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졸업후 빈둥빈둥 아들과 매일 싸워요”
# 50대 한인 여성 이 모씨는 지난 2년간 아들과 갈등을 겪어오다 고민 끝에 상담소 문을 두드렸다. 대학 졸업 후 직장에 들어간 아들이 적응하지 못하고 부모 집으로 들어온 후 게임과 술에 빠져 지내고 있었던 것. 보다 못한 어머니 이 씨가 조용히 타이르고 대화도 해보려고 했지만 아들이 욕설과 함께 물건을 집어던지고 대들어 남들에게 얘기도 못하고 속앓이 만 할 뿐이다.
# 50대 한인 박 모씨는 올해 대학을 졸업한 아들이 취업을 못한 채 자신의 크레딧 카드를 가져가 수천달러씩 긁어대는 바람에 속을 태우고 있다.
한인사회에 성인 자녀와의 갈등으로 고민에 빠진 부모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 가정상담소(이사장 임성희) 올해 상반기 상담통계자료에도 자녀와의 갈등으로 인한 상담이 늘었다. 대책 없이 얹혀 지내는 것과 함께 특히 욕설을 퍼붓거나 부모를 무시하는 언어폭력이 많았다.
상담소 모니카 이 소장은 “기존에는 남편의 폭력이나 배우자의 정신적 학대 등 부부간의 문제가 가정상담의 많은 부분을 차지했는데 최근에는 어린 시절 부모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지 못한 채 성인이 된 자녀들과 심한 갈등을 겪는 한인들이 많아졌다”며 “최근에만 7-8건을 상담했다”고 말했다.
재정적 문제 역시 최근 부모와 자녀 사이에 많이 나타나는 가정폭력의 한 유형이다. 부모와 함께 살면서 렌트비나 생활비를 전혀 보조하지 않거나 오히려 부모에게 용돈을 강요, 심지어는 크레딧 카드를 훔쳐가는 자녀로 인해 고민하는 부모들이 많다.
이 소장은 “부모가 해줄 수 있는 최선의 양육은 섣부른 판단과 충고가 아닌 보금자리, 보살핌, 양육, 지지, 지도를 제공하는 것이지만 성인자녀의 경우 자기 스스로 인생을 개척할 수 있도록 자립심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익숙지 않은 한인 1세 부모들이 2세 자녀와의 대화에서 비난, 방어, 경멸, 담쌓기, 욕설로 남보다 못한 관계로 틀어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상담소는 2016년 1-6월까지 총 618건의 상담을 실시, 이중 절반인 313건은 가족상담과 가정문제가 포함된 개인상담이었으며 104건은 아동상담, 47건은 부부상담(이혼, 가정폭력), 부모 컨설팅 29건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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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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