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의 품격’으로 연기데뷔.."연기, 잘할때까지 하고파"
저도 콜린이 도진 아빠 곁에 남게 될지 엄마한테 돌아갈지 너무 궁금해요. 그런데 아직 마지막 대본이 나오지 않아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웃음)"
시청자도 궁금하다. 오는 29일 막을 내리는 SBS TV 주말극 ‘신사의 품격’의 결말이.
극중 장동건(김도진 역)의 ‘난데없이 나타난 아들’ 콜린을 연기 중인 이종현(22)을 지난 24일 인터뷰했다.
그는 인기밴드 씨엔블루의 멤버다. 2010년 혜성같이 나타나 금세 한류스타 반열에 오른 러키가이.
그런데 ‘행운’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연기자로서도 출발이 좋다. 인기작에서 스타급 선배들과 호흡을 맞추는 와중에 그 자신도 주목을 받은 것이다.
"저도 제가 운이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씨엔블루가 한류스타라 불리는 것에 대해서도 되게 부담스러운데 이렇게 데뷔작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으니 제가 가진 것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는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럴수록 더 좋은 모습을 보여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종현은 사실 연기에 관심이 없었다. 자신과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씨엔블루 멤버 중 정용화와 강민혁이 먼저 연기에 도전했지만 그들을 보면서도 남의 일로만 여겼다.
"평생 음악만 할 줄 알았어요. 동료가 연기를 해도 별로 관심이 없었죠. 이번에 오디션을 보라는 제안이 들어왔을 때도 무척 당황했어요."
하지만 자신도 알게 모르게 어느 정도 준비는 돼 있었던 듯 하다.
"지난 2년 일본 투어를 하면서 일어 공부도 할 겸 일본 드라마를 많이 봤어요. 그러다가 배우들의 연기가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고 자연스럽게 한국 드라마도 다 찾아보게 됐어요. 그렇다고 제가 직접 연기를 하게 될 줄은 몰랐지만 배우들의 연기에 빠져들면서 음악이나 연기나 다 같은 예술인데 나도 하면 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은 해봤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해보니 연기는 역시 어려웠다.
"어유, 연기와 음악은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더라고요. 막상 해보니 너무 어려운 거에요. 하지만 그만큼 재미도 있어요. 연기를 통해 ‘내가 아니면서 내가 아닌 것도 아닌’ 그런 상태를 경험하는 게 신기하고 짜릿해요. 그래서 처음 10회는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너무 바쁘고 긴장됐지만 그 다음 10회는 드라마가 끝나간다는 게 아쉬워지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너무 슬퍼요."
물론 그의 연기력을 논할 단계는 아니다. 하지만 그는 콜린의 까칠하고 당찬 캐릭터와 해사한 외모로 눈길을 끄는 데 성공했다. 일각에서는 그에게 이국적인 향취가 난다는 반응도 나왔다. 콜린처럼 출생의 비밀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인 것.
"저한테서 혼혈의 느낌이 난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너 한국 사람 아니지?’ 등의 말을 많이 들어서 남몰래 고민도 많았고요. 그래서 부모님께 물어보기도 했는데 전 출생의 비밀이 없대요. 100% 한국 사람이고 우리 부모님 밑에서 태어났대요.(웃음)"
그는 "밴드 활동할 때는 ‘화면발’을 안 받는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는데 이번 드라마에서는 내가 봐도 만족스럽게 나와 기뻤다. 역시 ‘조명발’이 중요한 것 같다"며 웃었다.
출생의 비밀은 없지만 그도 콜린처럼 어린 시절 일본에서 4년을 보내며 성장했다. 극 중 일어 대사를 구사하는 게 자연스러웠던 것도 그런 영향이 있다.
"네 살부터 여덟 살때까지 오사카에서 살았어요. 일어로 의사소통은 되죠. 그래도 극 중에서 일어로 연기하려니 그건 좀 어색했어요. 처음엔 내가 왜 이러지 했는데, 생각해보니 한국말로 연기하는 것도 어려운데 일본어로 하는 게 어디 쉽겠어요?(웃음)"
그는 이제 연기에 대한 꿈도 키우게 됐다.
"한 작품밖에 안 해봐서 잘은 모르지만 이번 작품의 분위기와 스태프, 선배들이 너무 좋았어요. 제 분량이 없을 때도 촬영장에 놀러 갈 정도였으니까요. 너무 즐겁게 작업을 했더니 연기에 대한 욕심이 생겼어요. 한번 시작했으니 잘할 때까지 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이종현은 ‘신사의 품격’을 통해 가수로서도 색다른 경험을 했다. ‘신사의 품격’ OST ‘내 사랑아’를 통해 씨엔블루가 아닌 이종현으로 ‘단독 플레이’를 한 것. ‘내 사랑아’는 각종 음원 차트를 휩쓸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씨엔블루가 아닌 내 이름을 걸고 노래를 낸 게 처음인데, 그게 음원차트에 오르고 드라마 엔딩신에 걸리는 것을 보면서 짜릿함을 느꼈어요. 이번 작품을 통해 여러 가지로 시야가 넓어졌습니다. 그전에는 음악만 하기에도 벅차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이렇게 연기를 하고 있으니 놀랍죠. 또 연기가 어려웠지만 드라마를 찍으면서 노래를 5-6곡 작업하는 등 연기가 감성적인 부분을 많이 자극했어요. 연기가 음악에도 도움이 많이 되는 것을 경험했으니 앞으로 계속 병행하고 싶어요."
"더 넓은 세상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간 내가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그는 "이제 우물 밖으로 나오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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