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출의 문제는 결국 그 비용을 누군가가 부담해야 한다는 데 있다. 새로운 정책 프로그램은 사람들에게 그 혜택을 설명하면 여론조사에서 좋은 반응을 얻기 쉽다. 하지만 세금 인상을 언급하는 순간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그렇다면 유권자들이 꺼리는 세금을 걷지 않고도 거대한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면 어떨까? 예를 들어, 일론 머스크는 약 6,700억 달러가 넘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정부가 그중 단 5%만 가져가도 약 340억 달러를 확보해 의료, 보육, 친환경 에너지 등에 쓸 수 있지 않을까? 게다가 미국에는 거의 천 명에 가까운 억만장자가 있으니, 부유세만 도입하면 돈이 쏟아질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일이 그렇게 간단하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참고로 말하자면, 워싱턴포스트를 소유한 제프 베조스 역시 버니 샌더스 연방상원의원(버몬트)과 로 칸나 연방하원의원(캘리포니아)이 제안한 부유세의 주요 과세 대상이 될 것이다. 이 법안은 자산이 10억 달러를 넘는 사람에게 매년 5%의 부유세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10년 동안 약 4조4,000억 달러의 세수를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이 재원은 가정에 대한 직접 지원금과 함께 의료·교육 지출 확대에 쓰일 계획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부유세가 헌법에 위배될 수 있다는 강력한 주장들이 존재한다. 더 불행한 점은, 부유세가 여러 나라에서 이미 여러 차례 시행되었다가 대부분 폐기되었다는 사실이다. 많은 국가들이 이러한 세금이 행정적으로 관리하기 어렵고 자본 유출을 초래하며 실제 세수도 크지 않다는 점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토론토대 경제학자 조셉 스타인버그의 분석에 따르면, 샌더스-칸나 법안이 시행될 경우 세수는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 세율이 높아질수록 탈세의 유인이 커지고(세금이 올라가면 처벌 위험을 감수하고 탈세하려는 유인이 증가한다), 경제 생산도 감소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탈세를 강력히 단속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자본 과세가 저축과 생산을 위축시킨다는 ‘경제학 입문 수준’의 논리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보자. 그래도 여전히 회의적일 필요가 있다.
사람들에게 실제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면, 종이 위의 부가 아니라 그 재화와 서비스의 공급을 봐야 한다. 부란 미래의 자원에 대한 권리다. 예를 들어 기업의 이익에 대한 권리이거나 특정 주택에 거주할 권리 같은 것이다. 이러한 권리는 가치가 있고, 사람들은 그것을 얻기 위해 현재의 소비를 일부 포기하기도 한다.
거시경제 차원에서 보면 결국 장부는 맞아야 한다. 미국인이 소비할 수 있는 양은 결국 미국이 생산하는 양을 넘을 수 없다. 물론 몇 가지 예외는 있다. 우리는 주택이나 가구 같은 내구재를 사용하고, 와인이나 석유 같은 저장 가능한 재고를 소비하며, 해외에서 차입하거나 자산을 팔 수도 있다. 그러나 큰 원칙은 동일하다. 소비는 결국 실제 재화와 서비스의 공급량에 의해 제한된다.
사람들은 머스크의 6,700억 달러 자산을 보고 그것이 6,700억 달러 상당의 서비스, 예를 들어 부유세 법안에서 언급된 의료나 교육으로 바뀔 수 있다고 상상한다. 하지만 머스크가 수천억 달러어치의 치과의사나 초등학교 교실을 쌓아두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가 가진 것은 주식 증서일 뿐이며, 그것은 의료나 교육에 직접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붕대도 아니고 메모지로 쓰기도 어렵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억만장자의 소비를 다른 사람들에게 이전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문제는 억만장자들의 소비가 상당한 자원을 사용하기 때문에 비싼 것이 아니라, 희소하기 때문에 비싼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호화 리조트에서 보이는 멋진 경치는 미국의 암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한 마크 저커버그의 1억7,000만 달러짜리 대저택을 의료 서비스로 쉽게 바꿀 수도 없다. 게다가 억만장자들이 소비 대신 저축과 투자를 줄인다면 장기적으로 경제 전체가 더 가난해질 위험도 있다.
유럽의 복지국가들이 부유세가 아니라 부가가치세(효율적인 형태의 소비세)에 의존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만약 부자들에게서만 돈을 짜내 복지국가를 운영할 수 있었다면 북유럽 국가들은 이미 그렇게 했을 것이다. 실제로 덴마크는 부유세를 폐지했고(최근 재도입 움직임이 있지만), 노르웨이의 1% 부유세는 GDP의 약 0.6% 정도 세수를 올리는데, 최근 세율이 조금 인상되자 초부유층의 해외 이탈을 초래했다. 그래서 이들 국가는 대신 민간 소비를 더 비싸게 만드는 세금을 사용한다. 그렇게 하면 사람들이 소비재를 덜 구매하게 되고, 그만큼의 자원을 공공 서비스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실제로 작동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많은 사람들은 미국인들도 이런 선택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것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민주당이 미국인들의 동의를 얻고 싶다면, 바로 그 점을 정직하게 설명해야 한다. 만약 미국이 이런 교환을 해야 한다고 믿는다면, 진보 진영이 실제 비용을 설명하는 대신 “돈 한 푼 쓰지 않고도 막대한 지출을 할 수 있다”고 설득하려는 이색적인 세금 제안에 집착하는 현실을 우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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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건 매카들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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