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1(k)·은퇴계좌 투자자들
사지도 팔지도 마라
당황해서 매매하면 손실 폭 키울 우려
주식투자 대열에 최근 뒤늦게 합류한 S모씨. 소액으로 첫 투자한 금융주에서 운 좋게 1주일 만에 30% 이상 수익을 올렸지만, 짭짤한 수익을 기대하며 투자한 동일한 금융주가 폭락, 원금의 절반 수준으로 내려갔다. S모씨는 주가 추이를 바라보고는 있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어, “기다리면 다시 좋은 때가 오겠지”라며 스스로를 위로중이다.
401(k)를 시작한지 3년이 된 직장인 P모씨도 원금보다도 줄어든 계좌 보기가 못 마땅하다. 올해 초 펀드별 수익률을 비교해 보고 나름 현명한 투자라 생각해 안전성이 높은 펀드에서 수익률이 높은 펀드로 자금을 대다수 옮겼지만, 올해 내내 하락세를 이어온 주식시장 덕분에 오히려 안 하니만 못한 결정을 내린 셈이 됐다. 다시 펀드를 옮겨야 하는지 그대로 기다려야 하는지가 P모씨가 갖고 있는 고민.
롤러코스터 주가때문에 은퇴계좌는 물론 주식투자 등을 통해 소규모 유동자산이라도 운용하는 개인들의 마음도 더 조급해졌다. 처음부터 위험 부담이 낮은 안전 지향성 투자만을 했더라면 잃은 것도 별로 없겠지만, 모두 어느 정도의 위험은 감수하는 투자를 하기 때문에 위기 상황에 그 위험은 손실로 곧바로 반영되고 있다.
힘들게 모은 자산이 증발해 버리듯 조금씩 사라지는 것을 바라보는 것은 말 못할 고통이다. 은퇴계좌의 펀드를 다시 이동시켜야 하는지, 손해를 본 주식시장에서 지금이라도 손을 털고 나오는 것이 좋은 것인지, 아니면 오히려 투자금액을 더 조달해 위기를 기회로 바꿔야 할지 답이 없다.
신한글로벌증권 김용수 부사장은 “정상적인 요인에 의해 주식이 움직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가급적 고객들에게 매매 결정보다는 신중히 추이를 관찰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금융주들을 중심으로 등락폭이 너무 커지면서 사고, 판다는 것 자체가 위험해졌기 때문에 자칫하다가는 당황하면서 너무나 비이성적인 결정을 내려 손실폭을 오히려 더 키우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401(k)나 개인 은퇴계좌(IRA) 등의 경우 원래 계좌를 열 때부터 자신의 장기목표와 위험감수 능력에 따라 펀드별로 자금을 분산시켜 놓아놨다면 별다른 문제가 없겠지만, 수익성이 높은 펀드 위주로 투자를 했다면, 주식처럼 큰폭은 아니지만 일정 부분 손실이 발생했을 수밖에 없다.
스미스바니 LA 사무실의 재정운용 부문 러셀 이 부사장은 “은퇴계좌의 경우 당장 이익을 실현하는 투자도 아니기 때문에 펀드를 바꾸기보다는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관망하고 있다가 그 이후에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배형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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