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9일 정부가 제시한 8월2일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 시한이 도래하고 있지만 협상의지를 보이지 않는 공화당을 겨냥해 7월4일 독립기념일 휴회를 반납해서라도 협상을 서두를 것을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정부 채무상한을 증액하지 못할 경우 파국이 초래될 것이라고 제시한 시한 8월2일은 "단순한 협박 전술"이 아니며 "명백한 데드라인’(hard deadline)이라고 경고하며 이같이 말했다.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전날 한 인터뷰에서 8월2일 시한은 재무부가 설정한 "인위적인 가공의 날짜"라며 시한에 구애됨이 없이 공화당의 주장을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날짜는 추상적인 시한이 아니다"라며 "미국 정부가 사상 처음으로 빚을 갚지 못한 채 디폴트 상태가 될 경우 미국 경제의 여파는 엄청나고 예측불허의 사태가 빚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의 상황을 교통신호등에 비유하며 "지금은 빨간 불은 아니지만 노란 불이 깜빡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채무상한을 올리지 않은 상태로 8월2일 데드라인을 지날 경우 "자본시장이 어떻게 작동할지 알 수가 없다"며 중대 상황을 경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조속한 정부채무상한 증액 협상 타결을 촉구하면서 이번주말까지 협상에 실질적 진전이 없다면 일주일동안의 7월4일 독립기념일 휴회기간도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주말까지 실질적 진전이 없다면 의원들은 예정된 것들을 취소하고 타결될 때까지 워싱턴에 머물러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의원들은 일주일 일하고 일주일 쉬면서 ‘대통령이 협상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의원들은 워싱턴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며 "나는 줄곧 아프간, 빈 라덴, 그리스 위기 문제로 워싱턴에 있어왔다"며 협상의 조속한 타결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두 딸 말리아, 샤샤가 미리미리 숙제를 하는 점을 예로 들며 느릿느릿 움직이는 의회가 어린이들만도 못하게 행동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말리아나 샤샤는 대개 하루전날 숙제를 끝낸다. 밤샘하는 일이 없다. 말리아는 13살이고 샤샤는 10살이다"라며 "의회도 말리아나 샤사처럼 똑같이 할 수 있다"고 말해 기자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민주당이 정부재정적자 해결을 위해 복지프로그램에 "고통스러운 삭감"을 감수할 의지를 보이는 만큼 공화당도 부유층 감세혜택을 중지시키는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적자를 줄이려면 회사 전용기나 정유회사, 헤지펀드들에 대한 감세혜택을 줄여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대학생들의 장학금 혜택을 박탈해야 한다"고 공화당의 결단을 압박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성기홍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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