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창설자 야신 이스라엘의 암살 모면
대대적 충돌 불가피…평화불씨 꺼질 위기
가뜩이나 위태롭던 중동 평화의 불씨가 아예 꺼질 위기에 빠졌다.
이스라엘_팔레스타인 사태의 평화적 해결사로 기대를 모은 마흐무드 압바스(68) 팔레스타인 총리가 6일 사임을 발표하고 같은 날 팔레스타인 최대 무장단체인 하마스의 창시자이자 정신적 지주인 셰이크 아흐메드 야신(68)이 이스라엘의 공격을 가까스로 피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단계적 중동 평화안(로드맵)이 끝내 좌초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압바스 사임
압바스 총리는 이날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나빌 아무르 팔레스타인 공보장관이 밝혔다. 4월29일 총리로 취임한 지 102일 만이다. 아라파트는 이날 사직서를 수리했으며, 2주 안에 새로운 총리를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압바스는 6월 하마스 등의 휴전선언을 이끌어내는 등 평화주의자로서 일부 성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최근 이_팔 유혈충돌이 심화하는 등 중동 평화안이 난관에 봉착하면서 아라파트와의 권력투쟁에서 수세에 몰렸다.
아라파트는 4월 미국 등 국제사회의 압력에 떠밀려 압바스를 총리로 임명한 후 군 통수권 이양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는 등 권력을 완전히 넘겨주지 않았다.
압바스 사임 수일 전부터 그에 대한 의회의 신임투표가 열릴 예정이며, 투표에서 불신임 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았다. 압바스는 온건하고 실용적인 대화 상대로 국제사회에선 지지를 받았지만 국내적으로는 ‘미국의 꼭두각시’라는 불신에 시달렸다.
중동 평화 물건너가나
국제사회는 중동 평화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웠다며 우려하고 있다. 무엇보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미국간 대화가 당분간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백악관은 7일 “중동 평화안 이행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새 총리는 테러에 오염되지 않은 사람이어야 한다”고 말해 아라파트를 협상 상대로 인정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실도 “압바스만을 유일한 대화 창구로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단계 폭력 종식 ▦2단계 2003년 말까지 팔레스타인 임시국가 수립 ▦3단계 2005년 말까지 팔 독립국가 수립이라고 명시한 평화안의 목표는 사실상 달성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서방 언론들이 이에 대해 “중동 평화는 물건너갔다”며 탄식하고 있는 반면 이_팔 언론들은 오히려 “이_팔간 평화 협정문들이 잉크도 마르기 전에 수없이 백지화하던 관례가 또 한번 되풀이되는 것일 뿐”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피의 악순환 예고
하마스 지도자 야신이 6일 가자시티에서 전투기와 헬기까지 동원한 이스라엘의 공격에서 가벼운 상처만 입고 살아남은 것은 먹구름을 더욱 짙게 만들었다.
샤론 총리는 공격 실패 후 “하마스 지도자들에게 대한 살해 명단을 작성했다”며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를 완전 소탕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하마스 측은 “이스라엘이 지옥의 문을 열었다”며 “샤론을 살해하겠다”고 보복을 다짐했다. 야신도 “이스라엘이 값 비싼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제동력을 잃은 유혈충돌의 악순환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최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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