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즈벨트 고교 방과후 한국어반 개설, 이민 2-3세 만학도들 한국어 집필 목표
한류열기와 더불어 세대를 초월한 한국어 공부 열기가 이민 108주년을 맞은 하와이 한인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하와이대학교의 연방보조 프로그램 한국어 플래그십에 참가하는 미주내 대학생들의 열기 못지 않게 최근 루즈벨트 고등학교에서도 방과후 학점 취득이 가능한 한국어 강좌를 개설해 매주 화, 목요일 청소년들의 한국어 공부 열기를 북돋우고 있다.
그런가 하면 한인 이민역사가 숨쉬고 있는 한인기독교회에서도 2006년부터 사탕수수 농장 이민 후손들이 한인 2-3세를 위한 한국어 강좌가 이어지고 있다.
매주 수요일 오전10시부터 열리고 있는 릴리하 스트릿의 한인기독교회 한국어 강좌는 이 강좌의 유일한 남학생인 알프레드 김옹의 ‘차렷! 경례! 의 구호로 시작된다.
우남 숭모회 김창원 회장의 부인으로 널리 알려진 아이리스 김(72) 강사가 지도하고 있는 이곳 한국어반 수강생들은 평균 연령 70넘어 한국어 공부를 새롭게 시작했다는 점외에도 이들이 젊어서는 법조계나 학계, 미 해군 장교직 등 전문분야에서 활동한 엘리트들로 모국어 공부에 임하는 만학도들의 수업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수준이 높다 보니 한국어 강좌가 한국의 다양한 사회적 이슈의 토론장으로 변하기 일쑤인데 강사의 지적수준 또한 만만치 않아 이들의 심도높은 질문에도 거침없는 대답을 하며 학생들의 한국에 대한 지칠 줄 모르는 관심을 유도해 간다.
이들은 뒤늦게 시작한 한국어 공부이지만 향학열 만큼 젊은이들에게 뒤지지 않아 한국어 강좌를 통해 한국어로 쓰는 ‘우리들의 이야기’ 책자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과제물을 열심히 챙기며 나름대로의 한국어 공부 열기를 더하고 있다고 한다.
유창한 한국어와 영어실력 학생들이 어떤 질문을 해도 한국과 관련한 해박한 지식으로 답변하는 아이리스 김 강사의 강의 준비는 다름아닌 교사 스스로 평소 궁금한 점을 참지 못해 언제나 책을 항상 옆에 두고 읽는 습관이 학생지도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
루즈벨트 고교 방과후 한국어 강좌
루즈벨트 고등학교에 한국어 강좌가 개설돼 방과후 매주 목요일과 화요일 오후 3시반부터 5시15분까지 14명의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루즈벨트 고교의 한국어 수업은 하와이 주립대 한국어 전문구사자 양성기관인 플래그십 센터(소장 손호민)가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아 개설했다.
하와이 공립교 내 한국어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는 한국어 플래그십 센터의 고혜진 언어학박사는 “아직까지 하와이에는 한국어를 정식 교과목으로 채택한 공립학교가 없지만 이번 프로그램을 이수한 학생들은 체계적인 한국어 교육뿐만 아니라 한국의 전통과 현대문화를 실습을 통해 체득하고 실생활에 응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루즈벨트 고교의 리사 ‘조이’ 안드레스 교감은 “글로벌 시대를 맞아 내년부터 국제 공통 대입자격을 갖춘 ‘IB 스쿨’을 목표로 외국어 부문의 교과목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학생들의 견문을 넓히고 국제사회에 대한 소양을 길러 미래의 차세대 리더를 양성한다는 차원에서 학교측에서도 한국어의 정규수업화를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어강좌가 정규 외국어 과목으로 도입되려면 우선 전문자격증을 갖춘 능력 있는 교사의 확보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루즈벨트 고등학교의 한국어 강좌 프로그램의 지도를 맡고 있는 손재연 강사는 현재 하와이대 제2외국어학과의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대학원생이다.
손 강사는 “이번 한국어 강좌는 한학기분인 0.5학점이 주어지는 선택과목의 하나로 시범 도입됐고 학생들의 한국어 성적이 종합성적에도 반영되는 만큼 가볍게 들을 수 있는 수업은 아니다. 그러나 학생들 자신이 한국문화, 특히 최근 인터넷과 같은 매체들을 통해 접할 수 있는 한국의 대중문화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수업에 임하고 있어 많은 실력향상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현재 루즈벨트 고교의 한국어 강좌는 한인 2세들 뿐만 아니라 로컬 학생들도 등록해 교과서에서 배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요리와 각종 문화실습체험을 통해 접근해 나가고 있다.
<김민정 기자>
<사진설명: 매주 화, 목요일 방과후에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루즈벨트 고교 학생들,
매주 수요일 한인기독교회 한국어 강좌에서 만학을 불태우고 있는 학생들,
한국어 과제물을 점검하고 있는 학생들,
루즈벨트 고교의 로널드 노무라 교감, 손재연 한국어 강사, 리사 ‘조이’ 안드레스 교감(사진 왼쪽부터),
한인기독교회 한국어 강좌를 지도하고 있는 아이리스 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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