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본섬인 혼슈 최북단, 아오모리현은 지금 가을이 물들고 있다. 10월이면 시시각각 핫코다산 능선이 붉게 물들고, 들판마다 사과 향이 가득하다. 바람은 서늘하고 하늘은 높다. 아오모리의 가을 골프는 색으로 기억된다. 낮 17도 내외, 아침저녁 10도 안팎의 공기를 마시며 페어웨이를 걸으면, 붉은 단풍잎이 볼보다 더 멀리에서 나부낀다. 산악형 코스가 많아 홀마다 풍경이 다르고, 라운딩 후에는 클럽하우스 창밖으로 펼쳐진 핫코다산 연봉이나 ‘쓰가루의 후지산’으로 불리는 이와키산을 보며 커피 한잔의 여운을 음미할 수 있다.
이제 옷을 갈아입고 자연이 마련한 ‘19번째 홀’로 들어설 차례다. 도와다호(湖)에서 흘러내린 오이라세 계류는 맑은 원시 계곡물에 낙엽이 흘러가며 ‘가장 아름다운 가을길’을 연출한다. 핫코다 로프웨이를 타면 단풍으로 물든 산과 호수가 한눈에 펼쳐지고, 히로사키성에는 흰 성벽과 붉은 단풍이 만들어내는 대조가 장관이다. 이른 저녁엔 아사무시 온천에서 노천탕 수증기와 함께 하루를 마무리한다.
아오모리는 아오리 사과로 유명한 ‘사과의 고장’이다. 일본 전체 생산의 절반이 이곳에서 나온다. 히로사키의 애플 파크에서는 직접 사과를 따고, 사과 파이나 사과 카레를 맛볼 수 있다. 시내의 ‘A-Factory’에선 사과 주스와 사이다를 양조하는 과정을 보고, ‘시음 카드’로 여러 종류의 사과술을 즐긴다. 스파클링 사이다 한 모금이면 입안 가득 아오모리의 가을이 퍼진다.
맑은 물과 찬 기후가 만든 사케의 깊이도 빼놓을 수 없다. 하치노헤시의 하치노헤주조는 한국 사케 애호가들 사이에 유명한 ‘무츠핫센(八仙)’ 사케를 생산하는 곳으로, 관광객을 위해 양조장 견학과 시음, 문화 행사 등을 제공한다. 아오모리시 니시다주조(西田酒造店)는 예약이 필수지만 애주가라면 들를 만한 곳이다. 사케 명주 ‘덴슈(田酒)’를 시음하고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사케 잔에 비친 단풍 빛이 그대로 술 향에 스며든다.
여행이 끝날 즈음엔 그리운 사람들을 위해 아오모리의 향기를 기념품으로 준비하자. 사과 와인, 사과 초콜릿, 사과 향초. 무엇보다 사과 파이를 추천한다. 파이마다 쓰인 품종이 달라, 생산지별로 미묘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아오모리의 가을은 11월 초 눈이 내리면서 극적으로 막을 내린다. 라운딩으로 나른한 저녁, 사과 사케 한 잔을 들고 항구 불빛을 바라보면서 단풍보다 느리고, 사과보다 깊은 계절을 마음에 담으려면 서두르는 게 좋다.
■ 아오모리 골프장① 아오모리 로열 골프클럽: 용평이 떠오르는 풍광에 온천과 별미까지 덤으로해발 709m 아자라산 정상 고원에 위치해 용평을 떠올리게 하는 풍광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용 사진 촬영 최적 스폿. 홀마다 핀이 보이고 페어웨이도 넓은 데다 완만한 경사 코스를 갖추고 있지만 코스 공략이 결코 쉽지 않다. 교묘하게 배치된 6개의 연못이 전략 수립에 중요 변수다. 8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오와니 온천권역에 속해 리조트 온천도 수준급. 숙소와 골프장이 가까운 것도 장점.
