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북쪽 선셋 블러버드 언덕 위에 있는 선셋 타워 호텔이 연예계의 온갖 중요한 거래들이 성사되는 할리웃의 명소로 떠올랐다. 1929년 세워진 이 호텔은 오랜 세월 할리웃 거물들이 단골로 드나들며 명성을 누렸었다. 하지만 지난 80년대 이후 쇠락의 길을 걷다가 2004년 제프 클라인(39)이라는 젊은 주인이 들어서면서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호텔 성공비결은 철저한 프라이버시 보장
말썽꾸러기 스타들 차단하는 물 관리도 중요
선셋 언덕의 선셋 타워 최고 인기호텔로 부상
선셋 타워 호텔을 인수한 클라인은 뉴욕 사교계에서 돈 많은 철부지로 유명하던 인물이다. 그런데 호텔 경영을 시작하면서 빈틈없고 철저한 호텔리어로서의 면모를 보여 재평가를 받고 있다.
예를 들어 그는 최근 사설탐정을 고용했다. 여배우 르네 젤웨저가 선셋 타워 스윗에서 새 애인과 샴페인을 마시며 즐겼다는 기사가 지난 8월 US 위클리에 보도된 때문이었다. 클라인은 당장 탐정을 고용했고, 오래지 않아 룸서비스 웨이터 한명이 해고되었다.
“그 자는 자기 엄마에게만 말했다고 주장을 하더군요. 하지만 상관없습니다. 해고이지요!”라고 그는 말했다.
그가 말 많은 할리웃에서 호텔로 성공한 것은 나름대로의 원칙 덕분이다. 엔터테인먼트 거물들 간의 사업거래나 유명 연예인들 끼리끼리의 모임 같은 것이 미디어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철저하게 봉쇄를 하는 것이다.
아울러 그는 소위 물 관리에도 대단히 까다롭다. 브리트니 스피어스 같이 별 볼일 없어진 연예인들은 고객으로 받지를 않는다.
할리웃에서 호텔들은 오랜 세월 연예계가 돌아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영화계 거물들이 회의를 하는 장소이자, 홍보팀이 인터뷰를 하는 장소, 늘씬한 몸매로 수영장을 거닐다 신인으로 발탁되는 장소가 모두 할리웃의 호텔이다.
그런 할리웃 호텔업계에도 권력이동 현상이 일어난다. 주차장의 삐딱한 발레 직원, 너무 잘나서 손님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 여자 지배인으로는 더 이상 사업을 할 수가 없다. 모두 불경기 닥치기 이전의 일이다. 반면 옛날 할리웃의 품격과 철저한 프라이버시 보호, 그리고 가격에 합당한 서비스가 강세이다. 선셋 타워 호텔과 그 안의 식당 타워 바는 이런 배경으로 뜨고 있다.
문화적 바로미터로 통하는 NBC 유니버설의 로렌 잘라즈닉 회장은 “선셋 타워에 가본 후로는 LA에서 다른 어느 곳에도 묵을 수가 없다”고 말을 한다.
한 에이전시가 골든 글로브 관련 행사를 이 호텔에서 여는 가하면 몇몇 에이전트들은 호텔 라운지와 바를 준 사무실처럼 쓰고 있다. 또 지난 2월 배니티 페어는 호화로운 오스카 파티를 여기서 열었고 내년에도 열 예정이다.
반면 다른 쇼 비즈니스 관련 할리웃 호텔들은 여행객 감소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치스런 SLS 호텔의 경우 월별 객실 점유율은 65% 수준에 머물고 있다. 아주 나쁜 것은 아니지만 최근 1억3,000만달러를 들여 새 단장을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망스런 결과다.
한때 잘 나가던 할리웃 루즈벨트도 지금은 한산하고, 선셋 타워의 라이벌 중 하나인 호텔 벨에어는 2년간의 내부수리를 위해 최근 문을 닫았다.
