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매매 일시정지’ 발동…9·11 이후 하루 최대폭 하락
증권거래소 관계자가 주가폭락으로 사상 처음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돼 거래가 중단된 23일 오후 시세전광판 앞에서 근심스런 표정으로 시장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신상순기자
폭락에 속락을 거듭하던 증시가 23일 마침내 눈사태에 휩쓸리듯이 무너졌다. 코스닥지수는 한 때 600선까지 무너지며 괴멸 양상을 보였고, 코스피지수도 2% 이상 속락했다. 지난주 이래 무겁게 떠돌던 불안심리가 결국 업종과 종목을 가리지 않는 ‘묻지마 투매’로 이어지며 최악의 ‘블랙 먼데이’로 이어졌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 주말 대비 무려 63.98포인트(9.62%) 폭락한 601.33에 마감, 가까스로 600선에 턱걸이했다. 하지만 장중 한 때 지수는 596선까지 추락, 하락률 10%를 넘기며 증시 사상 최악의 폭락장이었던 9.11 테러 다음날인 2001년 9월12일 이후 최악의 하락세를 보였다.
하한가 347개 종목을 포함해 하락종목수도 895개에 달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급기야 2시19분께에는 지수 10% 이상 하락세가 1분 이상 이어지며 코스닥시장 사상 초유의 ‘서킷브레이커(주식매매 일시정지제도)’가 발동됐다.
코스피지수도 코스닥 보다는 선전했지만 2.06%(27.35 포인트) 속락하며 지수 1,300선이 무너졌다. 지수 1,300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해 11월30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하락종목은 733개로, 상승종목(70개)을 10배 이상 압도했지만 삼성전자(-0.29%) 등 대형주들이 프로그램 매수세 유입으로 선전한 덕에 폭락을 면했다.
이날 코스닥 폭락은 기존 급락세에 더해 전주말 뉴욕증시 급락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에게 패닉(심리적 공황)을 야기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금 상황에서 대응책 마련은 매우 힘들다”며 “확실한 하락 원인이 없는데다 가격 메리트가 크게 발생됐음에도 불구하고 반등이 안되고 있다는 점이 시장을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어 향후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수출주와 기술주를 중심으로 일제히 속락세를 나타냈다. 일본 닛케이 지수는 전주말 대비 2.14% 급락했고, 대만 가권지수도 1.61% 속락했다. 또 홍콩 항셍지수와 싱카포르 스트레이트타임스지수도 각각 1.19%, 1.25% 하락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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