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내용 사전 노출 심각 ‘골머리’… 긴장감 떨어뜨려 ‘재미 반감’
▶ 촬영 관련 인물들에 ‘제작비 책임’… 서약서 받고도 또 유출 ‘허탈’
무한도전
복면가왕
방송가는 지금 스포일러와의 전쟁이 한창 중이다.
제작진은 관련 인물들에게 스포일러(방송 내용이나 줄거리가 사전에 노출되는 것)에 대한 서약서를 쓰게 하고 법적 책임을 전가시킨다. 한 회 제작비를 책임져야 하기도 한다. 그만큼 그들에게 있어서 스포일러는 중요하다. 방송이 사느냐, 죽느냐는 모두 이 스포일러에 달렸다. 그러나 최근 몇몇 인기 예능 프로그램이 이 스포일러로 골머리를 썩었다. 반전과 결과가 무엇보다 중요한 프로그램인 만큼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들 역시 재미가 한층 반감되고 제작진들 역시 허탈할 수밖에 없다.
송민호 블랙넛 피타입 등 래퍼들의 날선 대결로 인기를 끌고 있는 케이블채널 엠넷 ‘쇼미더머니4’의 톱16 명단이 유출돼 제작진이 비상등을 켰다. 최근 온라인과 SNS를 통해 톱16 명단 공개라는 글이 나돌기 시작한 것. 불확실한 정보지만 공개된 내용에는 각 프로듀서와 한 팀을 이룬 명단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어 신빙성을 더했다.
제작진은 곧바로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쇼미더머니4’관련 불확실한 정보가 떠돌고 있는데, 시청자분들이 많은 관심 가져주셔서 이런 일도 생기는 것 같다”며 “시청자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스포일러의 확산에는 강경 대응할 예정이다”고 입장을 전했다. 스포일러는 프로그램의 긴장을 확 떨어뜨린다. 무엇보다 이 같은 스포일러 유출은 방송이 된 지 2회밖에 안된 시점에서 터진 거라 과연 ‘누가 올라갈까?’를 점쳐보며 프로그램을 보는 시청자들에게는 재미가 반감되는 요소일 수밖에 없을 터. 제작진도 시청자도 맥이 빠지는 행위다.
매 방송마다 스포일러와 싸움을 벌이는 프로그램도 있다. 바로 국민 예능 MBC ‘무한도전’이다. 다시 돌아온‘무한도전 가요제 2015’가 방송이 되기도 전부터 라인업이 공개되며 몸살을 제대로 앓았다.
2007년 강변북로 가요제 이후 올림픽대로 가요제,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 자유로 가요제까지 ‘무한도전 가요제’는 2년에 한 번씩 선보이고 대규모 프로젝트로 올해 10주년을 맞은 ‘무한도전’이 5대 프로젝트의 하나로 기획했다. 그만큼 게스트 섭외에 공을 들였다. 무엇보다 이번 파트너 선정은 MBC 예능 프로그램‘일밤-복면가왕’의 형식을 빌려와 더욱 철저한 보안 유지를 필요로 했다.
출연자 명단이 모두 밝혀진 뒤 ‘무한도전’의 김구산 CP는 “시청자가 출연자를 미리 알고 내용을 접하면 재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면서“‘무한도전’은 계속해서 스포일러와의 전쟁을 펼치고 있다. 각별히 보안 유지를 하고 있는데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복면가왕’ 역시 이 스포일러의 피해자가 됐다. 지난달 21일 ‘복면가왕’의 메인스폰서이자 온라인 음원사이트 벅스뮤직이 바로 스포일러의 주인공이었다. 벅스뮤직은 홈페이지 속 ‘복면가왕’게시판에 ‘혼자서도 빛났던 정은지의 복면가왕 도전기!(풀영상 독점 무료공개)’라는 제목으로 게시물을 올렸다. 이는 해당 방송이 아직 나가기 전으로 사진 속에는 복면을 벗고 환하게 웃고 있는 정은지의 모습이 담겨 있어 대중들의 공분을 샀다. 정은지뿐만 아니라 빅스의 켄과 나윤권이 활약하는 모습을‘선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벅스뮤직은 “콘텐츠가 사전에 유출될 수 있는 여러 위험 요소들을 보다 철저히 확인하지 못한 벅스의 책임”이라며 “유사한 문제가 재발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를 하겠다”고 사과를 하며 사건은 일단락됐다.
프로그램 측 차원에서도 이 같은 스포일러 문제를 없애고자 강력한 제재를 가하기도 한다. 현재‘복면가왕’은 녹화 시작 전에 청중 평가단에게 녹화 내용을 인터넷 등에 게재할 시 한 회 제작비를 책임진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받고 있다.
연출을 맡은 민철기 PD는 “‘책임을 진다’라고만 표현하면 모호하다. 한 회 제작비를 책임지라고 했는데 사실 스포일러가 퍼지면 한 회 제작비가 문제가 아니다. 타격이 엄청나다”며 “이러한 서약서 작성은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최소한으로 요구하는 선이다. 그게 싫다면 방청을 하지 않으면 된다. 이러한 서약서는 (스포일러가 중요한) 비슷한 프로그램에서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쇼미더머니4’측 역시 도전자들은 물론 촬영과 관련된 인물들에게 ‘스포일러 유출시 법적 제재를 받겠다’는 서약서를 받고 있다.
한 방송관계자는 “프로그램의 결과가 방송이 아닌 다른 루트로 알려지는 스포일러는 제작진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일이다. 누군가는 재미로 관련 내용을 퍼뜨리는 것이겠지만 제작진의 허탈함과 박탈감은 상당하다”면서도 “‘쇼미더머니4’같은 경우에도 서약서를 받았음에도 스포일러가 유출돼 난감한 상황이다. 제작진이 현장에 있는 수많은 눈과 귀를 감시할 수는 없다. 스포일러 앞에서 제작진의 고민은 깊어갈 수밖에 없다”고 한탄했다.
<조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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