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아시안 아트 뮤지엄
최초 한국인 큐레이터 백금자 박사
겸제 정선의 삶과 예술을 재조명하는 강연이 지난 20일(금) 4시 15분 UC 버클리 한국학 연구센터(2223 Fulton St.)에서 있었다. 이날 강연은 샌프란시스코 아시안 아트 뮤지엄에서 17년간 근무했던 백금자 큐레이터에 의해 진행됐으며 그동안 겸제 정선에 대해 잘못 알려졌던 내용을 재조명하는 기회를 가졌다. 그의 가족, 친구, 후원자들, 그리고 시간의 흐름에 따른 그의 화풍의 변화가 이번 강연의 주된 내용이었다.
몰락양반 출신이었던 정선은 재능이 묻힐 수도 있었으나 당시 가장 권세있던 집안인 안동 김씨 집안의 여러 인물들에 의해 천거되어 그의 재능을 펼쳐 보일 수 있었다. 정선에게 벼슬 자리를 천거한 김창집과 문학 선생인 김창흡, 정선에게 그림을 가르쳐준 김창업 등이 그들이며 이들은 모두 형제들이다. 이병연, 조영석은 정선의 잘 알려진 친구들이며 정선에게 가장 도움을 주었던 후원자들로 추측된다. 정선보다 10세 연하인 조영석은 “정선의 그림은 깊고 우아하고 부드럽다”고 친구이기 이전에 늘 존경하는 마음을 나타내곤 했다.
중국에서도 명산으로 거론되어 죽기전에 한번은 가봐야 하는 곳으로 회자되는 금강산의 1만 2천봉을 그린 정선의 금강전도는 그의 대표적인 역작으로 꼽힌다. 더불어 남성적인 박력이 넘치는 인왕제색도 역시 그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그의 화풍, 진경산수가 유행하게 된 이유를 시대적인 배경에서 찾는다면 당시 명이 망하고 청이 일어나는 변화의 시기에서 조선에서는 당시 동아시아 문명의 중심은 오랑캐 나라 청이 아닌 조선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이런 문화적 자존심이 중국 화풍을 따라가는 것이 아닌 우리 자신의 화풍을 발전시켜 나가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더불어 실학운동이 일어나 화단에서도 정형화된 산수화가 아닌 진경산수라는 한국 산수의 특징을 살린 화풍이 유행하는 사회적, 문화적 배경을 만들어 주었다.
강연자인 백금자 박사는 올해 12월에 개장하는 휴스턴 미술박물관(Museum of Fine Arts, Houston)의 새로운 한국갤러리를 위해 자문을 해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박승범 기자> sb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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