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경선 사활 중대고비서 예상 뒤엎는 ‘값진 승리’
민주당 등록 유권자 67%가 몰표
40대이상 여성 대거 ‘힐러리 구하기’
오바마 다 잡은 승리 코앞서 아쉬움
‘여자의 눈물’이 유권자들의 가슴을 움직인 것일까.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경선의 사활이 걸린 뉴햄프셔주에서 유권자들의 택함을 받았다.
특정 정당에 등록되지 않은 유권자들에게도 투표권을 허용한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는 젊은 층과 특히 무소속 유권자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는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투표 전의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한결같이 오바마 의원의 낙승을 점쳤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여기에 아이오와 코커스 승리에 따른 탄력이 더해질 것이라는 예상이 보태지면서 오바마 의원의 연승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힐러리 본인도 뉴햄프셔 대결을 하루 앞둔 7일 “22개주 예선 레이스가 한꺼번에 펼쳐지는 2월5일 수퍼 화요일까지 캠페인을 계속할 것”이라는 말로 패배를 각오한 듯한 인상을 풍겼다.
더구나 이날 그녀는 힘겨운 유세전의 고충을 털어놓으며 지지자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8일 치러진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민주당 등록 유권자들은 힐러리에게 67%의 표를 몰아주면서 그녀를 늪에서 건져냈다. 40대 이상 여성들도 ‘힐러리 구하기’에 동참했다.
반면 오바마는 기대를 걸었던 무소속 표가 40%대에 머물고 민주당 등록 유권자들의 표 역시 비슷한 수준에 머무는 예상 밖의 부진을 보여 다 잡은 것으로 여겼던 뉴햄프셔를 간발의 차이로 힐러리에게 내주어야 했다. 오바마로선 ‘주력 부대’의 결집력이 떨어진 바람에 분패한 셈이다.
뉴햄프셔에서 힐러리의 눈물이 정말 힘을 발휘했는지는 알 수가 없다.
2000년 대선 때 민주당 앨 고어, 2004년엔 존 케리 후보의 선거전략가로 뛰었던 로버트 슈럼은 이이오와 패배로 힐러리의 대세론이 흔들리자 그녀의 패인에 대해 ‘선거참모들이 힐러리를 유통기한 지난 상품’처럼 포장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힐러리의 선거전략 책임자인 마크 펜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1996년 재선 선거전략을 차용, 미래가 아닌 과거에 초점을 맞추면서 변화가 최대 화두인 이번 선거판에서 힐러리를 ‘유통기한이 지난 상품’처럼 포장해 버렸다는 분석이었다.
따라서 판세 반전을 가능케 해주는 유일한 전략은 잘 포장된 ‘힐러리의 가면’을 당장 벗어던지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더 이상 지난 35년간 닦은 정치적 경험을 들먹이지 말고 다정다감하고, 유머러스한 숨겨진 진면목을 드러내는 동시에 향후 4년간 그녀가 미국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대의를 제시하는 게 유일한 전략이라고 슈럼은 강조했다.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힐러리의 눈물은 그의 조언과 일치했고, 힐러리는 기사회생의 기회를 잡았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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