코스 특징 : 보기와 달리 안내 책자에 적혀 있는 공략 루트를 따라가지 않으면 파를 기록하기 어렵다. 특히 러프가 길어 페어웨이 유지가 중요. 반면 보기 플레이어라면 마음 편히 플레이할 수 있다. 주변 풍광이 내려다보이는 10번 홀이 시그니처 홀.
•요금 : 평일 1만2,000엔, 주말 1만5,800엔(중식 포함).
•교통 : 아오모리공항에서 약 60분(아오모리공항 송영 서비스 제공). JR 오와니온센역에서 무료 셔틀로 10분(동계 20분).
②도와다호 고원 골프 클럽: ‘온천·계류·호수’ 완벽한 삼박자웅장한 핫코다 산맥 기슭에 미나미핫코다·오이라세·도와다코 27홀을 갖추고 있는 고도 약 600m의 고원 골프장. 특히 여름·가을 풍경이 뛰어나 ‘가을 원정’의 대표 코스라는 평을 받는다. 산중 코스임에도 넓고 직선형 페어웨이를 갖추고 있다. 아오모리 최고 명소 오이라세 계류와 수심 327m의 광활한 화산호수 도와다호가 가까이 있어 관광도 편리. 라운드 후 천연 온천 이용은 필수.
코스 특징 : 넓게 펼쳐진 핫코다 산봉우리를 바라보며 마음껏 샷을 날릴 수 있는 넓은 페어웨이를 갖추고 있다. 다만 곳곳에 배치된 벙커가 방심한 플레이를 응징하니 조심해야. 호수 연못을 건너는 파3, 숲 터널형 파4가 교차한다. 단풍이 물들면 낙엽도 변수.
•요금 : 평일 1만 엔, 주말·공휴일 1만4,500엔.
•교통 : 아오모리공항에서 60분, 송영 서비스 없음.
③아오모리 컨트리 클럽: 도심에서 가까운 27홀 명문 골프장아오모리시를 감싸고 있는 무쓰만 바다를 내려다보고 핫코다 연봉을 올려다보는 각기 다른 특징의 3코스 27홀로 구성돼 있다. 시내에서 30분 거리이고, 코스 관리가 최고 수준이다. 2023년부터 JLPGA 아오모리 오픈이 열린다. 무쓰만과 도와다 코스는 완만하지만 페어웨이가 기복이 있고, 핫코다 코스는 호쾌한 장타자가 좋아할 코스다. 시내에서 30분 거리라 시내 맛집 탐방에도 최적.
코스 특징 : 무쓰만 코스는 자연적으로 조성된 기복과 좁은 그린으로 이뤄져 정교한 플레이가 요구된다. 도와다 코스는 오르막과 내리막 샷을 피하려면 비거리 조정에 집중해야 하며, 그린에서는 퍼팅라인을 읽기 까다롭다. 핫코다 코스는 때로 과감한 공략이 필요하다.
•요금 : 평일 1만4,860엔, 주말·공휴일 1만8,875엔.
•교통 : 아오모리공항에서 15분, 송영 서비스 없음.
④쓰가루 고원 골프장: 높낮이 변화로 긴장감 주는 숲속 코스아오모리의 최고봉 이와키산을 바라보며 완만한 도그레그와 굴곡 큰 그린이 이어지는 전형적 산악형 레이아웃. 코스 가이드 책자에서도 “대형 언듈레이션에 주의”라는 표현이 반복된다. 아오모리 지역 골프장에서는 드문 전동 카트를 갖추고 있다. 리모컨 조절도 가능해 캐디 없이 라운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코스 특징 : 좌·우로 휘는 파5·파4가 많고, 일부 파3는 8m 낙차가 있는 다운힐. 샷. 탄도·클럽 선택이 스코어를 가른다. 연못을 넘겨야 하는 4번 홀이 시그니처.
•요금 : 평일 9,800~1만1,300엔, 주말·공휴일 1만1,400~1만4,900엔.
•교통 : 아오모리공항에서 약 50분. 송영 서비스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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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모리= 정영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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