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연노 KBS 출연거부 기자회견.."연기자들 생계 위협"
이순재(77), 송재호(73), 김영철(59) 등 베테랑 연기자들이 20일 드라마 출연료 미지급 사태에 대해 방송국의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여의도에서 열린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이하 한연노)의 KBS 출연거부 관련 긴급기자회견에 참석해 "우리 드라마는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지만 배우들은 돈을 받지 못한다. 창피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성토했다.
앞서 한연노는 2009-2010년 KBS를 통해 방송된 외주제작 드라마 5편에서 총 12억7천400만 원의 출연료 미지급금이 발생했다며 지난 12일 KBS를 상대로 출연 거부에 돌입했다.
한연노는 이를 KBS가 해결해 줄 것을 요구하지만, KBS는 이미 제작비를 제작사에 전액 지급했기 때문에 제작사로부터 출연료가 지급되지 않은 것은 전적으로 외주제작사의 책임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이순재는 "연기자들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며 "출연료 미지급과 관련해 KBS의 책임 있는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간 배우들은 방송이 끝날 때까지 출연료를 받지 못해도 방송은 시청자와의 약속이라는 생각 때문에 버텨왔다"며 "그런데 그랬던 사람들이 돈을 못 받고 있다. 이게 한두 번이 아니라 누적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방송국이 조금만 도와주고 식구처럼 챙긴다면, 연기자들의 노력을 인정해준다면 충분히 해결될 것으로 본다"며 "우리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 최선을 다해 일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길 방송사에 간절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송재호는 "드라마 제작 환경이 외주제작 시스템으로 바뀐 이후 문제가 많이 생겨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김영철은 "이번 사태는 생존권, 기본권을 위한 투쟁"이라며 "연기자 입장에서 절실한 상황이다. 일하고 나서 돈을 제대로 받지 못한 부분에 대해 슬기롭게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연노는 "해마다 회원들의 연봉을 조사하는데, 70%의 배우들이 연봉 1천만 원 미만이며 이 수치는 몇 년째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며 출연료는 연기자들의 생계와 직결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연노는 외주제작사의 출연료 미지급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제작사가 드라마 촬영 종료 전까지 출연료를 완납하거나 방송사가 직접 출연료를 지급하는 등 두 가지 방법을 KBS에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이에 대해 KBS는 공식자료를 내고 "방송사가 직접 출연료를 지급하는 것은 정부의 외주제작정책과 배치돼 비현실적"이라고 반박했다.
KBS는 "드라마 외주제작 계약은 방송사와 제작사간 드라마 제작 및 납품에 관한 권리와 의무를 정하는 것"이라며 "출연료 지급계약에 대한 책임을 방송사가 부담한다면 정부의 외주제작 인정기준에서 벗어나게 돼 방송영상산업의 활성화를 기하기 위한 정부 정책과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KBS는 또한 "방송사는 외주편성 비율 등 정부정책에 따라야 하며 방송사가 모든 드라마를 자체 제작하는 것은 정책에도 빗나갈 뿐 아니라 현실적이지도 않고 시장원리에도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