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되돌아 본 2009년’ 본보 사회부 기자 방담
오바마 취임 미국 변화 실감… 자살 유난히 많아
OMC 내분·봉사단체장 고액연봉 취재 땐 씁쓸
넉달간 ‘희망캠페인’ 한인사회 따뜻한 소식 전해
-올해는 미국 역사상 최초로 소수계 대통령에 당선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식을 갖는 등 ‘빅뉴스’들이 쏟아져 나온 한해였죠. 그래서인지 사회부 기자들은 밤낮 없이 취재현장을 누비며 생생한 뉴스를 한인사회에 전달하는데 최선을 다했습니다.
-새해 벽두 많은 한인들이 기다려온 LAPD 올림픽 경찰서(서장 매튜 블레이크)가 공식업무를 개시, 한인타운 치안 강화를 위한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습니다. 경찰서 내부를 둘러보니 각종 첨단시설이 가득 차 있었고 한인 경관 및 수사관도 30명 가까이 배치돼 한인사회에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LAPD의 의지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블레이크 서장은 부임 후 매달 소속 경관들을 한국문화원에 파견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우도록 조치하는 등 한인사회와 친해지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 많은 한인들을 흐뭇하게 했습니다.
# WBC 한국 준우승 아쉬워
-지난 3월 LA 다저스 스테디엄에서 한국과 일본의 결승전을 끝으로 막을 내린 제2회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은 미주 한인사회 전체를 ‘대~한민국’ 구호아래 하나로 묶는 역할을 했습니다. 아쉽게도 한국은 결승에서 라이벌 일본에 3대5로 석패해 준우승에 그쳤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은 한인들의 가슴속에 영원히 영웅으로 남을 것입니다. 대회가 끝난 지 9개월이 지났지만 그 때의 흥분과 감동이 아직 가슴속에 맴돌고 있지요. 다음 대회에선 한국 대표팀의 세계정상 등극을 기대해 봅니다.
-올 한해는 한국과 미국에서 자살사건이 유난히 많았던 해였습니다. 특히 비리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투신자살 사건은 한국은 물론, 미주 한인사회에도 엄청난 충격을 던졌습니다. 전직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은 개인적 비극이기도 하지만 국가의 이미지를 실추시켰다고 흥분한 한인들도 꽤 많았지요. LA에서는 남편과 가정불화를 겪던 한인 여성이 남편이 운영하는 업소를 찾아가 분신자살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 많은 한인들을 우울하게 만들었습니다. 돈도, 명예도 다 좋지만 무엇보다 ‘가정의 평화’가 가장 소중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약 3년을 끌어온 동양선교교회 내분사태가 지난 11월 강준민 담임목사의 사퇴로 일단락됐습니다. 재판에서 이긴 쪽은 소송을 제기한 장로 측인데 겉으로는 강 목사 측이 이긴 것처럼 보여 눈길을 끕니다. 현재 장로들이 남아있는 동양선교교회는 출석교인 수와 헌금이 절반 정도로 줄어 분위기가 가라앉은 반면, 강 목사가 새로 개척한 교회는 청년,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한번 해보자’라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지요. 내년에 두 교회가 서로 경쟁하면서 발전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한인타운 구역설정 빅이슈
-한인타운 구역설정 문제도 올 한해의 빅 이슈였죠. 2008년 말 방글라데시 커뮤니티가 한인타운 한복판에 ‘방글라데시 타운’을 건설하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 문제가 표면 위로 떠올랐는데요. 한인 커뮤니티는 잇따른 공청회와 서명운동을 거쳐 ‘피코-후버-멜로즈-크렌셔’에 이르는 넓은 구역을 한인타운으로 지정해 달라는 청원서를 시의회에 제출하며 맞대응을 했고 결국 한-방글라데시 커뮤니티는 3가 선상에 ‘방글라데시 거리’를 조성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방글라데시 타운 추진에 이어 연말에는 타운 내 엘살바도르 거리 조성 문제도 불거져 나와 엎친데 덮친 겪이 돼버렸습니다. 한인사회가 단합해 절대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현명하게 대응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낙하산 인사’ 논란 속에 출범했던 제14기 민주평통 LA 지역협의회가 지난 10월 주최한 기금모금 골프대회에서 벌어진 배준식 부회장의 ‘홀인원 조작사건’은 대한민국 헌법기관인 LA 평통위원들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수치스러운 사건으로 기록될 것 같습니다. 특히 사건 발생 이후 일부 위원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사건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현 회장단이 전원 위원직에서 사퇴할 것을 요구하는 등 일파만파 파장이 확산되고 있어 찜찜한 기분입니다. 이 사태가 어떤 형태로 마침표를 찍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사건을 계기로 위원들이 자성하는 시간을 갖고 평통이 남북통일의 기반을 다지는 봉사단체로 거듭 태어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올해도 많은 한인들이 강력 범죄로 희생돼 안타까웠습니다. 특히 베니스에 있는 자택에서 정신병력이 있는 흑인강도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흉기로 찔려 살해된 임산부 강은희씨 사건을 접한 많은 한인들은 임산부를 무참히 살해한 강도의 잔인한 범행에 치를 떨었습니다. 취재차 강씨가 살해된 현장을 방문했을 당시 이웃 주민들은 천사처럼 착하게 살다 변을 당한 강씨의 죽음을 슬퍼하며 너나 할 것 없이 울음을 터트려 기자도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살인으로 무고한 생명을 잃어버리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겠습니다.
-비영리단체의 세금보고서(Form-990)를 바탕으로 본보가 특종 보도한 타운 내 한인 비영리단체의 재정 및 대표 연봉 현황은 많은 한인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누구나 열람이 가능한 자료를 토대로 작성된 기사였지만 상당수 한인들은 비밀문서가 공개된 것처럼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와 이것저것 문의했지요. “봉사단체장이 그렇게 연봉을 많이 받는 줄 몰랐다”고 놀라움을 표시한 독자들도 있었습니다. 특정단체에 기부금을 내기에 앞서 단체의 사업 목표와 재정상태를 점검하고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면 단체를 정기적으로 후원하는 현명한 기부문화가 한인사회에 정착되었으면 합니다.
# 새해에는 ‘행복캠페인’
-지난 8월부터 연말까지 본보 주도로 벌어진 ‘희망캠페인’은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우울한 소식이 이어진 한인사회에 따뜻한 희망의 빛을 선사하는데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직전 본보는 중앙은행과 함께 희망캠페인의 일환으로 다운타운 거리를 떠도는 노숙자들에게 담요와 따뜻한 음식을 나눠주는 선행도 펼쳤습니다. 내년에는 희망캠페인의 연장선상에서 행복캠페인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행복한 가정, 행복한 한인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일에 많은 한인들이 동참해 모든 가정에 행복과 평화가 깃드는 2010년이 되길 바랍니다.
본보 사회부기자들이 취재 뒷이야기를 나누며 2009년 한해를 정리하고 있다. 왼쪽 부터 양승진∙김동희∙김연신 기자, 김종하 부장대우, 구성훈 부장, 김진호∙정대용 기자, 김상목 부장대우, 김철수 기자 <박상혁 기자>
▲참석자 - 구성훈 부장, 김종하·김상목 부장대우, 정대용·김진호·김동희·김연신·양승진·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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