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삭하면서도 촉촉하며 정성으로 빚은 반전의 맛”
시애틀에서 뜻밖에 최고의 프라이드 치킨집이 발견됐다고 시애틀타임스가 보도했다.
타임스는 16일자 보도를 통해 프라이드 치킨의 새로운 주인공이 의외의 곳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주인공은 프리몬트에 자리한 ‘트라이앵글 스피리츠(Triangle Spirits)’다.
이 집은 오랫동안 술집으로만 알려졌던 공간이었는데 이곳에서 만들어내는 프라이드 치킨이 기대를 뛰어넘는다는 것이다. 반 세기 넘게 이어진 건물의 고풍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만난 치킨은 바삭하면서도 촉촉했고, 한 입 베어 물 때마다 정성 어린 손길이 전해졌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트라이앵글 스피리츠의 치킨은 겉은 진한 황금빛을 띠며 두껍지 않고 균형 잡힌 튀김옷을 자랑한다. 바삭하면서도 고기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씹힐 때 떨어져 나가지 않는다. 고기는 촉촉하고 부드럽게 조리돼 특히 퍽퍽하기 쉬운 가슴살조차도 놀랍도록 연하다.
이 모든 비결은 2일간의 버터밀크 염지 과정에 있다. 소금, 설탕, 카옌, 마늘가루, 양파가루, 파프리카, 후추가 어우러진 양념 속에서 고기는 깊은 풍미를 머금고 나온다. 불가리아산 버터밀크를 쓰는 것도 특징인데, 풍부한 유산균과 높은 지방 함량이 육질을 한층 부드럽게 한다.
치킨은 주문이 들어온 뒤에야 조리된다. 한 마리를 직접 손질해 뼈를 발라내고 남은 부위는 육수로 활용해 굼보 수프를 만든다. 튀김 과정도 치밀하다. 일정한 온도와 시간을 지키고, 조리 후 충분히 ‘휴지’를 거쳐 튀김옷과 살이 하나로 어우러지도록 한다. 공동 운영자인 켄지 젠슨-오츠는 “비법이라기보다는 끈기와 세심한 주의가 핵심”이라고 말한다.
치킨 한 마리는 사이드 메뉴 두 가지와 함께 제공되며 가격은 35달러. 고소한 감자샐러드와 톡 쏘는 시시토(일본 풋고추) 슬로가 최고의 궁합을 자랑한다. 양도 넉넉해 두 사람이 나눠 먹기에 충분하다. 맛과 양, 가격의 균형에서 시애틀에서 쉽게 찾기 힘든 만족감을 준다.
이 치킨을 완성한 젠슨-오츠와 동반자 앰버 데이비스는 모두 오랜 시간 바텐더로 일하며 쌓은 경험을 토대로 8년 전 이곳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애플비에서, 지역 펍에서, 다양한 주방에서 일한 경험은 음식에 대한 철저한 태도로 이어졌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팀워크’다. 10~15년을 함께해온 주방 식구들이 서로를 가족처럼 대하며 지켜온 일관성이 맛으로 연결됐다.
트라이앵글 스피리츠의 치킨은 단순한 음식 그 이상이다. 프리몬트 지역 특유의 공동체적 문화가 배경에 깔려 있다. 인근 업소끼리 식재료를 나누고, 서로의 필요를 돕는 상호 의존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젠슨-오츠는 “만약 내가 베이컨이 떨어지면 5분 안에 이웃 가게에서 가져다줄 정도”라고 설명한다. 손님들도 이 같은 따뜻한 분위기에 끌려 단골이 되고, 결국 치킨을 중심으로 한 ‘지역 공동체의 맛집’이 만들어졌다.
시애틀의 프라이드 치킨 경쟁에서 의외의 승자를 꼽으라면 바로 이곳이다. 한 조각 치킨에 담긴 정성과 인내, 그리고 공동체적 정신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맛은, 기다림조차 즐거운 경험으로 바꿔준다고 타임스는 표현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