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사라졌다 아침이 되면 한의원으로 ‘출근’
마치 자기집 지키듯 문 앞 하루종일 떠나지 않아
“어, 고양이네? 얘가 우리 집 앞에 왜 있지.”
얼마 전, 문병권 한의사(문 한의원 원장)는 낯선 고양이가 한의원 문 앞에 웅크리고 있는 걸 발견했다. 고양이는 하루 종일 자리를 뜨지 않고 애난데일의 한의원 주위를 서성거렸다.
처음엔 “곧 자기네 집을 찾아가겠지”라고 생각했지만 고양이는 ‘귀가’할 생각이 전혀 없는 듯했다. 애완동물을 잃은 주인이 애타게 찾을 거라 여겼지만 그런 기색도 전혀 없었다.
고양이는 밤이면 사라졌다 아침이면 한의원 문 앞으로 매일 출근을 했다. 그리곤 하루 종일 한의원을 떠나려 하지 않았다. 그런 고양이가 가엾고 기특해 문 원장은 먹을 것도 갖다 주고 쓰다듬으며 사랑을 표시했다.
한 달이 지나고 수개월이 지나도 고양이의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추위가 닥치자 문 원장은 아예 한의원 뒤편 창고에 고양이 집을 마련해주었다. 난방 시스템까지 설치해 춥지 않도록 배려해주었다.
시간이 갈수록 고양이는 한의원의 명물이 됐다. 오는 환자들마다 고양이가 한의원 문 앞을 종일 지키고 있는 모습을 보며 대견해 했다.
메릴랜드의 이동권 씨는 “한의원에 갈 때마다 고양이가 문 앞을 지키고 있어 신기 했다”며 “마치 자기 집을 지키듯 내내 그 자리를 떠나지 않아 영물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문 원장은 불청객 고양이에게 ‘나비’란 이름도 지어주었다. 나비는 문 원장이 나타나면 땅바닥에 뒹굴며 ‘무한애교’를 부린다.
문병권 원장은 “이제는 정이 들어서인지 한 가족 같단 생각이 든다”며 “나비가 눈에 안 보이면 무슨 일이 있나, 찾게 된다”고 말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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