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한국시간 12일 경북 영주시에서 가진 거리유세에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인파가 몰려들어 거리를 메우고 있다. 이 후보가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본사 전송>
이명박 수도권 50%
대선 D-5, 마지막 여론조사 발표
<서울-정대용 특파원> 제17대 대통령 선거일이 5일(LA시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시간 13일 보도된 주요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40%가 넘는 높은 지지율로 이 후보의 독주체제가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간 단 한 번도 부동의 1위 자리를 내 준 적이 없는 이 후보의 지지율은 한때 30% 중후반대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지난 5일 검찰의 BBK 수사결과 발표 이후 반등세로 돌아서 현재 40% 중반대의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다.
조선일보가 12일 한국 갤럽에 의뢰, 전국의 성인남녀 1,03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지지율은 이명박 후보가 45.4%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은 정동영 후보 17.5%, 이회창 후보 13.6%, 문국현 후보 6.7%, 권영길 후보 3.9%, 이인제 후보 0.9% 등의 순이었다. 또한 12일 발표된 파이낸셜 뉴스-한길 리서치 여론조사에서도 이명박 후보 43.1%, 정동영 후보 17.8%, 이회창 후보 13.6%의 순이었다.
지역별 지지율 동향을 보면 이명박 후보가 취약지역인 호남을 제외하고는 압도적인 격차로 1위를 달렸다. 이 후보는 특히 서울과 인천, 경기에서 50% 이상을, 대구와 경북에서는 60% 이상을 넘는 고공행진을 보였으며 부산·경남 47.7%, 대전·충남 37%, 광주·전라 11.3%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
李 ‘경제 대통령’으로 표심 잡았다
유권자들 ‘BBK 의혹’ 등 관심 없어
체감 경기 나빠 민생문제 해결 기대
<서울-정대용 특파원> “이명박 후보가 된다고 해도도 뭐 갑자기 부자라도 되겠습니까? 그냥 지금보다 경제가 좀 나아지지 않을까 막연히 바라는 거지요”
서울에서 택시를 모는 60대의 조모씨의 이같은 말은 현재 대선을 바라보고 있는 한국의 일반 유권자들의 분위기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일찌감치 자신이 ‘경제대통령’이 될 것임을 주장하며 경제 이슈를 선점하고 ‘성공하세요’ 등의 구호를 내세우며 일반 유권자들의 마음잡기에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위장 전입’과 ‘위장 취업’ 그리고 BBK 논란 등에서 나타난 이명박 후보의 ‘도덕성 결함’ 문제에 대해 유권자들은 그다지 개의치 않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렇지 않고서는 1년이 넘도록 여론 지지율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가 설명이 되지 않는다.
상당수의 서민들이 당장 먹고 사는 문제가 쉽지 않은데 도덕성이니 정직함이니를 논하는 게 무슨 대수냐는 투의 반응이다. 도대체 서민들의 체감 경제가 얼마나 좋지 않기에 이명박 후보에 대한 ‘막무가내 지지’가 많은 것일까.
서울에서 피아노 학원 강사 겸 레슨을 하는 미혼 여성 이형순(34)씨는 최근 피아노 학원을 나오는 아이들의 숫자가 12명으로 줄었다고 한탄했다. 많을 때는 35명 정도가 나왔으니 3분의 1로 준 셈이다.
이씨는 “부모의 일자리를 잃어 수입이 없어지면 한달 8만원하는 아이들의 피아노 학원비 대기도 버거운지 아이들이 나오지 않는데 12만원 이상 하는 방문 레슨 숫자는 그대로”라며 양극화 현상이 심화됐음을 지적했다.
보험업에 종사중인 30대 방재윤씨도 “소액 보험 가입자는 좀체 늘지 않는다”며 “월 불입금이 몇백만원씩 하는 고액 보험을 판매하는 게 낫다”고 비슷한 말을 했다.
서울 용산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이명자씨는 “요즘 부동산 매매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며 “주택 소유주나 부유층은 대부분 이명박 후보가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대해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김호진 교수는 “지난 5년 동안의 개혁이 국민들의 피부에 직접 와 닿지 않았기 때문에 국민들이 민생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을 원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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