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양<노후복지법 변호사/ 법무법인 파이퍼>
치매는 잔혹하다. 환자의 외형은 남겨 놓고, 품위와 존엄을 슬그머니 빼앗아 간다. 온순했던 사람을 우울하고 분노만 남은 사람으로 만들기도 하고, 거울에 비친 본인 모습에 대고 온종일 고함을 지르는 사람으로 만들기도 한다. 치매는 환자가 장미꽃을 쓰레기와 함께 먹게 하기도 하고, 화장실에서 옷을 다 입은 채 용변을 보게 만들기도 한다. 사고 능력을 상실해 가는 환자를 돌보는 간병인의 심적 고난은 헤아리기 힘들다.
과거에는 연세가 높은 분께서 이상한 말씀을 하시거나 말을 되풀이 하는 증상을 보이면 단순히 노망 이라고 부르며 방치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심지어 치매를 집안 수치로 여겨 쉬쉬하며 환자와 증상을 감추는 일도 흔히 있었다. 이러한 조치들은 심각하게 잘못된 것이었다.
치매 (Dementia)란 정신능력과 기억을 점진적으로 상실하게 만드는 두뇌 질환이기 때문이다. 종류도 다양하여 현재까지 발견된 치매 종류만 약 70~80가지라고 한다. 그중 가장 흔한 형태가 소위 알츠하이머병이다. 현대 의학은 치매를 단순한 노화 과정이 아닌 심각한 질환으로 분류한다. 최근에는 심지어 젊은 사람들에게도 발병한다.
치매는 환자의 정신 사고 능력을 앗아가기 때문에 특히 중산층 가족의 경우 엄청난 재정적, 법적 문제들을 야기시킨다. 우선 일반 의료보험이나 메디케어(Medicare)가 지불해 주지 않는 롱텀케어 비용을 발생시킨다. 비용이 연간 15만 달러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대책이 없으면 집안을 매우 어려운 상황으로 몰고간다. 이어서 환자가 본인의 치료 관련 결정을 내릴 능력을 잃게 만든다. 사고 능력 상실 후에는 위임장이나 유언장에 서명해도 아무런 법적 효력이 없다. 집안 재산 보호 조치나 상속 계획도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치매가 의심되면 지체하지 말고 즉시 치매 전문가를 찾아 정밀 검사를 받을 것이 권장된다. 이때 경험이 많은 노인전문 신경과 전문의, 노인전문의 (Geriatrician), 또는 정신과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치매 대책은 일찍 세워야 더 많은 혜택을 얻을 수 있고 집안 재정을 더 온전히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사고 능력 상실을 대비해 법적 위임장, 치료 결정 위임장 및 유언장과 같은 필수적인 법적 문서들도 준비해야 한다.
중산층 치매 환자이고 롱텀케어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거주하는 주의 메디케이드(Medicaid) 수혜자가 될 준비를 해야 한다. 치매는 장기 투병 가능성이 높고 엄청난 간호 비용을 자비로 감당할 수 있는 가족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다행히 뉴욕 주처럼 중산층 가족의 극빈자 전락을 방지하는 법이 있는 주에서는 메디케이드 수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이때 법을 엄밀히 준수해야 형사처벌, 벌금 및 메디케이드 저당권 설정을 막을 수 있다. 합법적인 메디케이드 수혜자가 되면 치매 환자를 위한 데이케어, 홈케어 간병인 및 너싱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 외에도 물리치료, 언어장애 치료, 가족 간병인의 휴식을 위한 임시 간병 대리인 서비스 (Respite Care) 및 노인 보조 거주 시설 관련 혜택들이 있다. 한인 치매 환자 가족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들도 있다.
치매는 초기 증상이 발견될 때 지체하지 않고 즉시 조치를 취하는 것이 극히 중요하다. 이 시기를 놓치면 치료 효과도 줄어들 뿐 아니라 많은 집안 재산을 잃게 될 수 있으며 메디케이드를 신청하는데 더 많은 비용이 들게 된다. 중산층 치매 환자가 이미 사고 능력을 상실했다면 법원에서 판사의 동의를 얻어야만 메디케이드 신청 및 재산 조치를 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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