와 2,3세 모두가 함께하는 세대를 아우르는 축제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축제는 다양한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역할도 수행해 오고 있다. 우선, 지역주민들에게 한국의 전통과 문화를 널리 알리고 있다. 다양한 민족이 함께 어울려 살고 있는 롱아일랜드에서 다양하고 격고 있는 우리의 문화를 우리의 이웃과 타민족에게 꾸준하게 알리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매년 축제를 찾아오는 한인들과 지역주민들이 한데 모여 한국문화를 배우고 즐기면서 서로 간에 친목을 도모하고 정보를 교환하는 자리를 마련함으로써 미국과 타민족 주민들과의 유대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우리만의 축제가 아닌 지역주민 모두가 함께 더불어 살고 있음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매우 중요한 역사적 이정표가 되고 있는 셈이다.
제2의 고향인 롱아일랜드에서 살고 있는 한인 1세들에게는 고향이 그리워 느끼는 슬픔을 달래주고 있다. 이민초기 세대들인 1세들을 위한 추억이 서린 가곡, 가요와 팝 등 다양한 프로그램은 마련하고 있는 이유다. 한 때는 문화축제에 그치지 않고 1세들에게 사업경영방법과 교육의 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곳에서 태어난 2세와 3세들에겐 자랑스러운 한류열풍과 더불어 한국인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갖게 해주는 뿌리교육 역할도 하고 있다. 다민족, 다문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의 자녀들에게 우리문화에 대한 자긍심과 정체성을 높여주는 축제의 장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롱아일랜드 한인회 문용철 회장은 “지난해 한민문화축제는 1,000여명이라는 많은 관중이 함께 어울려 준비한 800명분의 김밥이 동이 났다. 민주, 공화 등 주류정치인들이 참여해 한인들에게 한 표를 부탁하는 모습에서 한인들의 높아진 위상을 느낄 수 있었다. 가곡이 울려 퍼질 때 관중들이 앵콜을 외치는 함성이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 캄캄한 밤하늘 아래서 마지막 합창인 서울의 찬가를 개사한 뉴욕의 찬가를 부를 때까지 관중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오는 26일 열리는 한미문화축제에 많은 한인들이 참석해 지난해 보다 더한 감동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한다.
■미리가본 2018년 한미문화축제
“26일 아이젠하워 공원서 만나요”
■ 2018 한미문화축제에 참가하는 출연자
한여름의 끝자락. 8월26일 일요일 오후. 롱아일랜드 아이젠하워공원.
공원 곳곳에 수많은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예배를 마치고 나온 한인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모습이 보인다. 부모의 손을 잡고 나선 어린아이들이 뛰놀고 있다. 타 인종 이웃과 함께 어울려 있는 한인들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한인청소년뿐 아니라 타 인종 젊은이들은 끼리끼리 모여 춤을 추고 있다. 한미문화축제의 개막을 기다리는 그들의 모습에서 설렘이 엿보인다.
축제의 시작을 앞두고 공원 한편에서는 한인들과 타 인종들이 김밥을 즐기고 있다. 일찍 온 사람들에게 나눠준다는 소식을 접했는지 일찍 서두른 모습이 역력하다. 선착순 1,000명에게 무료로 나눠주는 김밥이 순식간에 동이 났다. 늦장을 부려 김밥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아쉬워한다. 축제 관계자가 미안한 마음에 어린아이에게 김밥 대신 한국 과자를 몰래 준다.
김밥을 맛보는 이들의 모습을 제각각이다. 한인들은 ‘공짜라 더 맛있다’는 표정이다. 타 인종들은 처음 접하는 김밥을 조심스레 맛본다. 맛있음을 느끼자 곁에 있는 한인에게 김밥의 이름과 재료를 빠짐없이 묻는다. 김밥을 맛본 이들은 축제 전부터 기쁜 표정을 짓는다.
아이젠하워공원의 야외무대에서 축제가 임박해짐을 알리는 가라오케 음악이 흐른다. 곳곳에 모여 있던 사람들이 무대 앞으로 몰린다. 중년남성이 무대에 올라 가라오케에 맞춰 노래 솜씨를 뽐낸다. 노래방 좀 다닌 실력이다. 부상으로 한국 과자를 주자 우승 트로피를 받은 것보다 더 좋아한다. 잠시 후 문용철 회장이 무대에 올라 ‘깜작 무대’를 선사한다. 관객들이 직접 무대에 오르는 지정식 악단이 이끄는 가라오케 프로그램은 관객들의 호응 속에 그렇게 진행됐다.
