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자식 잃은 송씨 주말이면 묘소찾아
근거없는 루머에 고통
비즈니스도 한때 고전
민은식씨 외동딸도
‘그리운 엄마’슬픔 못가눠
한인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안겨준 미러클마일 한인모자·베이비시터 피살사건이 발생한지 5일로 꼭 1년이 됐지만 유가족들의 시계는 그때 그 순간에 멈춰서 있었다.
졸지에 아내 송지현씨와 막내아들 현우(2)군을 잃어버린 송병철(40)씨는 사건 발생 이후 9개월간 큰아들 진우군과 함께 형 영배씨 집에서 생활해 오다 지난 2월 다운타운의 아파트를 얻어 나갔다. 형 가족과 조금 더 큰집을 얻어 생활하는 것도 생각하다가 일단 6개월 정도 혼자 아들을 데리고 살아보기로 했다.
송씨는 주말이면 절반의 가족이 묻힌 묘지를 찾아가 잡초를 뽑으며 아픔과 안타까움의 눈물을 흘리는 일이 일주일의 주요 행사가 됐다. 그동안 손으로 잔디를 정리해 왔던 송씨는 얼마전 20달러를 주고 전동 제초기를 구입한 뒤 “너무 좋다”며 오랜만에 웃음을 보였다고 한다.
형 영배씨는 “지난 1년은 동생에게 무척 힘들었던 시간이었다”며 “특히 근거도 없는 악성 루머는 피해자인 동생을 더욱 고통 속에 몰아 넣었다”고 전했다.
영배씨에 따르면 그동안 병철씨는 ‘아직도 용의자다’ ‘재혼했다’는 등 온갖 소문 때문에 깊은 상처를 받았고 여기에 비즈니스 마저 한동안 침체해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었지만 죽기 살기로 열심히 뛰어 지금은 사업이 안정을 되찾았다. 하지만 피해자인 자신을 주변에서 부정적인 면에 연계시키고 일부 언론이 흥미위주로 이 사건을 다루는데 대해서는 깊은 불만을 감추지 않고 있다. 또 가족의 생명을 앗아간 범인들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한 달에 한번 정도는 반드시 경찰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수사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송씨 모자와 함께 피살된 베이비시터 민은식씨의 외동딸 크리스틴 김씨 역시 1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항상 옆에서 자신을 지켜주던 다정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1일 글렌데일 연합감리교회에서 열린 1주기 추모기도회에 참석했던 김씨는 “엄살도 부려보고 싶고 추울 때 엄마 옆에 누워 얘기도 하고 싶은데…”라며 “살아 계실 때 잘해 드리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고 울먹였다.
미러클마일 사건 일지
▲2003년 5월5일-송씨와 막내아들 현우군, 현우군의 베이비시터 민은식씨 등 3명이 르네상스 아파트 402호실에서 총에 맞아 숨진채 발견.
▲5일-오후 6시~밤 12시 경찰, 어머니 장씨 등 송씨 가족 및 친지 10여명, 윌셔 경찰서에서 조사 후 전원 석방. 6일 새벽까지 현장 조사, 아파트내 감시카메라 테입 모두 수거. 아파트 주차장에 있던 송씨의 승용차 및 남편 송병철(39)씨의 BMW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 견인.
▲7일-수사관 2명, 한인침례교회 방문, 교회 관계자 상대로 조사 후 교회내 감시카메라 테입 3개 가져감.
▲9일-피해자 3명 입관예배.
▲13일-용의자 체포에 현상금 3만5,000.
▲6월3일-송씨 남편 봉제공장 컴퓨터, 서류 등 압수.
▲2004년 5월1일-글렌데일 연합감리교회에서 추모 1주기 예배 엄수.
<구성훈 기자>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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