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한인사회의 고달픈 이민생활을 달래주던 소프라노 국영순 씨. ‘야채가게’ 또는 ‘살라드 바’가 뉴욕 한인들의 대명사였던 시절, 국영순이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잘 알려져 있던 잊을 수 없는 성악가이다.
한양대학과 대학원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김자경 오페라단 멤버로 국립교향악단과 연주를 하며 이미 한국에서 오페라 가수의 자리를 굳혔던 국 씨는 전액 장학금으로 맨해튼 마네스 음대로 유학을 왔다. 요즈음은 유학생 뿐 아니라 한인 2세들까지 수많은 음악도가 뉴욕에 몰려들고 있지만 1980년대 만해도 어렵게 유학 온 몇 몇 한인 음악가들이 있던 시절이었다. 그 당시 그는 뉴욕 한인사회 뿐 아니라 뉴욕 음악계의 오페라 가수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나갔었다.
에이버리 피셔 홀 등 뉴욕 굴지의 뮤직 홀에서 연주를 했으며, 마담 버터플라이에서는 초초산 역을 하는 등 주로 오페라의 프리마도나 역을 맡으며 40개가 넘는 연주를 했다고 한다.
국영순 씨는 결혼 후 웨체스터에 거주하며 아이들을 키우면서 자연히 음악계의 중심에서 벗어나는 듯 했다. “그 당시 저와 함께 활동하던 한국 음악인들은 거의 다 귀국을 해서 한국에서 연주활동을 하면서 또한 대학에서 가르치고들 있답니다.”며 다소 아쉬움을 보이는 국영순 씨는 결혼을 하고 이곳에서 꾸준히 음악활동을 해왔다. 한때 한국에 가서 오페라의 유관순 역을 맡기도 했지만 주로 오페라 보다는 컨서트에 주력하며, 요즈음도 크고 작은 한인들의 음악 행
사 또는 자선 공연 등에 출연을 하고 있다. 현재는 웨체스터 뮤직 컨서바토리(Music Conservatory of Westchester)에서 음성 트레이닝, 그리고 뉴욕신학교(NYTS)에서 찬송가를 가르치고 있으며, 또한 뉴저지 아름다운 주님의 교회에서 지휘를 맡고 있다. 지난달 덴버에 있는 한국학교 행사에 초대되어 갔다 왔다며, 한국말 교육에 열심을 내는 그곳 한인들에게서 신선한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최근 웨체스터의 한인 사회가 늘어나는 추세와 더불어 스카스데일에서 20년 넘게 살고 있는 국영순 씨는 주변의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합창단을 만들어보자는 제안을 받고 있다고. 각 파트별로 성악을 아는 몇 명을 위시해 20명만 모일 수 있다면 가능한 일이라면서 “이왕에 시작한다면 그저 여가선영으로 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합창단을 해보고 싶다”는 뜻을 밝히는 그가 앞으로 웨체스터 한인 커뮤니티의 문화 예술을 이끌어갈 주요 인사임에 틀림이 없다.
2년 전, 다 준비되었던 독창회가 뜻하지 않은 일로 인해 무산된 이후 아직은 독창회를 열 계획을 발표하지는 않지만, 언젠가는 그를 사랑하는 음악 애호가들 앞에 서는 국영순 씨를 기대해본다.
스카스데일 올드 타이머 소프라노 국영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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