축제가 개막되자 무대 위에선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나눔 밴드가 ‘해변으로 가요’, ‘동백 아가씨’와 흘러간 팝송 등을 연주하자 607080 세대들이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며 향수를 달랜다. YH Park 태권도장의 관원들이 품세, 격파 등 화려한 시범을 보이자 관중들의 환호가 그치지 않는다. 헌터칼리지고교의 풍물놀이 팀이 신명나는 사물놀이로 축제를 흥을 한층 끌어 올린다. 미 동부국악협회가 부채춤, 장구춤 등으로 한국 고유의 문화를 알리자 관중들이 ‘원더풀, 원더플’을 외치며 박수갈채를 보낸다.
뉴욕감리교회 유스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한여름의 더위를 식혀주는 아름다운 선율이 공원 한가득 울려 퍼진다. 문은연 소프라노와 뉴드림교회 연합합창단이 낭만적인 가곡을 부르며 뉴욕의 가을이 다가옴을 알린다. 리즈마 재단 학생들이 나와 K-POP의 화려한 음악과가 댄스가 시작되자 관중 모두가 하나다. 한인과 타 인종 젊은이들이 곳곳에서 몸을 흔든다. 그야말로 한류열품이다. 어둠이 스며드는 캄캄한 밤하늘에 ‘뉴욕의 찬가’ 합창이 울려 퍼지며 그 어느 때보다 알차게 구성된 이번 공연이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가을이 오는 이 길목. 8월26일 마지막 일요일.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롱아일랜드 아이젠하워공원에서는 2018년 롱아일랜드한인회의 한미문화축제가 이렇게 펼쳐질 예정이다.
■옛 친구 모임
롱아일랜드 한인 이민역사 산증인들
한미문화축제 특별후원
2017년‘ 옛 친구모임’ 송년행사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1980년 자녀교육을 위해 개척자 정신으로 롱아일랜드 한글학교를 만든 주인공들이 있었다. 롱아일랜드의 낫소-서폭카운티 한글학교의 학부모들이다. 한글학교 인연으로 만난 사람들인 셈이다.
그들은 38년 전부터 한글학교를 통해 지역사회에 한국고유의 전통문화를 알리는데 여념이 없었다. 설날, 추석 등 한국 명절 때마다 한복, 세배, 윷놀이, 민속춤과 전통음식을 지역주민들과 함께 했다. 고국을 떠나 낯선 이민생활 속에서 향수를 달래야하는 어렵던 시절에 한국을 지역사회에 알리는데 앞장서 왔다. 1993년 롱아일랜드한인회가 창립되고 이듬해 한미문화축제가 생기기 훨씬 전이다.
그 시절 한글학교 학부모들이 비록 한글학교는 없어졌지만 아직도 30년 넘게 모임을 이어오고 있다. 명칭은 ‘옛 친구모임’ 롱아일랜드 한인들의 이민역사가 고스란히 묻어 있는 친목모임이다.
그들은 지역주민들에게 한국고유 문화를 알리던 그 맥을 이어오고 있다. 타인종과의 유대도 여전히 강화하고 있다. 롱아일랜드한인회가 추진하고 있는 각종 사업과 봉사활동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한미문화축제에도 특별후원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다. 롱아일랜드 지역주민이자 한인으로서 지역 정치인 후원행사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한국전 참전용사 위로잔치도 수십 년 째 열고 있다. 지난 2010년 한국전쟁 60주년 한국행사 때는 자비로 한국참전용사들을 이끌고 한국을 방문, 한인들의 위상을 높이기도 했다.
그들은 미국에서 30-40년 이상 살고 있는 베테랑 이민자들이다. 올드타이머 한인들이자 60-70대의 40년 지기 친구들인 셈이다. 하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이라고 여긴다. 바쁜 이민생활 속에서 함께 모여 낭만과 더불어 끈끈한 우정을 나누며 알찬 이민생활을 보내고 있다.
옛 친구 모임은 비정치적, 비이면적이며 종교, 고향, 학력을 캐묻지 않는다. 따지지 말고, 문화예술을 사랑하고 멋도 부릴 뿐이다. 매년 연말에는 턱시도에 보타이를 두르고 파티도 갖는다. 와인과 재즈와 쎄시봉 낭만이 가득한 행사장에서 한 잔의 술로 옛 친구를 그리는 자리다.
옛 친구 모임은 이민생활 속에서 국제 감각을 잃지 않고 윤활유 역할을 하면서 노년의 삶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하는 친구들의 모임인 셈이다.
현재 옛 친구 모임은 계인호. 김승호. 김정용, 문용철, 배내영, 신일철, 심재택, 오정길, 이명혜, 장인용, 정진대씨 등이 회원이다.<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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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창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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