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하 조선인 학병’의 고뇌와 고통 담은
DLI 손종용 박사 저서 영어판 출판기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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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나 조선을 영어에서는 ‘Korea’라고 쓰지만 프랑스어를 위시해 모든 로망스어에서는 ‘Corea’라고 쓴다” 이것은 일본인들이 거의 1세기 반 전에 여러 길을 통해 국제적으로 ‘Korea’를 쓰도록 만들었다는 말도 있으니, 빨리 ‘Corea’’를 쓰도록 고쳐야 할 것이다.”
이 말은 지난 19일 몬트레이 인근 시사이드 소재 오리엔트 익스프레스 식당에서 ‘Korea Gakuhei: My Life in the Japanese Army’ 영어판 출판 기념회를 가진 손종영 박사의 책 말미에 나오는 내용 중 일부이다.
경성상업고등학교(현 서울상대 전신) 4학년에 재학 중이던 1944년 일본군에 의해 학병으로 징집돼 45년 일본 패망 때까지 겪은 ‘조선인 학병’으로서의 고뇌와 고통을 진솔하게 표현한 점이 눈길을 끄는 이 책은 영어로 쓰인 까닭에 청년 손종영의 개인적인 경험이 그로 끝나지 않고 외국인에게 일제의 적나라한 모습들을 그대로 알려줄 수 있는 ‘역사적 사실의 기록물’이란 데에 그 가치가 있다고 하겠다. 더욱이 당시 학병으로 징집된 2천여 조선인 학병들 중 생존해 있는 분이 극소수에 불과함을 생각한다면 이 책이 지닌 가치가 어떠할 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다.
1948년 미국으로 유학온 후 ‘51년부터 ‘96년까지 45년간 미국방외국어대학(DLI)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친 손 박사는 38년동안 한국어과 과장직을 맡아 수행해 오던 중 불평 건수가 단 한 건만 접수될 정도로 그 특유의 은근과 끈기로 한국인의 정신을 미국인들에게 뚜렷이 각인시켜 왔다. 그의 그러한 노력은 ‘97년 빌 클린턴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감사장으로 충분히 인정받은 바 있다.
몬트레이 한인회장, 상공회의소 초대 소장, 몬트레이 한국학교 및 초대 교회 설립 등 지역사회 한인들의 삶에도 깊숙이 관여하여 더 나은 방향으로 가도록 많은 노력을 해 온 그에게 있어 ‘영원한 비서’ 손명자 여사의 내조는 그 무엇에 비할 수 없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왔다.
그 영원한 비서 손 여사는 DLI 교과과정 개발부 조광 선생의 도움을 받아 올 9월 출간 예정인 ‘학병’ 한국어판 준비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으며, 이미 손종영 박사가 집필을 끝내 고려대학교 국어학회에 기증한 ‘부여어와 일본어의 관계’란 언어학 관련서적의 출판 또한 함께 진행하고 있다.
<정희주 객원기자> hjchung61@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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