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형 헬륨 비행선 ‘굿이어 블림프’ 탑승 취재기
미국의 대표적 타이어 제조사인 ‘굿이어’(Goodyear)사의 대형 헬륨 비행선은 주요 스포츠 중계와 각종 행사에서 고공비행을 하며 촬영을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20일, 사우스베이 지역 카슨에 위치한 비행기지에서 흥분과 기대 속에 올라탄 대형 헬륨 비행선은 눈앞에 새로운 세계를 펼쳐보였다. 굿이어 비행선은 현재 남가주 사우스베이 지역 카슨의 비행기지를 포함, 미국 내 3곳 등 전 세계적으로 5곳에서밖에 운행되고 있지 않다. 굿이어사의 엘리자베스 플린 홍보담당 매니저는 “한국일보의 굿이어 블림프 탑승 취재는 전 세계에서 아시아계 언론사로서는 최초”라고 말했다.
굿이어 비행선을 타고 LA 다운타운 상공에서 한인타운 쪽을 바라본 모습. 10번 프리웨이와 110번 프리웨이가 만나는 도산 안창호 인터체인지 너머로 건물들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위는 ‘스피릿 오브 아메리카호’가 본보 영문명인 ‘Korea Times’를 전광판에 비추고 있다.
GPS·레이더 코드기·촬영 안정장치 등 첨단
조종대 없이 양발로 좌우 이동 ‘원시적 운항’
굿이어 비행선 스피릿 오브 아메리카호 조종석 내부에서 맷 세인트존 기장(앞줄 왼쪽)이 본보 취재진에게 비행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영어로 ‘블림프’(blimp)라고 불리는 비행선 ‘스피릿 오브 아메리카’호의 모습은 웅장함 그 자체였다. 길이 192피트에 폭 50피트, 높이 59.5피트의 거대한 비행선 안에는 20만2,700큐빅피트의 헬륨개스로 가득했고 무게는 1만2,840파운드에 달했다.
조종석인 곤돌라 탑승 절차는 그야말로 원시적. 비행선 착륙 때 건장한 지상근무 요원들이 3명씩 2팀으로 나눠 비행선 앞에 위치한 2개의 ‘무어링’(mooring) 로프를 잡아 고정시킨다. 헬륨 풍선이라 바람에 의한 움직임이 크기 때문에 이를 고정시켜야 한다. 나머지 요원들은 탑승용 계단을 탑승문 밑에 설치하며 일부는 풍선 앞에서 방향지휘를 맡는다. 취재진은 탑승요원들의 지시에 따라 이전 탑승자가 내린 후 한 사람씩 올라탔다. 조종사도 이때 교체됐다. 착륙 후 탑승시간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3분.
취재진이 탑승한 후 비행선은 바로 수직에 가까운 가파른 각도로 상승, 110번 프리웨이 상공에 이른 후 평행운항을 시작했다. 이때 고도는 1,000피트다.
LA 다운타운의 LA 라이브, 리츠칼튼, 스테이플스 센터, LA 컨벤션 센터, 빽빽이 들어선 다운타운 빌딩들을 뒤로하고 시원하게 동서남북을 가로지르는 10번, 110번 프리웨이, 그리고 그 위의 그려진 긴 차량행렬이 눈 아래 펼쳐졌고, 저 멀리에는 마운트 윌슨의 파노라마가 대조적이었다.
곤돌라 내에는 총 4대의 GPS와 레이더 코드기, 각종 무선기기 등 첨단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조종석 위에 있는 스크린에는 실시간 날씨 레이더가 LA 인근 현재 구름의 모습까지 보여줬다. 하지만 비행선 조종은 비전문가가 보기에 의외로 ‘원시적’이었다. 조종사는 조종대 없이 양발로 비행선의 좌우를, 조종석 옆에 달린 ‘조종휠’로 블림프의 상하를 조종한다.
