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용시장의 새로운 풍속도… 마흔에 무보수 인턴
카르멘 트루타니치 LA 시검사장이 인턴 검사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예산 삭감으로 신규채용이 동결되면서 LA 시검찰청은 무보수 인턴들에 의존해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고용시장이 얼어붙자 경력 갖춘 실직자들이 무보수 인턴으로 나서고 있다.
말리부에 거주하는 40세 여성 애슐리 세인트 존스-제이콥스는 보통 새벽 5시에 일어난다. 8시까지 LA 시검찰청에 출근하기 위해서다. 하루 종일 그는 검사로서 경범죄 케이스들을 처리하고 종종 일거리를 싸들고 귀가한다. 그런데 그는 봉급을 받지 않는다. 시 검찰청이 신규 채용을 동결시킨 가운데 그는 무급 인턴으로 거의 1년을 일하고 있다. 언젠가 채용의 문이 열리면 일자리를 얻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 때문이다. 그러니 생활은 아주 빡빡하다. 할리웃 스튜디오의 확성기 전문가로 일하는 남편의 봉급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언젠가는 고용을 하겠지요.”
실직상태로 오래 있으면 취업에 불리
돈 안 받아도 일하는 게 경력에 도움
새로운 종류의 인턴이 등장했다. 실업률은 여전히 높고, 지금의 경제가 만들어내는 일자리로는 전국 1,370만 실업자들을 채용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애슐리 같이 근무 경험 많은 직원들이 전에는 생각도 할 수 없던 일을 하고 있다. 무료 봉사이다.
물론 모두 보수를 받으며 일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단지 직장이라는 환경에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한다. 집에 그대로 있으면 근무능력이 쇠퇴하기 쉽고, 새 직장을 구할 때 이력서를 쓰면서 몇 년 간의 공백을 설명하기가 난감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무보수로 일하며 고전하는 근로자들의 숫자가 얼마나 되는 지에 대한 정
확한 통계는 없다. 하지만 주변에서 들리는 말들, 그리고 크레이그스리스트 같은 사이트를 통한 구직 광고들을 보면 회계사, 제빵사, 웨이트레스, 간호사 등 보수는 없어도 일터에 발만 들여놓겠다는 희망자들이 상당히 많다.
베니스의 알리 에이브람스(25)는 제빵사가 되고 싶다. 하지만 근무 경력이 없으니 일자리 찾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래서 크레이그스리스트에 무보수로 베이커리에서 일하고 싶다는 광고를 냈다.
“내가 파트타임으로라도 취직할 가능성은 거의 없거든요”
그는 언젠가는 자기 베이커리를 여는 것이 희망이다.
최저임금법은 고용주가 직원을 최저임금 이하 보수로 고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한편 무보수 인턴은 이런 규정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노동청은 무보수 직원이 일을 하는 대가로 뭔가는 얻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무보수 직원에게 도움이 되는 훈련, 직업학교에서 제공하는 것과 비슷한 훈련을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 인턴은 정규 직원을 대체할 수 없고 인턴기간이 끝난 후 일자리를 보장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에서는 비판이 없지 않다. 고용주들이 정식으로 직원을 채용하는 대신 자원봉사자를 이용함으로써 나쁜 경기를 교묘히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기업들이 경비 절감을 위해 의도적으로 무보수 인턴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나이 들어 무보수로 인턴을 하는 많은 사람들은 근무 경험이 풀타임 일자리로 연결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항상 그런 기대가 채워지는 것은 아니다.
마리사 밀란(26)은 샌타애나의 한 사무실에서 무보수 의료보조원으로 360시간을 일했다. 하지만 그 시간을 다 채웠을 때 일자리가 주어지지 않았다. 지금 그는 다른 회사에서 고객 서비스 담당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의료 보조원으로 훈련기간을 다 마쳤어도 소용이 없었다.
“이 분야에서 무보수로 일할 기회는 많아요. 하지만 보수를 주는 일자리는 없어요.”
자격을 충분히 갖춘 사람들이 기꺼이 무보수로 일한다는 사실은 캘리포니아의 노동시장이 얼마나 나쁜 지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이라고 UC버클리의 노동과 고용 연구소의 이코노미스트 실비아 알레그레토는 말한다.
새크라멘토 카운티 검찰청에서 무보수 검사로 일하는 타라 맥매니걸(31)은 이렇게 하는 것이 검사가 되고 싶은 그의 꿈을 이루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한다. 샌프란시스코 법률회사에서 연간 17만달러를 받고 일했던 그는 검사가 되고 싶어 직장을 그만두었다. 그리고 지난 11월부터 기소를 하고 있다.
생활하는 비용은 이전 직장에서 모아둔 돈으로 버티고 있다.
“경제는 좋지 않고, 검사 자리를 구하기는 정말로 어려워요. 계속 구직 신청을 했지만 번번이 돌아오는 말이 검사로서 경력이 부족하다는 것이었어요.”
캘리포니아 전역의 정부기관들은 예산문제 때문에 자원봉사자들을 쓰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LA 시검찰청은 신규 채용을 동결했다. 많은 기관들이 비슷한 형편이다.
카르멘 트루타니치 시검사장이 그래서 만든 것이 예비역 검사 프로그램이다. 세인트 존스-제이콥스 등 100명 정도의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
트루타니치 시검사장은 지난 2009년 시정부가 예산을 대폭 삭감했을 때 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인턴 검사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절도, 가정폭력, 음주운전 등 케이스를 기소하는 법을 배운다. 전 같으면 보수를 받는 정식 검사들
이 할 일을 이들 무보수 인턴들이 맡고 있다.
예산 압박으로 인해 시의회가 추가 검사 채용을 승인하는 일은 가까운 장래에 없을 것이라고 검사장은 말한다.
“하지만 마침내 검사 채용이 승인되면 자격 충분하고, 경험 많으며, 능력을 이미 시험받은 후보들이 많이 확보될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게 언제쯤일지는 트루타니치 시검사장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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