그중 잘 나가는 호텔은 샤토 마르몽. 소피아 코폴라 감독, 아놀드 슈워제니거 캘리포니아 주지사 같은 유명 인사들이 단골로 찾는 곳이다. 하지만 린제이 로한이 단골로 드나들며 타블로이드판에 오르내려 명성에 먹칠을 한 바 있다.
그렇다면 클라인은 어떻게 할리웃 거물들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을까? 할리웃 관계자들은 그의 꼼꼼한 관심과 프라이버시를 꼽는다. 아울러 그의 뉴욕 지인들의 조언도 무시할 수 없다.
유명 디자이너 탐 포드는 그에게 한 인물을 지배인으로 고용할 것을 강력히 추천했다. 전에 캐비어 바에서 일하던 사람으로 할리웃 프로듀서들의 인맥을 꿰고 있는 인물이었다. 그가 서로 라이벌 관계인 사람들은 옆자리에 앉지 않게 배려하는 것이 주효했다.
처음 탐의 조언을 받았을 때 클라인은 “기분이 좀 좋지 않았다”고 했다.
“내가 그에게 누구를 모델로 쓰라고 말하지 않는데 말입니다. 하지만 자존심을 접고 그의 말을 따랐지요. 그가 옳았습니다”영화계 거물들과 유명 인사들을 끌어 모으는 것은 까다로운 일이다. 파파라치 한명 잘못 들어오면 분위기가 싹 바뀔 수가 있다. 클라인이 거물들을 끌 수 있었던 것은 소위 물 관리도 한몫을 했다. 그가 보기에 ‘쓰레기’ 유명 인사들이 드나드는 것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얼마 전 클라인은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방 3개를 예약하려한다는 말을 듣고 불같이 화를 냈다. “그런 여자가 품위 있는 우리 고객들과 함께 할 수는 없는 일이야. 우리 호텔을 망쳐버릴 거야”라며 그는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호텔이 어느 정도는 고객을 선별해야 한다고 그는 믿고 있다. 80년 역사의 선셋 타워는 엘리자베스 테일러, 다이애나 로스, 하워드 휴즈, 벅시 시걸 같은 거물들이 즐겨 찾던 곳이었다. 존 웨인이 젖소를 호텔방 발코니에 두고 지냈다는 말도 전해진다. 하지만 1980년대가 되면서 15층 건물의 이 호텔은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것을 클라인과 그의 동업자인 부동산 개발업자 피터 크률위치가 1,850만달러에 매입, 1,500만달러를 들여 수리를 했다.
2001년 맨해턴에 객실 64개의 시티 클럽 호텔을 열었던 클라인은 자잘한 세부사항에 대단히 집착한다. 칵테일 냅킨의 디자인이며, 메뉴의 모양, 객실 어디에 필기도구를 두는 지 까지 그는 일일이 신경을 쓰고 결정한다. 선셋 타워 수리 때는 객실 창문 손잡이를 모두 바꾸느라 6만 달러를 썼을 정도이다.
그런데도 결과는 좋지 않았다. 2006년 뉴욕타임스 호텔 리뷰에서 혹평을 받았다. 룸서비스가 너무 느리고, 식당에서는 손님들에게 무신경하고 온수가 부족하다는 불평들이 나왔다.
클라인은 즉각 크고 작은 변화를 단행했다. 룸서비스를 완전히 바꾸었다. 신속한 주차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된 그는 본래 발레 서비스 업체와의 계약을 깨고 호텔 수익은 엄청나게 줄지만 번갯불처럼 신속한 새 발레 서비스 업체와 계약을 했다.이런 꼼꼼한 배려가 성과를 거둬서 호텔은 이제 이윤을 내고 있다고 그는 밝힌다. 불경기 파장이 없을 수 없어 객실 점유율은 현재 75%대로 떨어졌다. 그래도 거물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고 있다. 선셋 타워의 성공을 바탕으로 그는 동업자와 함께 팜스프링스나 마이애미, 런던 등지에서 또 다른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 - 본사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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