110번 프리웨이를 따라 다운타운으로 향하기 시작한 비행선은 105번 프리웨이에 이르자 고도를 900피트 이하로 낮추기 시작했다. LAX로 착륙하는 항공기와의 고도 차이를 두기 위함이다. LAX로 향하는 사우스웨스트 소속 여객기의 모습이 오른쪽으로 들어왔다. 세인트존 기장은 “LAX 관제탑과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아야 한다”며 “비행선 경로가 LAX 착륙경로를 가로지르기 때문에 반드시 취해야 하는 조치 중 하나”라고 말했다.
105번 프리웨이를 어느 정도 지니자 스피릿 오브 아메리카호는 다시 고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스피릿 오브 아메리카호가 다운타운 인근에 들어서자 왼쪽으로 LA 콜러시엄과 USC 대학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LA 메모리얼 콜러시엄의 모습은 풋볼 중계방송 때 TV에서 보던 모습과 일치했다. 이날 경기장 잔디는 하얀 비닐로 덮여 있었다. 세인트존 기장은 “스포츠 경기 때 항공 촬영 시에는 강한 바람에도 안정된 화면을 제공하는 ‘자이로’(Gyro) HD 카메라가 곤돌라 밑에 장착돼 선명한 경기장 모습을 전한다”고 말했다.
곤돌라 내 GPS가 비행선이 피코 애비뉴 선을 따라 서쪽으로 운항하고 있다고 표시했다. 오른쪽 창문으로 비쳐지는 윌셔의 고층 건물들이 한인타운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했다. 비행선이 버몬트 애비뉴 인근을 지나가자 LA 한인축제가 열린 서울국제공원 내 각 부스가 정돈된 모습으로 한 눈에 들어왔다.
스피릿 오브 아메리카 호는 북쪽으로 기수를 돌렸고 6가 쪽으로 왼쪽으로 선회 행콕팍 지역을 지나갔다. LA 시장 관저, LA 총영사관 관저, 스카티시 오디토리엄이 눈앞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북쪽으로는 멀리 ‘할리웃’ 사인이 들어왔으며 베벌리힐스 지역까지 눈앞에 펼쳐졌다.
비행선은 행콕팍에 위치한 한국일보 건물 상공에서 ‘U턴’, 다운타운 쪽으로 기수를 돌려 105번 프리웨이를 지나며 고도를 다시 낮췄다. 이후 카슨에 이른 비행선은 기지 상공을 2바퀴 정도 돈 뒤 비행선 앞부분 ‘노스콘’을 45도 각도로 급하강하며 착륙을 시도했다. 이후 비행선은 ‘쿵’하는 소리와 함께 지상에 안착했고 취재진을 반기는 지상요원들은 재빨리 무어링 로프를 잡고 비행선을 고정시켰다. 총 1시간10분의 멋진 비행을 마치는 순간이었다.
■굿이어 블림프는
지난 1926년 군사용으로 제작된 블림프는 2차 대전 당시 샌피도로 항을 입·출항하는 군함선의 경호를 맡았다. 1932년 LA 올림픽을 시작으로 각종 스포츠 이벤트에 등장하기 시작한 굿이어 블림프는 지난 1960년 대학풋볼 ‘오렌지 보울’(마이애미) 때 최초로 상공촬영 방송을 시작했다. 헬륨개스로 공중에 떠있기 때문에 곤돌라 내에는 안전벨트가 없다. 엔진 없이 착륙이 가능하고 불시착의 염려가 없다고 한다. 대신 비행선 이·착륙 추진과 운항은 2개의 경비행기용 프로펠러가 담당한다. 최고 시속 50마일까지 낼 수 있으나 평균 35마일 속도를 유지한다.
스피릿 오브 아메리카호는 하루 8시간씩 1주일 5~6일 운행된다. 일반인은 탈 수 없으며 주로 상공촬영을 위한 언론 관계자만이 탈 수 있다고 관계자는 말한다. 아이젠하워, 제럴드 포드, 로널드 레이건 등 역대 대통령들과 자니 뎁, 해리슨 포드 등 할리웃 연예인이 역대 탑승자 명단에 올라 있다.
<글 이종휘·사진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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