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白壽)를 맞는 최옥순 할머니(앞줄 가운데)가 양로보건센터 동료들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이은호 기자>
“3·1운동때 만세 불렀지 건강 비결은 우유 한 잔”
올해로 한국 나이 100세가 된 한인 노익장이 있다. 샌퍼난도 밸리의 노스힐에 거주하고 있는 최옥순 할머니가 그 주인공.
오는 29일로 100세 생신을 맞는 최 할머니는 경기도 발안 태생으로 3·1운동 때 열한 살의 나이로 직접 만세운동에 참가하기도 했던 역사의 증인이다.
예로부터 만 나이로 70세가 되는 해는 칠순(七旬) 또는 고희(古稀), 77세에는 희수(喜壽), 80세에는 팔순(八旬) 또는 산수(傘壽), 88세에는 미수(米壽)라 하여 장수를 축하했고 특히 만 99세가 되는 해에는 ‘백수’(白壽)라 하여 건강과 장수를 기원했다.
최 할머니는 바로 이 백수를 맞이하는 나이가 전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생생한 기억력과 또렷한 의사소통으로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1남2녀에 9명의 직계 손자손녀, 17명의 증손자손녀를 두고 있는 최 할머니는 자손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기억해 낼 정도의 놀라운 기억력을 자랑한다.
3·1 만세운동 당시를 회상하는 최 할머니는 “주민 모두가 거리에 뛰쳐나와 만세를 부르는데 그 함성이 어찌나 컸던지 앞산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오. 나도 거리에 뛰쳐나가 목청껏 만세를 부르고 있는데 순식간에 일본 헌병들이 사람들을 때리고 잡아가기 시작해 도망갔지”라며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눈 앞에 생생하다”고 말했다.
최 할머니가 출석하고 있는 밸리지역 ‘영 어게인’ 노인 건강센터의 김주희 코디네이터는 “100세의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매사에 늘 열정적”이라며 “리더십도 뛰어나 늘 주위에 노인분들이 따르신다”라고 최 할머니를 소개했다.
인터뷰를 한다고 하자 노인아파트에 살고 있는 주위의 노인들이 최 할머니 집으로 몰려들어 할머니에 대해 자랑을 했다. 올해 91세인 이천금 할머니는 “우리 노인들의 귀감이다”라며 “평소에도 남들에게 하나하나 꼼꼼히 챙겨주시는 걸로 주위에서 유명하다”라고 밝혔다.
건강과 장수의 비결을 묻자 최 할머니는 “늘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사는 것밖에 없다”며 “특별한 것이 있다면 30년째 매일 아침 한 잔씩 우유를 마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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