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반 우세 잡았으나 상변 79수로 물러선 게 통한의 실착
▶ 막판 끝내기에서 맹추격했으나 미세한 차이 끝내 좁히지 못해
'인류 대표' 이세돌(33) 9단이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와 겨룬 마지막 대결에서 아쉽게 역전패하고 말았다.
이세돌 9단은 14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5국에서 알파고와 5시간여 동안 280수까지 가는 대혈투를 벌였으나 미세한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돌을 던졌다.
만약 이세돌 9단이 끝까지 계가했다면 중국 규정에 따라 1집반 정도 패하는 차이였다.
이세돌은 인간 최고수로서 알파고의 도전을 받아들였으나, 최종 전적 1승 4패로 대국을 마감했다.
4국에서 백을 잡고 승리한 후 "5국에서는 (좀 더 어려운) 흑을 잡고 두고 싶다"고 밝혔던 이세돌은 이날 초반 착실한 실리작전을 펼쳐 인공지능보다 앞서 나갔다.
그러나 상변 타개 과정에서 지나치게 움츠러들면서 알파고에 추격을 허용, 승부가 접전으로 흘렀다.
이세돌 9단이 양 소목 포석을 펼쳤고, 알파고는 양 화점으로 출발해 자연스럽게 실리와 세력의 대결이 벌어졌다.
전날 이세돌 9단은 동료 프로기사들과 저녁 늦게까지 실리작전을 철저히 연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1∼4국을 통해 알파고가 집에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초반부터 실리에서 앞서 가겠다는 계산이었다.
이세돌은 작전대로 중반 초입 우하귀 접전에서 알파고의 잔 실수를 틈타 40여 집에 이르는 큰 모양을 만들어 유리한 형세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세돌이 상변에서 지나치게 움츠러든 것이 유리했던 형세를 망쳤다.
특히 타개 과정에서 79수로 우측으로 뻗지 않고 안전하게 살겠다며 안형을 만든 것이 이세돌답지 않은 큰 실수였다.
이 한 수로 알파고가 거대한 백 모양을 형성해 단숨에 형세가 엇비슷해지고 말았다.
마음이 다급해진 이세돌은 좌하변 백집에 뛰어들었으나 아무런 소득을 올리지 못했다.
결국 바꿔치기 손해를 보면서 패색이 짙어졌다.
그럼에도 이세돌은 1분 초읽기에 몰리면서도 막판까지 투혼을 발휘했으나 아쉽게도 격차를 줄이지 못했다.
이세돌이 끝내기에서 상당히 따라붙었지만 프로기사들의 판단은 1집반차 이상이었다.
더는 해 볼 곳이 없어지자 이세돌은 아쉽게도 패배를 선언했다.
지난 9일 시작한 5번기를 모두 마치고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이세돌은 "챌린지 매치가 끝나서 아쉽고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해 아쉽다"며 "다시 한 번 부족함이 드러난 경기였다. 더 발전하는 이세돌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또 "실력 우위는 인정 못 하겠지만 집중력은 역시 사람이 이기기 어려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세돌은 알파고와 다섯 차례 대국한 바둑판에 직접 사인해 데미스 허사비스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에게 전달했다. 이세돌은 감사패를 받았다.
홍석현 한국기원 총재는 알파고에 우승 트로피와 명예 9단증을 수여했다.
허사비스 CEO는 알파고를 대신해 우승 트로피를, 알파고를 개발한 딥마인드팀의 데이비드 실버 팀장은 명예 9단증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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