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빛나는 롱 아일랜드의 나른한 오후...
탱...탱...탱...
아스팔트에 부딪치는 오렌지색 농구공 소리가 한적한 공원의 적막함을 뚫고 귓가에 들려온다.농구공을 튕기고 있는 소년은 속으로 시간을 세고 있다.
’10초...9초...8초...7초...’
소년의 귓가에 흥분된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맴돈다.여기는 뉴욕 닉스와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간의 미 프로농구 결승전 마지막 경기가 열리고
있는 스테이플스 센터입니다. 닉스가 1점차로 앞서고 있는 가운데 레이커스의 앤드류 김 선수 공을 잡았습니다. 남은 시간 10초...9초...8초...7초...
소년의 마음속 카운트다운이 5초에 도달하자 드리블 속도가 빨라진다. 농구골대에서 약 20피트 떨어져 있는 소년은 다리 사이로 공을 드리블 하면서 여유 있게 상대 선수를 따돌리며 앞으로 전진한다.
4초...3초...2초...1초....
마음속으로 정확하게 0.5초가 됐을 때 소년은 골대를 향해 공을 던진다.
또다시 아나운서의 음성이 귓가에 들려온다.김 선수 공잡고 드리블하고 있습니다...자..이제 남은 시간 5초....아...김 선수, 다리 사이로 드리블하면서 상대 선수를 제치고 골대를 향해가고 있습니다....4초...3초...2초...1초....슛!....골인입니다! 골인! 레이커스의 우승입니다! 앤드류 김 선수가 레이커스를 올 시즌 챔피언으로 이끌었습니다!
장차 희망이 프로 농구 선수인 앤드류 김(12·한국명 민욱·그레잇 넥 사우스 미들스쿨 7학년)군은 시간이 날 때마다 집 앞 공원에 있는 농구 코트를 찾는다.
친구들과 함께 때로는 2대 2, 때로는 3대 3으로 팀을 짜고 경기를 한다. 가끔 혼자서도 코트를 찾아 NBA 결승전 마지막 경기에서 우승 샷을 성공시키는 드라마를 속으로 그리곤 한단다.
앤드류가 가장 좋아하는 프로농구팀은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코비 브라이언트와 샤킬 오닐이 소속돼 있기 때문이다.
흔히 팬들은 코비가 공격만 잘하는 선수로 알고 있는데 그건 사실과 거리가 멀어요. 코비는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도 강하죠. 코비처럼 약점이 없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희망사항은 농구선수가 되는 것이지만 혹시라도 안될 경우에 대비해 공부를 열심히 해야된다고 진지하게 말한다. 진지하게 말하는 앤드류의 모습이 귀엽다는 생각에 웃음이 나온다.
왜 웃으세요? 저 공부도 잘해요! 가장 좋아하는 과목은 수학이구요....태권도도 블랙 벨트인데....피아노도 치지만 피아노는 사실 엄마가 배우라고 해서 치는 거예요라며 본인은 드럼을 칠때가 더 좋다고 귀뜸한다.
앤드류는 이제 곧 시작되는 여름 방학보다 오히려 다음 학기가 시작되는 올 가을이 더 기다려진다. 내년부터는 8학년 농구팀에서 뛸 수 있기 때문이란다.
농구도 열심히 하고 공부도 열심히 해서 장학금 받고 좋은 대학에 가고 싶어요. 물론 대학 졸업한 다음에는 레이커스의 포워드로 뛰고 싶구요.
12세 소년의 무궁무진한 꿈과 희망을 들으며 ‘참 좋∼∼을 때다’라는 말이 왜 나왔는지 새삼 이해가 간다.
자영업에 종사하는 아빠 김현주씨와 한국 케이블방송국(TKC)에서 앵커로 활약하고 있는 엄마 김송미씨의 외동아들이다.
<글 정지원 기자·사진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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