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이 제 3국을 통해 미국행을 선택하는 탈북자들의 조속한 정착을 위해 미 정부의 노력을 촉구하는 집회를 워싱턴에서 가졌다.
중국, 태국, 라오스를 거쳐 미국에 정착한 이들 탈북자들은 24일 ‘북한자유연합(회장 수잔 숄티)’ 주최로 국무부 청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을 탈출, 미국으로 오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리고 그동안 겪은 고초가 너무 심했다”며 “많은 탈북자들이 미국행을 원하지만 수속기간이 너무 길어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딸과 함께 태국을 거쳐 미국으로 온 박현아(가명, 애리조나 거주)씨는 “미국에 오기 전 태국 이민 구치소에서 2년간 보냈는데 너무 힘든 시간 이었다”면서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것은 병이나 상처가 있어도 구금된 동안 치료를 받을 수 없었던 점 이었다”고 말했다. 박 씨는 2007년 5월 28일 중국을 경유, 태국에 도착했고 미국에는 지난 5월 1일 도착했다. 중국에 있던 4년중 3년동안은 인신매매단에 붙잡혀 갖은 고생을 겪기도 했다.
박씨는 “특히 미국행을 선택한 탈북자의 경우에는 죽지 않는 한 구치소를 나가 병원에 갈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면서 “미국행을 선택한 탈북자 60명중 상당수가 수속기간이 오래 걸려 미국행을 포기, 6명만 미국으로 올 수 있었다”고 증언했다.
두 아들과 부인을 데리고 라오스에 있는 한국 대사관을 거쳐 지난 6월 미국에 정착한 서동호(가명, 뉴욕 거주)씨는 “2008년 10월 라오스를 거쳐 8개월만에 미국에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어머니 한송화, 동생 조은혜 양과 중국을 거쳐 지난해 3월 미국에 정착한 조진혜(메릴랜드 거주)씨도 “중국에 있는 유엔 고등판무관실을 통해 망명을 신청한 지 1년 5개월 만에 미국에 도착할 수 있었다”면서 “함께 있던 탈북자 중 수속기간을 못 이겨내 두 번이나 자살을 시도하는 이도 있었다”고 말했다.
북한자유연합의 수잔 숄티 회장은 “북한인권법안이 지난 2004년과 2008년 의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후 지금까지 미국에 단지 92명의 탈북들만이 정착할 수 있었다”면서 “국무부는 탈북자 담당직원을 늘려 미국행을 원하는 탈북자들이 보다 빨리 올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탈북자들과 숄티 회장, 탈북권익운동가 이희문 목사, 스티븐 김 씨 등은 이날 기자회견 후 국무부의 한국담당 직원에게 수취인이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앞으로 돼 있는 정책건의서를 전달했다.
건의서는 중국, 태국, 몽고, 라오스, 베트남, 캄보디아 등에 있는 탈북자들이 제대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미국정부의 ‘선 망명 정책’ 실시, 탈북자들이 도움을 요청하는 타국 대사관들과의 협조체제 구축, 탈북자 정착 지원 공무원 인력 증원, 조속한 시일내 북한인권 특사 지명 등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있다.
북한자유연합은 이어 중국대사관에 탈북자 강제송환 중지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으며 저녁에는 타이슨스 코너의 한식당 우래옥에서 탈북자 영화 ‘Crossing’을 상영했다.
<이창열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