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성연 공인재무설계사 아메리츠 파이낸셜 부사장
“지금은 그냥 현금으로 들고 있는 게 안전하지 않을까?” 요즘 은퇴자들과 은퇴를 앞둔 분들이 자주 묻는 질문이다. 금값 고공행진, 달러 약세 전망, 금리 인하 가능성, 주식 시장 고점 논란까지 겹치며 시장 전체가 불안하다. 이런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사람들은 ‘일단 움직이지 않는 것’을 안전하다고 느끼거나 혹은 반대로 뭐라도 해야하지 않나 좌불안석이다. 단순 관망도 위험하겠지만 남들 하는데로 따라하기도 위험하긴 마찬가지다.
현금 보유는 분명 장점이 있다.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필요할 때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유동성을 제공하며, 단기적으로 시장 급락에 대응할 수 있는 방어막 역할을 한다. 은퇴 생활에서는 ‘안전판’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요즘같은 가파른 물가상승 환경에서 현금만 고수하거나 단기 예금 금리만으로는 물가 상승을 따라가지 못해 실질 구매력이 줄어들고, 장기적으로는 복리 효과를 누리지 못해 자산 성장 기회마저 잃을 수 있다. 그나마 나중에 투자하려 해도 이미 타이밍을 놓치기 일수다. 단순히 ‘돈을 잃지 않는 것’에만 집중하면, 오히려 돈의 가치를 지키지 못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핵심은 “준비된 대기 전략”이다.
투자하기 전 먼저 현금 일부는 안전자산으로 확보한다. 단기 예금, 저축 계좌 등 변동성이 거의 없는 자산에 일정 비중을 두어, 갑작스러운 지출이나 시장 급락 시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유동성을 마련한다. 그 다음은 투자 목표 설정이다.이는 상승장에서 몇 퍼센트의 투자수익율를 추구할것이며, 반대로 하락시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고 주식을 매도하는 “손절매”는 어느정도인지 명확하게 설정해야 한다. 그런 후 목돈을 주식이나 펀드 또는 채권에 한꺼번에 투입하지 않고 일정 기간 나누어 분할 진입 전략으로 투자한다. 이렇게 하면 시장 타이밍을 정확히 맞추지 못하더라도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고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다.
포트폴리오 구성에서도 각 금융 계좌간의 역할 분담이 중요하다. 현금은 단기 방어, 채권은 안정적 수익, 배당주는 현금 흐름, 대체자산은 포트폴리오 다각화 역할을 맡도록 배분해야한다. 예를 들어 저축이나 예금 계좌를 통해 단기 유동성을 확보하고, 자산의 일정비율은 세후 현금흐름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Municipal Bonds(지방채)” 를 사용한다고 가정해 보자. 특히 Muni-bonds는 고소득 은퇴자에게 이자 소득에 대해 연방세가 부과되지 않는 비과세이며, 거주 주에 따라 주 소득세까지 면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세후 실질 수익률’ 관점에서 매력적인 방어자산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일반 국채 대비 변동성이 낮고, 지방정부의 공공 인프라 기반 수요로 인해 경기 국면에 크게 흔들리지 않고, 정기적인 현금 흐름을 제공하기 때문에 은퇴 생활의 안정적 재정 설계에도 도움을 준다. 즉, ‘세후(Pretax가 아닌 After-tax)’ 수준까지 계산한 전략적 현금흐름 관리가 핵심인 셈이다.
이처럼 자산별 ‘역할’을 분리해 관리하는 전략은 단순한 관망이 아니라, 어떤 경제적 시나리오가 오더라도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준비 상태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중요한 것은 ‘움직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 움직일 준비가 되어 있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다.
특히 최근 시장은 방향성보다 속도와 전환 타이밍이 더 빨라진 환경이기 때문에, 정책·유동성·심리가 동시에 뒤흔드는 구간에서는 “기다림” 자체가 성과가 될 수도 있지만, 준비되지 않은 기다림은 곧 리스크가 된다. 결국 시장을 예측하려 하기보다는 시나리오를 대비한 자산 구조를 갖추는 것이 핵심이며, 은퇴자라면 “언제 오를 것인가”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현금 흐름이 끊기지 않고 기회가 왔을 때 즉시 참여할 수 있는 상태에 집중해야 한다.
불안할수록 멈추는 것이 아니라, ‘움직일 수 있는 상태’를 확보하는 것, 바로 그 지점에서 진짜 안전과 전략적 기다림의 의미가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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