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들어 20명…생활고와 가정불화로 인한 우울증 원인 대부분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인들이 늘고 있다.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생활고에 시달리거나 직장을 구하지 못해 비관 자살하는 한인들의 행렬이 멈추지 않고 있는 것.
얼마 전 버지니아의 한 50대 한인 남성이 목숨을 끊었다. 실직으로 인해 고통 받던 그는 부인과 자녀들을 한국으로 보낸 후 혼자 생계를 이어오다 극단의 선택을 했다. 주위에서는 생활고와 외로움이 겹친 결과라고 보고 있다.
올 봄에는 요식업에 종사하던 60대 한인 남성이 자살했다. 그는 비즈니스 운영에 어려움을 겪다 이 세상과 등지는 길을 택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워싱턴 지역 한인 장례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약 20명의 한인들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이 통계에 잡히지 않은 한인들을 더하면 자살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한인들의 자살이 늘고 있는 이유로는 10년간 지속된 경기침체와 가정불화 등으로 인한 우울증이 주로 꼽힌다.
한인장례센터 조윤희 대표는 “경기가 너무 안 좋아 비즈니스도 안 되고 직장도 잃은 한인들이 생활고와 가정불화 등 여러 정신적 갈등을 겪다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에는 유학생을 비롯한 고교생, 대학생 등의 젊은 층에서도 자살자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젊은 층 자살자들은 학업을 좇아가기 힘들거나 직장도 구하기 힘든 현실에 자신감을 잃고 비관해 목숨을 끊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처럼 한인 자살자들이 늘고 있는 것과 비례해 미국사회도 해마다 자살이 증가하고 있다.
미국 예방의학 저널에 실린 국립직업안전·보건연구소 연구진의 논문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는 해마다 평균 3만6,000명이 자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워싱턴포스트가 연방 통계자료를 인용해 올 4월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에서의 자살률은 1999년과 2014년 사이 24%나 올랐으며 이는 10만 명당 기준으로 10.5명에서 13명으로 늘어난 것이다.
워싱턴 가정상담소의 모니카 리 소장은 “경제적 탈출구가 없는 상황에서 늘고 있는 한인 자살자의 대부분은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으로 특히 술을 마신 상태에서 일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며 “평소에 비해 분노 폭발과 감정기복이 심하거나, 죽는다는 소리를 하는 경우 위험신호이니 가족들이 전문가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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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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